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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은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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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과 대치 중인 국경. 대장군 하무진은 그곳에서 식도 없이 아내를 맞이하라는 황제의 칙서를 받는다. 여인은 보나 마나 황제가 키우는 여우일 터. 한데 어찌하여 뱉어 낸 이름이 너의 진짜 이름이 아닌 것인가. 하무진은 느른히 눈썹을 올렸다 내렸다. 벌벌 떨고 있는 자그마한 여인을 내려다보는 눈매가 가늘어졌다. 하긴, 신부가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일개 장사치의 딸이면 어떻고, 천치면 어떠하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혼례라는 게 황제에게 승리감을 안겨 주려 꾸민 장난에 불과한 것을. 그 놀음에 덥석 올라탄 뱀 같은 계집일 뿐임을. 그에 합당한 대우만 해 주면 그만이라. 그의 계집이 되려 왔다 했던가. 하면, 그리 취급해 주리라.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2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8.26%

👥

평균 이용자 수 3,081

📝

전체 플랫폼 평점

9.2

📊 플랫폼 별 순위

2.75%
N003
32.96%
N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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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캐러멜라이즈드

거래가 시작된다, 아주 위험한. “내가 널 어떻게 할 줄 알고 함부로 그런 제안을 하지?” 그녀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그. 하지만 복수를 위해 그가 절실하게 필요한 그녀. 오만한 그와 치열한 그녀의 위험한 거래가 시작된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나는 별로 현도준과 뭘 어떻게 하고 싶지 않아.” “유감이네. 난 윤서린만 보면 어떻게든 해 버리고 싶은데.” 눈앞에 놓인 매캐한 현실. 그것을 견디고 나면 지독하게 달아진다,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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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거짓말

“나는 마음에 드는 여자랑은 싸움 안 하는데.” “연애를 하지.” 로열의 로열이라 불리는 청설 그룹의 탕아, 차제영은 형을 사랑한다는 민이경을 의심하고, 의심하다가 어떤 기로에 서게 된다. -본문 중- 부득부득 여자가 일하는 약국까지 찾아가 놓고는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즐거워한다는 건. 또 찾아가서 만나고 싶어졌다는 건. 피식피식 웃다가도 그 사이사이에 엿같은 기분을 느껴야 한다는 건. 족보고 자시고 형제간에도 상도덕 말아먹은 아메리칸 자유연애 막장 드라마 속에 사는 게 아닌 다음에야 결론은 하나인 거지. ……내가 아주 X같은 길로 빠지기 직전에 서 있다는 것. 미치지 않고서야 씨발, 그건, 말이 안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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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련하숙집 외전

※본 도서는 2018년에 출간된 《몽련하숙집》을 재출간한 것입니다.(e북 기준) 설레는 순간들 “혜원씨, 접니다. 저요. 현승현이요. 저 기억하시죠?” 나의 말에 그가 함께 웃을 때 문을 열고 나왔는데 그가 마당에 서있을 때 그와 함께 첫눈을 맞았을 때 그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리고 “내가 당신을 어떻게 몰라요?” 9년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났을 때 “앞으로 해도 현승현, 뒤로 해도 현승현씨잖아요.” 1992년, 그날의 첫사랑이 돌아오는 기적. 몽련하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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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하찮은 마음

※「사랑, 그 하찮은 마음」 시리즈는 2023년 4월 10일 본문 내 오탈자 수정한 파일로 교체됐습니다. 기존 구매자분들께서는 웹에서 재열람하시거나, 앱 내의 '내 서재'에 다운받은 도서를 삭제하신 후, '구매목록'에서 재다운로드 하시면 수정된 도서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은 작가의 상상에 의한 창작물로 등장하는 지명, 인물, 사건, 단체, 약재 등은 모두 사실과 다른 허구이며 역사적 사실과도 무관함을 밝힙니다. “요양하러 오신 나리입니까?” 정적에게 습격을 받아 눈 쌓인 산에서 쓰러진 연화군, 연원. 누군가를 마중 나온 여인에게 발견된다. “누구냐.” “나리를 모실 홍단초라고 합니다. 근데 어쩌다 그리 자빠지셨습니까?” 다른 사내로 오해받아 오게 된 낡은 민가. 요양인지 감금인지 사육인지 모를 치료를 받게 되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회복할 때까지 여기서 은신하면 되겠다 했는데……. “너는 어찌 이리 빡빡한 것이냐.” “깐깐하기로는 남부럽지 않은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꿈. 하찮은 말싸움을 하고 우스운 고집을 부려 보는 안온한 날들. 그렇게 가져 버린 선명한 감정. “너, 단초야. 너는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느냐.” 사랑, 그것이 뭐라고 모든 것을 걸고 마는 한 사내와 여인의 지독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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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에서 연우까지

“오라버니는 연애 많이 해봤죠?” 어느 날 연우가 물었다. “지금까지 좋아한 여자 이름, 다 기억은 해요?” 후드티에 달린 모자 끈을 이리저리 당기면서. “읊어봐요.” 여전히 눈도 못 마주친 채 티셔츠에 튄 커피 자국을 손으로 문지르면서. “뭐?” “그 여자들 이름, 다 읊어보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무서워한다는 것도 순 거짓말이다. 저런 질문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면. “못하죠? 하긴,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 그럴 줄 알았어요.” 할 말 많은 오라버니 재하가 드디어 속에 담아두었던 천금 같은 바람을 꺼냅니다. 그 바람을 타고 겁쟁이 연우가 꽃처럼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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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지(marriage)

동생의 장난으로 모르는 여자와 부부가 됐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제 사진을 가지고 계신 거예요?” “주태인, 이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당신 남편입니다.” 그도 여자도 피차 어이없기는 매한가지. 합의하에 수습하면 될 일이었는데……. 이 여자,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한다. “남편이 필요해요.” “설마, 그 남편이 나인가요?” “협조하셔요. 그러면 이혼해 드릴게요.” 뭐가 이렇게 발칙하고 당당하고 뻔뻔한데, 귀엽지? 협박당한 사람, 궁금해지게. “대신, 난 좀 와야겠네요. 계속. 귀둥리에.” 대도시와 두메산골을 오가며 벌어지는 나름 스펙터클 서스펜스 사기 계약 결혼 이야기! 그런데. “사실 주태인 씨는…. 어디에 내놓기 부끄러운 남편이에요.” 이 여자, 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가짜 남편, 승부욕 생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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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따러 왔다가

* 2019년 03월 04일 자로 본문의 일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재다운로드해서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년간 별당에 버려져 있던 정승댁 젊은 과부 하연은 자신을 죽이려는 시어머니를 피해 도망치다가 결국 자루에 담겨 끌려오고 만다. 이번에야말로 꼼짝없이 대들보에 목이 매달리겠구나, 체념하는 순간 자신을 데려온 사내가 시어머니가 부리는 일꾼도, 자신을 쫓는 무리도 아닌 생판 낯선 사내임을 알게 되는데…. “어?” “어….” 하연이 굳은 건 사내와 마주쳐서만은 아니었다. 그 사내가 어수룩하고 우락부락한 칠동이가 아니어서였다. 그렇다고 수많은 민정승댁 하인들 중 하나도 아니었다. 갸름하고 하얀 얼굴에 짙은 눈썹, 반듯한 콧날과 붉은 입술과 달리 조금 사납게 치켜 올라간 기다란 눈매, 넝마처럼 옷을 기워 입고도 총기 있게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이 앳된 사내는, 그녀가 아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뉘신가?”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물었다. 그러자 여태 당황한 듯 빤히 보고 있던 그의 눈이 둥글게 접혔다. “모자란다더니, 혼자서도 잘 풀고 나왔네?” …모자라? “이제 보니 말도 별로 안 더듬고.” 어째 이 사내, 하는 말이 좀 이상하다. 보시게, 자넨 대체 나를… 누구로 여기고 있는 것이야? *** “그건 안은 거 아냐.” 무슨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하연은 굳게 입매를 가다듬었다. 둥그레진 무헌의 눈이 날아왔다. “왜 안은 게 아냐?” 크게 숨을 들이켠 하연은 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남녀가 몸을 맞댄다는 건, 이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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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쁨, 우리의 슬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했던가. “너희 병원 아주 몹쓸 놈이 뺏어갔다던데, 너는 괜찮은 거야?”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두메산골 사는 엄마도 아는 천하의 몹쓸 놈, 차주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네요.” 재희는 장담했었는데.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지 않나?” 눈도 마주치지 말라는 친구의 말을 듣지 않아서일까. “못 그럴 건 또 뭔가 싶은데.” 못 그럴 사이가 그럴 사이가 되어버렸다. 어째서인지 자꾸만 엮이는 이 남자와 웃고, 설레고, 울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멋진 일이네요.” 빨간 머리에 주근깨를 품었던 앤 셜리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thumnail

나의 50초입니다

바람난 아버지, 도망간 어머니, 배신한 전 남자친구……. 삶의 굴레에 굴복하는 것조차 버거웠던 여자, 송지원. 그녀에게 사랑은 거짓이었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는데……. “기억해 놔요. 숙제.” “뭘 기억해 놔요?” “내가 누군지.” 절대 잊지 못할 언젠가의 ‘그날’을 공유한 남자, 민재욱. 그가 지원의 세상을 통째로 감싸안았다.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보듬어 주었다. “나는 사랑은 안 믿어요. 그러니 나한테 이게 사랑이라고 하지 말아요. 당신도 알잖아요. 그게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 “그럼 다른 이름으로 부르십시오. 사랑이든 뭐든, 부르는 이름 따위 상관없으니까. 나는 당신만 가지면 됩니다.”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 0.2초, 그 사랑을 깨닫기까지 50초. 서로를 부르는 그들만의 이름, 나의 50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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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자비 없는

* 2020년 01월 09일 자로 본문의 일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재다운로드해서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구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야만의 시대. 내가 믿는 것은 오직, 단 한 사람뿐이었다. “오늘 널 안을 거야.” 등 뒤로 병사가 달려들었다. 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뒤로 뻗어 베어 내자 운하의 등 뒤로 피가 튀었다. “거칠 거야.” 그렇게 말한 그가 소매로 서란의 이마에 튄 핏방울을 닦아 냈다. 그러고는 서란의 뺨을 지그시 감쌌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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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50초입니다.

바람난 아버지, 도망간 어머니, 배신한 전 남자친구……. 삶의 굴레에 굴복하는 것조차 버거웠던 여자, 송지원. 그녀에게 사랑은 거짓이었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는데……. “기억해 놔요. 숙제.” “뭘 기억해 놔요?” “내가 누군지.” 절대 잊지 못할 언젠가의 ‘그날’을 공유한 남자, 민재욱. 그가 지원의 세상을 통째로 감싸안았다.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보듬어 주었다. “나는 사랑은 안 믿어요. 그러니 나한테 이게 사랑이라고 하지 말아요. 당신도 알잖아요. 그게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 “그럼 다른 이름으로 부르십시오. 사랑이든 뭐든, 부르는 이름 따위 상관없으니까. 나는 당신만 가지면 됩니다.”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 0.2초, 그 사랑을 깨닫기까지 50초. 서로를 부르는 그들만의 이름, 나의 50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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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쁨, 우리의 슬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했던가. “너희 병원 아주 몹쓸 놈이 뺏어갔다던데, 너는 괜찮은 거야?”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두메산골 사는 엄마도 아는 천하의 몹쓸 놈, 차주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네요.” 재희는 장담했었는데.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지 않나?” 눈도 마주치지 말라는 친구의 말을 듣지 않아서일까. “못 그럴 건 또 뭔가 싶은데.” 못 그럴 사이가 그럴 사이가 되어버렸다. 어째서인지 자꾸만 엮이는 이 남자와 웃고, 설레고, 울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멋진 일이네요.” 빨간 머리에 주근깨를 품었던 앤 셜리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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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에 관하여

※ 경고 : 순수한 마음 지킴이! 이 글은 작가의 전작들과는 많이 다른 불량한 글로, 순화되지 못한 표현이 곳곳에 있사오니 부디 놀라지 마시고 이용에 참고해주시기를 바랍니다. 8년을 두고 이어져 온 한 남자의 지독한 고백. 한 여자의 발칙한 마음. 야하고 더럽고 무고했던 그 시절. 그리고 어른이 된 그들의, 나쁘고 또 지독한 순정에 관한 이야기. -책 속에서- 일부러 못된 말을 해봐도, 역시나 정서원은 꿈쩍도 안 했다. “안 따먹은 게 아니라, 못 따먹은 거겠지.” 어우, 이게 진짜! 다음번엔 도와주나 봐라. 몸을 홱 돌려 성큼성큼 앞서 걷는데, 스쿠터에 시동을 건 서원이 숨을 들이켜고 말했다. “나는 너의 좋은 마음을 이용해먹을 거야.” 도형은 썩은 얼굴로 돌아봐 주었다. “좋은, 뭐?” “그래도 양심에 가책 같은 거 받지 않을 거야.” 스쿠터 엔진 소리에 뭐라는 건지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말갛게 울음을 그친 얼굴을 보니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느껴졌다. 도형은 힘껏 인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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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의 45cm

“우리 둘 놓고 내기 중인 거 알아요? 선배가 나를 먹나, 못 먹나.” 다짜고짜 들이대는 ‘어린 놈’의 공격에 휘청거린다. MNSJ연구소 전설의 마녀 정연주. “너…… 너, 나한테 먹힐래?” 쫙 찢어진 두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고 싶다. 천재 또라이 막내 이준성. 진실을 덮어 버린 별칭 뒤에서 헤집어진 상처를 감추는 연주와 제 삶을 송두리째 억눌러 온 과거에서 끝없이 도망만 쳐야 했던 준성. 5년 전, 그들을 망쳐 버린 ‘사고’는 다시 한 번 그들을 시험대에 올리고……. “먹혀 줄게요, 기꺼이.” 사랑에 상처 입고 진심에 서툰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시간. 그와 그녀의 거리, 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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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리전(傳)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하였습니다.★ 적군과 대치 중인 국경. 대장군 하무진은 그곳에서 식도 없이 아내를 맞이하라는 황제의 칙서를 받는다. 여인은 보나 마나 황제가 키우는 여우일 터. 한데 어찌하여 뱉어 낸 이름이 너의 진짜 이름이 아닌 것인가. 하무진은 느른히 눈썹을 올렸다 내렸다. 벌벌 떨고 있는 자그마한 여인을 내려다보는 눈매가 가늘어졌다. 하긴, 신부가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일개 장사치의 딸이면 어떻고, 천치면 어떠하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혼례라는 게 황제에게 승리감을 안겨 주려 꾸민 장난에 불과한 것을. 그 놀음에 덥석 올라탄 뱀 같은 계집일 뿐임을. 그에 합당한 대우만 해 주면 그만이라. 그의 계집이 되려 왔다 했던가. 하면, 그리 취급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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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꿈에 꿈에

나라님보다 권세가 크다는 대부호 현사호 대감 댁에 발로 차면 부서질 듯한 낡은 가마를 탄 여인이 당도한다. 사는 게 반쯤은 장난인 대감 댁 도련님 태윤의 눈에는 장난이라고는 통하지 않는 빡빡한 그 여인이 자꾸만 거슬린다. “마님의 친척이십니다.” “친척?” 하지만 아무리 권세가의 한량 도령이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는 법. “안채의 당고모의 둘째 아들의 사돈의 질녀의 시당숙의 양아들의, 부인?” 남의 부인, 그것도 그의 집에서 빌어먹던, 친척을 가장한 버러지 같은 자의 부인이면 자존심 때문에라도 탐하면 안 되는 것 아니겠는가. -책 속에서- 새가 고 서방의 품을 벗어나 보겠다고 푸드덕거렸다. 날갯짓에 새털이 날리고 먼지가 튀었지만, 두 손으로 새를 붙든 고 서방은 그저 신이 났다. “그 새.” “저를 주시면 안 되겠는지요?” 여인의 말간 두 눈이 빤히 그의 허락을 기다렸다. 이상도 하다. 나는 무엇에 이리 심사가 꼬이는 걸까. 태윤은 반걸음을 틀어 여인을 정면으로 보고 섰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눈길이 휘지 않고 맞닿았다. 그러니까, 여각에서 그런 눈으로 날 본 주제에. 옅게 주근깨가 박힌 뺨이 붉었다. 빗물이 비껴가던 입술은 매끄러웠다. ‘조가 버러지의 부인, 윤씨.’ 태윤이 긴 눈매를 살포시 접었다. 이깟 새. 청을 들어주면 그만. 나붓한 입술이 툭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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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 하다 죽었으면 좋겠어

“미친. 나 왜 이러냐.” 때로는 어이없다가, 가슴도 졸였다가, 설레기도 했다가 너를 보냈다. “아버지, 아버지 아들 요새 좀 이상해. 자꾸 어떤 여자가 생각나.” 너 때문에 울어도 보고, 너 때문에 화도 냈다가, 너 때문에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던 그날, 그 여름. “원래 없었는데, 왜 잃어버린 거 같지? 기분이 정말 개떡 같아. 꼭 뭐에 홀린 것처럼.” 그래, 어쩌면 이것은 유치할지도 모르는 너와 나의 신파. 그래도 나는 너와, 사랑만 하다 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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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젠틀(Be Gentle)

재경은 결혼 5년 만에 차운그룹의 골칫덩어리이자 불성실하기 짝이 없는 남편 차신재와 이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자유의 몸, 훨훨 날아 꽃길을 누빌 것만 같았는데…. 차신재가 찾아와 태클을 걸었다. “그냥 나랑 살자, 당신.” 들은 말을 의심했다. “고칠게.” 재경의 혼란이 시작되었다. “아니 뭘, 어떻게. 그러니까 대체 왜?” 신재가 상체를 세우며 다리를 턱 꼬았다. “아내를 위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잖아.” 그가 아주 별거 아니란 듯이 말했다. “남편이니까. 내가.” 꽃길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돌풍과 우박이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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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련하숙집

※본 도서는 2018년에 출간된 《몽련하숙집》을 재출간한 것입니다.(e북 기준) 설레는 순간들 “혜원씨, 접니다. 저요. 현승현이요. 저 기억하시죠?” 나의 말에 그가 함께 웃을 때 문을 열고 나왔는데 그가 마당에 서있을 때 그와 함께 첫눈을 맞았을 때 그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리고 “내가 당신을 어떻게 몰라요?” 9년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났을 때 “앞으로 해도 현승현, 뒤로 해도 현승현씨잖아요.” 1992년, 그날의 첫사랑이 돌아오는 기적. 몽련하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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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그와 나의 45cm

***똘끼 넘치는 천재 연하남 준성과 매력 풍만한 마녀 여선배 연주가 더 뜨거워져서 돌아왔다. 19금 개정판으로 새롭게 중무장한 [그와 나의 45cm]*** “우리 둘 놓고 내기 중인 거 알아요? 선배가 나를 먹나, 못 먹나.” 다짜고짜 들이대는 ‘어린 놈’의 공격에 휘청거린다. MNSJ연구소 전설의 마녀 정연주. “너…… 너, 나한테 먹힐래?” 쫙 찢어진 두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고 싶다. 천재 또라이 막내 이준성. 진실을 덮어 버린 별칭 뒤에서 헤집어진 상처를 감추는 연주와 제 삶을 송두리째 억눌러 온 과거에서 끝없이 도망만 쳐야 했던 준성. 5년 전, 그들을 망쳐 버린 ‘사고’는 다시 한 번 그들을 시험대에 올리고……. “먹혀 줄게요, 기꺼이.” 사랑에 상처 입고 진심에 서툰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시간. 그와 그녀의 거리, 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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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련하숙집

※본 도서는 2018년에 출간된 《몽련하숙집》을 재출간한 것입니다.(e북 기준) 설레는 순간들 “혜원씨, 접니다. 저요. 현승현이요. 저 기억하시죠?” 나의 말에 그가 함께 웃을 때 문을 열고 나왔는데 그가 마당에 서있을 때 그와 함께 첫눈을 맞았을 때 그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리고 “내가 당신을 어떻게 몰라요?” 9년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났을 때 “앞으로 해도 현승현, 뒤로 해도 현승현씨잖아요.” 1992년, 그날의 첫사랑이 돌아오는 기적. 몽련하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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