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그대를
작가에델
0(0 명 참여)
“기대했던 것 이상이야.” “뭘 기대했는데요?” “좋은 사람일 거라고 기대했는데, 내가 좋아하게 될 사람일 줄은 몰랐어.” 정략결혼을 위한 맞선은 아니었다. 그저 안정적인 방법으로 결혼할 사람을 만나길 원해서 나온 것일 뿐.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신중한 건 아니다. 함께한 시간이 오래됐다고 해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아는 건 더더욱 아니다. 씁쓸하다 못해 역겨운 사랑의 기억은, 그것들에 관한 기준을 바꾸어 놓았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길 원했고, 되도록 안정적인 관계이길 바랐다. 서로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그런 관계이길 바랐다. 그런 이준에게 은성은 그런 은성에게 이준은 기대한 것 이상의 멋지고 아름다운 인연이었다. 다시 사랑이라는 걸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 내가, 오늘, 그대를 사랑해. [본문 내용 중에서]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아.” 조금 전 이준이 그랬던 것처럼 은성 역시 그가 하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말해 봐요.” “좋지 못한 일을 경험하긴 했지만 그 일로 인해 사랑을 불신하거나 부정하진 않아.” 은성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그의 말에 희열을 느끼는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폐부를 가득 채운 공기 같은 감정은 분명 희열이었다. “은성 씨 말처럼 나 역시 안정적인 방법으로 결혼할 사람을 만나게 되길 바랐어.” “와 닿는 표현이네요.” “와 닿아?” “안정적인 사람이 아니라 안정적인 방법을 원했던 거, 맞아요.” 그 안정적인 방법으로 만난 남자가 이처럼 가슴을 설레게 할 줄은 몰랐다. 함께 이런 마음, 이런 눈빛을 주고받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의 이 확신에 대해, 그리고 선택에 대해 끝까지 책임질 거야.” 은성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늉을 했다. 꼭 잡은 손을 만지작거리는 느낌이 따스해 눈이 감기려고 했다. “나도 지금 내가 이준 씨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해…….” 허공을 올려다보며 말문을 연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준의 입술이 스치듯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