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현대물, 첫사랑,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재벌남, 절륜남, 집착남, 오만남, 카리스마남, 퇴폐미남, 당당녀, 상처녀, 순진녀, 동정녀, 도망녀, 동거, 신파, 쌍방구원, 고수위 * 본 도서에는 강압적, 비도덕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갖은 불행을 떠안은 채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던 희연. 그녀는 늘 자신이 숨 쉴 수 있는 낙원을 원했다. “희승이 선생님?” 입주 과외를 위해 들어간, 마치 단어 그대로 ‘낙원’과도 같은 대저택에서 태경을 만났다. 그가 희연을 부르는 호칭은 일정하지 않았다. 어떤 때는 ‘나 선생님’이었다가 ‘나희연’이었다가, 또 어떨 때는 ‘희연이’가 되기도 했다. “머리 말리고 다녀. 감기 걸리겠다.” 이상한 남자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도 잠시. 정말 별것 아닌 말임이 분명한데 어쩐지 그가 무심한 듯 내뱉는 말로 인해 희연의 가슴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 “……선생님. 선생님은 내가 불편해요? 내 앞에 있으면 계속 도망가려는 것 같아.” 희연은 그렇게 티가 났나 싶어 헛기침하며 애써 태연한 척을 해 보았다. “불편하다기보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저한텐 어려운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고용주시니까 직장 상사와 같고, 또 사회적 지위도 높으신 분 같아서…….” “내가? 나……. 그냥 후레자식인데?” “아…….” 당황해 대답도 못 하고 눈만 깜빡이자 그는 재미있는지 작게 웃었다. 그는 대화의 주도권을 늘 이런 식으로 가져갔고, 자신을 깎아 먹는 발언에도 몸에서 여유로움을 발산해 상대편을 더욱 위축되게 했다. “근데 나랑 나희연을 오피스물로 엮는 건 좀 흥미롭네?”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먹이를 앞두고 군침 흘리는 포식자처럼 웃었다. ▶잠깐 맛보기 “키스할지 말지 생각 중이었거든.”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한 건지 못 들은 건지 희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제야 알아들었는지 어두운 곳에서도 마치 침몰하는 배처럼 당혹스러움이 희연을 잠식해 가는 것이 표정으로 보였다. 살짝 벌어진 입술이 파르르 떨렸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큰 눈동자가 이리저리 방황했다. “……개소리 말라고 거절해야지?” 희연을 가르치듯이 태경은 오만하게 말했다. 어쩌면 그녀에게 선택하라고 부추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늘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희연과의 관계가 이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들었다. 자잘하게 흔들리는 눈빛과 재킷을 잡은 미약한 손길뿐이었지만, 서태경은 나희연을 가지기로 했다. 그래서 항상 예외를 만들게 하고, 방향을 알 수 없는 집착이 이것으로 끝나게 되리라. 태경은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었다.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3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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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2017년에 출간되었던 〈아데니움, 그 무모한 사랑〉의 외전 증보 개정판입니다. 미공개 외전 추가 및 개정되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한준영, 너는 나의 신앙이야.’ 의식처럼 준영의 이마, 감긴 눈꺼풀, 관자놀이, 입술에 경건히 내려앉던 입술. 상처투성이 준영에게 기꺼이 내밀어진 구원의 손길. 치기 어리고 무모했던, 그래서 더 애틋했던 첫사랑이 돌아왔다. “예뻐졌네, 한준영.” 다정했던 눈빛 하나, 따뜻했던 손길 하나 변하지 않은 채 10년 전 그 마음 그대로. 너무나 변해 버린, 어쩌면 또 한 번의 구원을 기다렸을 준영의 앞에. 《아데니움, 그 무모한 사랑(개정판)》
※이 작품에는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가 들어가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홍무영과 함께한 시간이 자그마치 근 이십 년이었다. 피붙이는 아니지만 엄연히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을까? “나한테 최은오는 여자야.” “내가 왜 안 되는데. 납득할 이유 백 가지는 말해.” 너와 나 사이에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백 가지 이유가 무슨 소용이야. 다른 무엇보다 네가 홍무영이니까, 홍무영이라서. 그래서야.” “홍무영이라서? 씨발, 말이 돼? 지금부터 개무영 할 테니까, 남자로 봐.” 하지만 도둑이 들어 난장판이 된 집안, 피해자의 죽음이라는 연이은 사건들은 저를 막다른 길로 몰고 갔다. 결국 늘 제 옆을 지키던 홍무영에게 곁을 내어주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 * * 무영은 그대로 제 손목을 잡아당긴 후 뺨을 감싸 입술이 곧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다. “그러니까. 너야말로 날 어떻게 해서든 떼어 낼 생각 그만해.” 방금과는 전혀 다른 탐욕과 정염이 일렁이는 눈빛이었다. “네 죄책감은 이제 다른 게 아니야. 이대로 날 버리면, 너는 나를 맛만 보고 튀었다는 사실이야. 내 아다 네가 떼 줬잖아. 내 동정 너한테 준 거잖아.” 은오는 눈앞이 희게 질리는 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나 이제 어떡하지? 너한테 코 꿰였어.” 그는 자신의 목줄을 제게 넘겼다는 사실에 오히려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
사랑 없이 태어나고, 사랑 없이 길러져 왔으며, 끊임없이 가족의 사랑을 갈구해온 마리. 사랑 없이 결혼을 하는 미래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미안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무미건조한 인사와 함께 나타난 한 남자. 서로의 착각으로 이루어진 이 만남을 시작으로 마리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덧칠해 나간다. 첫 만남부터, 지금 이 순간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대가 사랑이 아닌 적이 없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지극히 그다운 말에 고요는 웃었다. 어쨌든 오늘 그와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대로 집에 갔다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생각만으로 눈앞이 캄캄했다. 그저 윤가을이란 사람과 있는 이 시간이 좋았다. 그래서였다. “날 좋아하지 마.” 이 말을 포함해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껴졌다. 이날의 분위기, 윤가을의 온기, 윤가을의 향. 모든 것이 오랫동안 기억날 만큼.
“내가 몸이나 파는 싸구려인 줄 알았어요?” 하룻밤의 착각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 혜원은 함께 밤을 보낸 남자이자 갑자기 제 상사가 된 태신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한테 먼저 키스하신 건 부사장님이세요.” “아, 그래서…… 나를 먹고 튄 건 잘못이 없다?”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반박했지만, 돌아오는 건 저를 죄 흔드는 말들뿐이었다. 그래서 무시하려 했는데 어째서인지 그에게 자꾸 치부를 들키게 되었다. “윤혜원 씨한테 애인 노릇 해줄 수 있어요.” 혜원의 연약한 부분을 알게 된 그는 장난스러운 제안을 했다. “원하면 직접 깽판도 쳐주고.” 그의 사악한 미소를 보자 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 * * “……혹시 제가 부사장님을 오해해서 저한테 이러시는 걸까요?” “오해랄 게 있나요? 내가 몸이나 파는 싸구려에 침대에서 4.7점짜리밖에 안 되는 거?” “제가 분명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고, 그날의 해프닝에 대해서도 저의 입장은 잘 설명드린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는 갑자기 다가와 허리를 숙인 뒤 눈을 마주쳤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가 기이한 열망으로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화났어요?” “그럴 리가요.” “정말?” “네.” “진심으로?” “네.” “그럼 나랑 잘래?” “네……니요.” 그의 페이스에 휘말린 것 같아 혜원은 입을 꾹 다물며 표정을 굳혔다. 그의 빙글거리는 웃음을 보자 정강이라도 차 주고 싶었다. “네, 윤혜원 변호사님의 솔직한 마음은 잘 들었어요.” 능글맞은 답변에 혜원은 늘 평정을 유지하려 했던 노력이 단 몇 분 만에 그의 앞에서 완전히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피해 다니는 건 아는데, 그렇게 티를 내니까…….” “…….” “내 기분이 별로네요?” 내가 혜주 씨를 잡아먹는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렇잖아요? 혜주의 상사, 고건우는 느른하게 말했다. 하지만 혜주로서는 그를 피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자꾸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저를 흔들었으니까. “대표님과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지. 그건 좀 어렵겠는데, 혜주 씨.” 그 말과 함께 몸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그가 속삭였다. “혜주 씨도 분명 낯선데 이상하게 익숙한 꿈을 꾸고…….” “…….”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 거야, 그렇죠?” 혜주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를 마주칠 때마다 묘하게 익숙한 꿈을 꾸거나 환영에 시달렸으니까. 마치, 예전에 그와 어떤 관계라도 되었던 것처럼……. 그가 저를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네가 기억 못 하더라도, 내가 기억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는 이게 기억이라고 말했다. 꿈이나 환영 따위가 아니라.
사랑 없이 태어나고, 사랑 없이 길러져 왔으며, 끊임없이 가족의 사랑을 갈구해온 마리. 사랑 없이 결혼을 하는 미래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미안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무미건조한 인사와 함께 나타난 한 남자. 서로의 착각으로 이루어진 이 만남을 시작으로 마리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덧칠해 나간다. 첫 만남부터, 지금 이 순간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대가 사랑이 아닌 적이 없었다》
“내가 장담하죠. 지금 느끼는 더러운 기분 완전히 잊게 해 주겠다고.” NS 메디컬 최연소 팀장, 최봉희. 보수적인 종갓집 집안에서 나고 자랐으나 그녀는 콘돔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었다. 신제품 출시를 위해 광고 제작 업체와 계약을 맺은 봉희는 대표와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되고, 범블비 인터내셔널 대표 정우진은 그녀에게 노골적인 제안을 해 온다. “생각보다 육체적 관계가 많은 걸 해결할 텐데.” “생각보다 원나잇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죠.” “그럴 게 있나요. 그냥 하룻밤일 뿐인데.” 남자들의 밤일에 관한 자부심은 근거가 없었다. 상대 여자의 연기에 깜박 속았거나, 그렇게 믿고 싶거나 둘 중 하나였다. 봉희는 걸어오는 싸움에 물러날 성격이 아니었다. 그를 향해 빈정거리며 비웃었다. “아주 대단한 것을 가지셨나 보네요.” “당장 보여줄 수도 없고.” 그는 낯짝하나 변하지 않고 느른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저 웬만한 것에는 감동 안 해요. 아시겠지만, 콘돔 회사 직원이라.” “나 웬만하지 않아요. 아마도 더할 나위 없을 텐데.” “대표님, 원래 이렇게 싸구려신가요?” “최 팀장 같은 예쁜 여자 앞에서는?” 흔해 빠진 싸구려 멘트에 속절없이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를 도발하기 위해 은근히 물었다. “우리 이렇게 해요. 별로면, 프로젝트도 범블비의 귀책 사유로 엎는 것으로.” “아……. 나 알 것 같아. 한 번 먹은 남자를 이렇게 버리겠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의 바람, 심지어 상대 여자의 임신. 그녀를 옥죄고 있던 지긋지긋한 환멸과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충동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오늘 밤의 감상은 저의 주관인데요? 그것에 이 프로젝트를 거시겠어요?”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