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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날 이토록 뜨겁게 만드는 걸까. 사막의 여름에 갇힌 것처럼 목이 타는 이유가 뭘까. 한여름의 태양 때문일까. 내 안의 불덩이 때문일까. 이 모든 게 한 사람을 향한 ‘정염’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아주 오랜 뒤에 알게 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 어린 소년은 불처럼 뜨거워지는 가슴을 결국 태양의 탓으로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뜨겁고 대지가 뜨겁고 공기는 숨이 턱 막힐 만큼 뜨거워서 내 안에 태양을 옮겨 심은 것처럼 그렇게 뜨거울 수밖에 없었노라고. 「본문 중에서」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살구색 셔츠는 이제 막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소녀의 가슴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당황했지만 도무지 눈을 뗄 수 없는 여체의 비밀과 마주한 그는 어떤 생경한 열기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뭉근하게 피어오름을 느꼈다. 동시에, 축축하게 젖은 옷 아래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육체가 고스란히 그의 눈으로 들어왔다. 단추만한 크기로 봉긋이 솟은 유두와 여성스러운 곡선의 잘록한 허리, 납작한 배와 짧은 바지 아래 매끈한 빛으로 쭉 뻗은 다리까지. 어느 미식가의 향연처럼 그녀의 몸을 훑어보는 시선은 노골적일 정도로 대담했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처럼 뜨거웠다. 사내애처럼 짧은 머리, 종잡을 수 없는 왈가닥 같은 행동들 때문에 그는 한 번도 고태미가 계집애라는 걸 의식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건 분명한 여자애였다. 그것도 갓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매혹적인 여자애. 갑자기 말이 없어진 그의 달라진 시선을 느낀 걸까. 이상한 열기로 번들거리는 그 눈빛과 마주한 태미는 자신이 발가벗겨진 것 같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만큼이나 낯선 지후의 모습은 그녀에게 두려움과 함께 위험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집요한 그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건지 회피하듯 눈길을 돌리는 그녀의 얼굴은 지후만큼이나 달아올라 있었다. 결국은 자기도 모를 간절함을 담아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그렇게 보지 마.” * 신이 있다면, 그의 아름다운 피조물에 찬사를. 감출 수 없는 떨림으로 촉촉해진 눈매는 그녀를 순진한 시골처녀처럼 보이게 했고 요염한 빛으로 물든 두 뺨은 요부처럼 관능적이었다. 그의 눈길이 시트 위로 굽이치듯 흐트러진 까만 머리칼에 닿았다. 칠흑과도 같은 빛 속에서 풍기는 샴푸의 향은 적당히 은은하면서도 자극적일 만큼 충분히 달콤했다.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 기묘한 정염이 뒤섞인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망울이 그를 보고 있었다. 그는, 겁에 질린 사슴처럼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울려버리고만 싶은 이 작은 얼굴은 그의 안에 있던 가학적인 욕망을 충동질한다. 그의 기다란 손가락은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렸고 어느덧 팔딱이는 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목덜미를 향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태미는 커다란 손바닥이 자신의 목덜미를 감싸 쥐는 걸 느끼며 잠시 긴장했다. 그는 금세 부서질 것처럼 가늘고 깨끗한 목덜미를 보며 잠자고 있던 모종의 음험함이 자신의 안에서 깨어났음을 깨달았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잔잔한 떨림과 체취, 온도까지 어느 하나 그를 매료시키지 않는 것이 없었다. 한 순간에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마침내 이 모든 걸 지배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은 서서히 두 사람을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완결 여부미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성인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2.55%

👥

평균 이용자 수 3

📝

전체 플랫폼 평점

5.6

📊 플랫폼 별 순위

77.57%
N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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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nail

요물

가진 건 몸 밖에 없는 가난한 여자, 가진 건 돈 밖에 없는 외로운 남자를 만나다. 한 사람을 향한 지독한 열망은 강렬한 집착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막연하게 피어오르던 갈증은 어느 순간 전부가 되어버렸다.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공허한 사랑. 괜찮아.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널 좋아하니까. 「미리보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녀가 느껴졌다. 벌써부터 자신으로부터 떨어지려는 그녀의 속셈에 자기도 모르게 화가 치미는 그였다. 감히, 네 까짓 게 뭐라고. 그의 우악스러운 손이 그녀의 여리고 가는 팔을 붙들었다. 그리고 무진은, 두려움이 실린 눈으로 자신을 보는 그녀의 귓가로 음산하게 속삭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 끔찍할 경험을 다시 할 생각에 재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짐승처럼 내려다보는, 번뜩이는 그 시선에 기가 질리는 기분이었다. 마침내 그녀가 애원하는 얼굴이 되어 말했다. “그만!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 뜨겁고 말캉거리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귓불을 핥던 그가 당치도 않는다는 듯 대꾸했다. “애초에 너에게 선택권이란 없어.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없고 말이야. 계약이 성립된 순간 이건 온전히 내 것이니까.” 부드러운 젖가슴을 손아귀에 넣고 멋대로 주무르던 무진은 이미 자신의 것으로 흠뻑 젖어버린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희롱하듯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 그가 살벌하게 노기를 띤 얼굴로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방해하지 마. 다치기 싫으면.” *** 문이 열리고 자박자박 울리는 발소리와 함께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의 눈이, 표정이 말한다. 나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지금의 나는 행복하지 않아요. 싸늘하게 응시하던 무진의 입술이 비릿하게 말아 올라갔다.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조소 어린 표정 뒤엔 묘한 아픔이 뒤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중요하지 않다고, 무진은 어느 때보다 생생한 울림으로 자신을 뒤흔드는 감정들을 억누르며 생각했다. 갑자기 그가,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자신을 보는 그 송곳 같은 시선에 재희는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 꼼짝할 수 없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내가, 너를 원하고…… 너는 지금 내 앞에 있는데. 그녀의 차가운 두 뺨을 감싸 쥔 그가 뜨거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느닷없는 입술의 접촉으로 움찔하는 그녀가 느껴졌다. 그럴수록 무진의 혀는 굶주린 어린 아이처럼 더욱 집요하게 달려들 뿐이었다. 얼어붙은 표정과는 달리, 그녀의 입 안은 부드러운 열락의 향기를 떠오르게 한다. 그만큼 따뜻하고 감미롭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찾듯, 간절하게 피어오르는 갈증은 어느 순간 그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공허하게 식어버린 눈동자. 무채색의 슬픔을 담은 영혼. 그렇지만 그리웠다. 그녀의 모든 것이. 달디 단 숨결을 삼키고 또 삼키어 보아도 가장 내밀한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던 열망의 감각을 온전히 회복한 그의 본능을 모두 충족시킬 순 없었다. 잔뜩 곤두선 페니스의 꿈적거림으로 하반신의 모든 혈관들이 역류되는 것 같은 아찔한 기분. 그녀를 들어 안는 순간에도 탐욕스러운 혀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마침내 그가 버둥거리는 그녀를 안고 침실로 향했다.

thumnail

내가 주운 야수

매 회, 폭풍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 소설의 작가. 하지만 현실은 파란색 트레이닝복이 유일한 외출복인 ‘찌질+궁상+빈티’의 삼중추돌. 그러던 그녀, 어느 날 길에서 남자 하나를 줍다. 그 남자는 고양이를 닮아 있었다. 주인을 잃어 거리를 배회하는 아주 가련한 고양이. 분명히 어디선가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을 것만 같은 작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는 커다란 착각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빗길 위에 쓰러져 있던 그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구해준 건 고마운데…… 컵라면 먹어도 돼요? 재워주면 더 좋고 작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는 개뿔. 이런 황당하고 발칙한 남정네를 보았나. 마음 같아선 확 쫓아버릴까도 싶었지만……. 소년처럼 천진한 그 얼굴 앞에서 망설여지는 건 여자의 본능이려나. 이것도 모자라 이 남자, 후광이 비치는 얼굴로 심장을 공략하는 눈웃음까지 발사한다. 반칙이다. 이런 건. 쫓아버리겠단 의지도 잠시. 그녀의 심장은 그대로 명중당해 버렸으니. 아무래도 나, 낚인 것 같아. “당신이 주워 온 ‘길 잃은 고양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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