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잉 하드 투(Trying Hard To)
작가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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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나 사귄 여자친구가 3개월 전, 환승이별을 했다. 그리고 청첩장까지 보내왔다. 호구처럼 결혼식에 참석한 승오는 그곳에서 악수만으로 정전기가 튀어오르는 남자를 만난다. 바로 전 여친의 새 남자. 최현준. 지연의 남편, 최현준은 승오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처음에는 어색함에 거리를 두던 승오는 친구인 혜영과의 술자리 중 우연히 그와 합석하게 되며 서로의 근무지가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현준은 지연과의 짧은 연애기간과 성급한 결혼으로 갈등을 빚는다. 그러는 와중에 부인의 친구, 승오에게 알 수 없는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 * * * "...지연이 전화는 왜 안 받았어요?" "받기 싫어서요.“ 승오가 즉답했다. 평소 같지 않은 단호함이었다. "안 받아요?" "받을까요?“ 술이 많이 들어갔다. 현준은 제 어깨부터 목끝까지 후끈후끈하게 열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맞은 편의 하얀 남자도 이제는 목덜미 곳곳에 붉게 열이 피어올랐다. 손을 뻗어 만져보면 그곳만 유달리 뜨거울 것 같은 얼룩덜룩한 자국들. 그 주변으로 술이 퍼져나가듯 하얀 살결에 은은하게 붉은 기가 번지고 있었다. 저 몸은 참 따뜻하겠다. 곡선이라고는 없는 남자의 붉은 목덜미를 보며 현준은 마른 침을 삼켰다. 핸드폰 속 지연은 몇십 초 동안 비명을 질렀지만 승오의 핸드폰은 무음이었고, 상대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넘어간 침은 큰 소리로 공백을 울렸다. 저를 쳐다보고 침을 삼키는 데도 승오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불쾌해하지도 않았다. 그 순간 현준은 묘한 확신을 느꼈다. "전화," 지연은 지금 뭐라고 소리지르고 있을까. 전화를 붙잡은 채 울고 있을까. 전화를 받으라고, 내 남편을 만나지 말라고. "내가 받지 말라면 안 받을 거예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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