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외전은 본편의 수년 후 미래에서 선호의 기억상실만 IF로 가정한 외전입니다. “내 몸이 아니면, 당신 그대로 죽을 수도 있잖아. 안 그래?” 모든 기억을 잃고 바닷가에 쓰러져 있던 정체불명의 아름다운 남자를 우연히 구하게 된 유선호. 선호는 의지할 곳 없는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돌봐주다 결국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갑자기 사라진 남자 때문에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 10개월 후, 본래의 기억을 되찾은 대신 선호와 함께 지낸 시간은 전부 잊은 채 돌아온 그는 선호에게 각인을 한 탓에 ‘임프린트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졌으니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 임프린트 신드롬. 알파가 특정 오메가의 페로몬에 각인되었다가 그 오메가와 급작스럽게 단절되었을 때 생기는 희귀병. 중증의 피부 발진, 각종 체내 염증 반응이 주요 증상이며 운동신경 마비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지독히도 현실감이 없어 선호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결국 당신하고 자 달라는 건가요?” 재하는 거의 선호의 말꼬리를 잡아채듯이 단호하게 대꾸했다. “치료 목적입니다.” ***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무것도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한 행동들이 정말 내가 할 법한 일들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인거죠.” “…….” “그러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고생하고 애쓰고 싶지 않아요.” 재하의 어투는 가벼웠다. 정말 그 시간들이 제 인생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고 선호의 마음이 피를 토하듯이 악을 썼다. 하지만 목이 메어, 한참을 애쓴 끝에야 간신히 갈라진 목소리로 항변할 수 있었다. “……좋았을 수도 있잖아요.” 재하는 건조한 어투로 말했다. “진짜 내가 아니었는데, 그게 중요한가요?” 선호는 입을 다물었다. 재하도 더 이상 무언가를 말하려 들지 않았다.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지만 무엇도 보이지는 않았다.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 때문에, 짙은 안개가 낀 듯 온 세상이 뿌옇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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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외전은 본편의 수년 후 미래에서 선호의 기억상실만 IF로 가정한 외전입니다. “내 몸이 아니면, 당신 그대로 죽을 수도 있잖아. 안 그래?” 모든 기억을 잃고 바닷가에 쓰러져 있던 정체불명의 아름다운 남자를 우연히 구하게 된 유선호. 선호는 의지할 곳 없는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돌봐주다 결국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갑자기 사라진 남자 때문에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 10개월 후, 본래의 기억을 되찾은 대신 선호와 함께 지낸 시간은 전부 잊은 채 돌아온 그는 선호에게 각인을 한 탓에 ‘임프린트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졌으니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 임프린트 신드롬. 알파가 특정 오메가의 페로몬에 각인되었다가 그 오메가와 급작스럽게 단절되었을 때 생기는 희귀병. 중증의 피부 발진, 각종 체내 염증 반응이 주요 증상이며 운동신경 마비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지독히도 현실감이 없어 선호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결국 당신하고 자 달라는 건가요?” 재하는 거의 선호의 말꼬리를 잡아채듯이 단호하게 대꾸했다. “치료 목적입니다.” ***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무것도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한 행동들이 정말 내가 할 법한 일들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인거죠.” “…….” “그러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고생하고 애쓰고 싶지 않아요.” 재하의 어투는 가벼웠다. 정말 그 시간들이 제 인생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고 선호의 마음이 피를 토하듯이 악을 썼다. 하지만 목이 메어, 한참을 애쓴 끝에야 간신히 갈라진 목소리로 항변할 수 있었다. “……좋았을 수도 있잖아요.” 재하는 건조한 어투로 말했다. “진짜 내가 아니었는데, 그게 중요한가요?” 선호는 입을 다물었다. 재하도 더 이상 무언가를 말하려 들지 않았다.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지만 무엇도 보이지는 않았다.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 때문에, 짙은 안개가 낀 듯 온 세상이 뿌옇게만 보였다.
[※베타는 존재하지 않고 알파와 오메가만 존재하는 세계관입니다.] “내 향을 가지고 살아 줘. 그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페로몬에 향이 존재하지 않는 장애를 가진 열성 오메가 윤해완은 심장병으로 죽음을 앞둔 우성 오메가 윤해언의 페로몬샘 이식 수술을 받고 해언의 향을 가지게 된다.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같이 자란 해언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울고 매달리는 것을 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1년 뒤, 해언이 네게 남긴 선물이 있다며 가 달라고 부탁한 장소를 찾은 해완의 몸을 누군가 돌려세운다. 이제 증명이 되는 거야? 내가 너한테 했던 말. …해언아. 저를 해언이라 부르는 장신의 남자는 해완도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여강현. 8년 전, 해완의 늦된 첫사랑의 상대이자, 해언과 사랑했던 소년. 그런 그가 해언의 향을 가진 해완을 해언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10대 시절 가지고 있던 시각 장애를 치료한 뒤, 깨끗하게 빛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