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 누구세요? 저를 아세요?” “나, 백아린이잖아! 네 쌍둥이! 제발 소름 끼치니까, 그 어색한 존댓말 좀 하지 마!” 잠깐! 백아린이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백아린은 인소 여주인공이다. 빙의 전 진짜 여동생은 결말이 짜증 난다고 나한테 1시간가량의 한탄을 금치 못했다지. 그래서 본의 아니게 대략의 내용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내가 그 소설의 엑스트라가 되어버린 이 기분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나 지금 저주받은 건가? *** “2004년…….” 핸드폰은 촌스러운 컬러 배경으로 현재 시각을 알려주고 있었다. 최신 스마트폰에 익숙한 나로서는 엄청 구리다는 생각만 든다. “학교는 어디로 가야 되지?” 그뿐만이 아니었다. 버스에 타던 사람과 부딪치면서 내 손이 미끄러졌다. 깊이 생각할 틈이 없었던 나는 바닥에 떨어진 두 개의 폰을 챙겨서, 하나를 상대방에게 건네주며 사과한 뒤 재빨리 버스에서 내렸다. 그 뒤로 계속 걸려오는 스팸 전화…. - 너, 뭐 믿고 이리 깝치냐? “뭘 믿기는. 나 믿고 깝친다. 왜? 네가 성운 상고 강민준이라도 돼?” - 내가 강민준이라면 어쩔 건데?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무래도 무언가 잘 못 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집착할 거면 여주한테나 집착하라고! 순탄했던 엑스트라 백강아 인생에 강민준이라는 거대한 데드 플래그가 꽂혀버렸다. 나,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대물, 학원물 미남공, 강공, 냉혈공, 까칠공, 츤데레공, 집착공, 광공, 개아가공, 재벌공, 순정공, 상처공 미인수, 다정수, 잔망수, 허당수, 평범수, 까칠수, 외유내강수, 단정수, 도망수, 눈치없수 첫사랑, 배틀연애, 하극상, 서브공있음, 오해/착각, 빙의물, 달달물, 일상물, 삽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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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초능력을 쓰는 에스퍼와 그 폭주를 막는 가이드. 21세기의 세계에선 그들을 통칭 ‘엠브리오’라고 부른다. 그리고 유일하게 가이드의 가이딩이 필요 없는 특이한 체질을 가진 에스퍼. 그게 바로 나 최하루다. *** “최하루.” 단호히 내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심장이 저릿했다. 아직도 난 형한테 그저 귀여운 동생일 뿐인 거야? 더 다가가지 못하게 선을 긋는 그 모습에 자조적인 웃음이 터졌다. 형이 원한다면, 계속 동생으로 남아 줄 의향도 있지만. 이제 더는 그러지 않을래. “형을 진정시키는 건 가이드일지 몰라도, 그 심장 뛰게 하는 건 나야.”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성급하게 그의 입술을 삼켰다. 침착하던 형의 흉부가 점차 흥분한 듯 크게 들썩였다. 적당한 여운을 준 채 입술을 떨어트리자, 도리어 형이 애가 타는 듯 나를 벽으로 몰아붙여 쉴 틈 없이 입 안을 휩쓸었다. 그제야 내 입가엔 서서히 승리의 미소가 번져간다. “어때? 지금도 형 가이드만 생각나?” 형이 지금 날 원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같은 에스퍼여도, 내가 아니면 누구도 원하지 못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특별한 초능력을 쓰는 에스퍼와 그 폭주를 막는 가이드. 21세기의 세계에선 그들을 통칭 ‘엠브리오’라고 부른다. 그리고 유일하게 가이드의 가이딩이 필요 없는 특이한 체질을 가진 에스퍼. 그게 바로 나 최하루다. *** “최하루.” 단호히 내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심장이 저릿했다. 아직도 난 형한테 그저 귀여운 동생일 뿐인 거야? 더 다가가지 못하게 선을 긋는 그 모습에 자조적인 웃음이 터졌다. 형이 원한다면, 계속 동생으로 남아 줄 의향도 있지만. 이제 더는 그러지 않을래. “형을 진정시키는 건 가이드일지 몰라도, 그 심장 뛰게 하는 건 나야.”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성급하게 그의 입술을 삼켰다. 침착하던 형의 흉부가 점차 흥분한 듯 크게 들썩였다. 적당한 여운을 준 채 입술을 떨어트리자, 도리어 형이 애가 타는 듯 나를 벽으로 몰아붙여 쉴 틈 없이 입 안을 휩쓸었다. 그제야 내 입가엔 서서히 승리의 미소가 번져간다. “어때? 지금도 형 가이드만 생각나?” 형이 지금 날 원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같은 에스퍼여도, 내가 아니면 누구도 원하지 못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자신이 그리 애타게 찾던 최이건, 그였다. 하지만 나를 보는 서릿발처럼 차가운 그의 눈빛에 입술이 얼어붙어 버렸던 것 같다. “……하아. 너, 더러워.” “……!” “나한테 반응하는 네가…… 정말 소름 끼쳐.”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멸시하는 말투. 그 건들건들한 말 하나하나에 남아 있던 버팀목이 무너졌다. 난 형의 심장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아픈 말로 내게 상처를 주려는 거야?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태하는 슬픈 눈으로 이건을 응시하며 말했다. “형이 나를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 애절하게 흐르고 있던 기억이 멈췄다. 그의 차가운 공기는 모든 추억을 새까맣게 불태웠다. 아무리 기다리고, 미련해도… 한번 떠나버린 그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긋지긋하게 한결같은 마음은 늘 제자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떠난 그 날부터…… 계속 질리지도 않게. Day after day…….
자신이 그리 애타게 찾던 최이건, 그였다. 하지만 나를 보는 서릿발처럼 차가운 그의 눈빛에 입술이 얼어붙어 버렸던 것 같다. “……하아. 너, 더러워.” “……!” “나한테 반응하는 네가…… 정말 소름 끼쳐.”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멸시하는 말투. 그 건들건들한 말 하나하나에 남아 있던 버팀목이 무너졌다. 난 형의 심장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아픈 말로 내게 상처를 주려는 거야?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태하는 슬픈 눈으로 이건을 응시하며 말했다. “형이 나를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 애절하게 흐르고 있던 기억이 멈췄다. 그의 차가운 공기는 모든 추억을 새까맣게 불태웠다. 아무리 기다리고, 미련해도… 한번 떠나버린 그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긋지긋하게 한결같은 마음은 늘 제자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떠난 그 날부터…… 계속 질리지도 않게. Day after day……. 키워드 : 현대물, 조직물, 기억상실공, 후회공, 절절수, 미인수, 서브공 표지 일러스트 : 인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