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이 가졌어요.” 2년간의 계약 결혼.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찾아왔다. 저에게 일말의 마음도 없는 강현과의 아이. 이미 그에게 마음을 준 이서는 용기 내어 고백한다. “안 좋아할 거 알아요. 그래도 우리 아인데 당신도 알고는 있어야 할 거 같아서요.” 강현이 믿기지 않는 눈으로 초음파 사진을 살폈다. 하지만 이내 바닥에 힘없이 떨어지는 사진. “이서야. 거짓말도 좀 그럴듯하게 해.” 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까지 다가온 강현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싸늘했다. “다른 남자 향 가득 묻혀 와서 그딴 말 하면 내가, ‘아, 그렇구나.’ 하면서 믿어야 되나?” 그는 우리의 아이를 부정했고, 끝끝내 아이가 태어난 날, 그는 이서를 버렸다. 그렇게 계약까지 끝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다. “도장 찍어. 아빠 노릇 하러 왔으니까.” 그가 다시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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