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喜怒). 해가 뜰 때의 빛이 섬 전체를 감싸 안은 풍경이 꼭 기쁨을 표현하는 것 같고, 해가 진 후로 드리워지는 칠흑 같은 어둠이 꼭 화가 난 듯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서문 그룹 총수의 사유지 섬. 그곳은 서문 그룹(서문파) 회장의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그 섬에서 지내게 된 이희루는 서문 그룹의 고문을 맡았던 검사 이준권의 외동딸이었다. 이준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고에 함께 있었던 그녀는 스무 살 이후의 기억을 모두 잃었고, 그 잃은 기억 속엔 서문 그룹을 삼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오원호를 끌어내릴 중요한 물건의 위치가 있었다. 희루는 희로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서문 회장의 막내 손자인 서태문을 만나게 된다. 새까맣기만 한 희루의 기억 속에 유일하게 떠오른 얼굴은 그의 앳된 모습이었다. * * * “웃어요. 웃으니까 예쁘네.” “바람둥이예요?” “여자한테 예쁘다고 한 거 두 번뿐이야. 지금이 그 두 번째고.” “첫 번째 여자분은……”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고, 우리 엄마 말한 거니까.” 함께 있는 시간이 계속될수록 둘은 서로에게 빠져들고, 희루는 태문과 함께 있는 희로에서의 생활이 끝나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점점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함께 희루는 태문의 옆에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내가 사라진 후 태문이 너무 아프지 않기를.’ 결국 그의 곁을 떠나게 된 희루가 원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것뿐이었다.
2023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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