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웅이라 불렸던 용병, 토파즈. 죽었다고 알려진 토파즈는 ‘죽음의 숲’에서 몇 년째 은둔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숲에 불청객이 들이닥친다. “저는 카르옌이라고 합니다. 은인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토파즈를 은인이라고 칭하는 이상한 마법사는 숲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어 놓는다. “토파즈님, 저를 지켜주세요.” 카르옌이 손을 내밀었다. 희고 고운 손이었다. “저와 함께 떠나주세요. 제가 당신을 고용하겠습니다.” 토파즈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 남자는 마치 오래된 소망이라도 고백하듯 눈꺼풀을 떨고 있었다. 정말 간절하기라도 한 것처럼. 결국 토파즈는 카르옌의 의뢰를 받아 숲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 토파즈가 카르옌의 멱살을 붙들 기세로 물었다. “너 나한테 마법 걸었어?” “마법을 안 써도 토파즈님 정도는 들 수 있답니다.” 자신이 검술 실력은 부족해도 기초 체력은 괜찮다느니, 이 와중에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마법사 덕분에 긴장감이 훅 꺼졌다. 그러나 꺼졌던 긴장감이 다시 치솟은 것은 카르옌이 달리는 방향이 발코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즉시였다. “너 3층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해? 네 근력이 그 정도라고?” 토파즈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손을 뻗어 카르옌의 어깨와 등을 더듬어 댔다. 꿈틀거리는 등 근육으로 보아 몸은 생각보다 탄탄한 것 같은데……. “그럴 리가요. 애초에 그게 근력이랑 상관있나요?” “그럼 당장 내려놔,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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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 피아노과 학부생 이은건은 우연한 기회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한유안의 페이지터너로 일하게 된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따라다니는 남자. 팬으로서 유안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던 은건이었지만, 동경하던 피아니스트는 세간의 소문과는 사뭇 다르다. 왜 은건의 눈에는 그가 낭떠러지에 선 사람처럼 위태로워 보일까? “난 피아노 안 좋아해. 증오하는 것에 가깝지.” “좀 증오하면 어때요.” “……뭐?” “세 살 때부터 피아노만 쳤으면 좀 증오해도 돼요. 그때부터 내내 좋기만 했으면 오히려 미친놈 아닌가.” * * * “오늘 공연을 보고 확신했는데요. 저는 피아노에 대한 연주자님의 감정이 증오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싫어하는 일을 의무만으로 평생 지속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유안 역시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겠지. 하지만 오로지 증오뿐이라기엔, 당신은 꼭 피아노에게 사랑받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왜 사랑받고 싶으냐고 물으면 답은 간단했다. 먼저 사랑해 버렸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그 감정이 바랬을지라도. “지겹다가도, 밉다가도, 결국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마니까요. 증오하면서도 사랑하는 거죠.” 유안은 아직 잘 모른다. 언젠가 피아노 때문에 죽으리라 믿으면서도 그 안에 파묻히고 싶은 감정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그럼에도 유안은 대답했다. “네가 사랑이라고 부르면 그렇게 생각할게.”
“오늘은 갈 데가 없는데……. 나 데려갈래요?” 오갈 데 없는 처지의 이단은 낯선 알파에게 주워진다. 습관처럼 몸으로 대가를 치르려 하지만 뜻밖에도 몇 번이나 거절당한다. 정헌은 다정한 호의를 베풀며 자신이 먼저 이단을 내쫓을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이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친절이 의심스러운 한편, 정헌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 “그냥 자라는 말씀이세요?” “잠이 안 옵니까?” “그게 아니라……저랑 안 잘 거냐고요.” 마땅히 해야 할 만한 질문을 내뱉었다고 생각했는데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단은 자신이 무엇을 실수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이좋게 껴안고 자자는 말인가요.” “…….” “아니라면 2층은 함부로 올라오지 말아요.” 언뜻 보이는 옆얼굴이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이단은 멀어져 가는 넓은 등을 보며 멀거니 서 있었다. 남자의 차를 타고 집까지 오는 동안, 어쩌면 그가 조금은 친절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전개는 예상한 적 없었다. “저한테 뭘 원하세요?” “잘 먹고, 잘 자요. 그게 내가 원하는 겁니다.” “말도 안 돼.” 이단이 힘없이 웃었다. 호의에는 그 크기만큼, 혹은 그 이상의 대가가 따른다. 그게 이단이 배워 온 세상의 법칙이었다. “말도 안 되는데, 속으면 더 다칠 거 아는데……. 그래도 믿고 싶어요.” “믿어요. 다칠 일 없을 테니까.”
한때 영웅이라 불렸던 용병, 토파즈. 죽었다고 알려진 토파즈는 ‘죽음의 숲’에서 몇 년째 은둔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숲에 불청객이 들이닥친다. “저는 카르옌이라고 합니다. 은인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토파즈를 은인이라고 칭하는 이상한 마법사는 숲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어 놓는다. “토파즈님, 저를 지켜주세요.” 카르옌이 손을 내밀었다. 희고 고운 손이었다. “저와 함께 떠나주세요. 제가 당신을 고용하겠습니다.” 토파즈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 남자는 마치 오래된 소망이라도 고백하듯 눈꺼풀을 떨고 있었다. 정말 간절하기라도 한 것처럼. 결국 토파즈는 카르옌의 의뢰를 받아 숲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 토파즈가 카르옌의 멱살을 붙들 기세로 물었다. “너 나한테 마법 걸었어?” “마법을 안 써도 토파즈님 정도는 들 수 있답니다.” 자신이 검술 실력은 부족해도 기초 체력은 괜찮다느니, 이 와중에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마법사 덕분에 긴장감이 훅 꺼졌다. 그러나 꺼졌던 긴장감이 다시 치솟은 것은 카르옌이 달리는 방향이 발코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즉시였다. “너 3층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해? 네 근력이 그 정도라고?” 토파즈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손을 뻗어 카르옌의 어깨와 등을 더듬어 댔다. 꿈틀거리는 등 근육으로 보아 몸은 생각보다 탄탄한 것 같은데……. “그럴 리가요. 애초에 그게 근력이랑 상관있나요?” “그럼 당장 내려놔, 미친놈아.”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오늘은 갈 데가 없는데……. 나 데려갈래요?” 오갈 데 없는 처지의 이단은 낯선 알파에게 주워진다. 습관처럼 몸으로 대가를 치르려 하지만 뜻밖에도 몇 번이나 거절당한다. 정헌은 다정한 호의를 베풀며 자신이 먼저 이단을 내쫓을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이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친절이 의심스러운 한편, 정헌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 “그냥 자라는 말씀이세요?” “잠이 안 옵니까?” “그게 아니라……저랑 안 잘 거냐고요.” 마땅히 해야 할 만한 질문을 내뱉었다고 생각했는데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단은 자신이 무엇을 실수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이좋게 껴안고 자자는 말인가요.” “…….” “아니라면 2층은 함부로 올라오지 말아요.” 언뜻 보이는 옆얼굴이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이단은 멀어져 가는 넓은 등을 보며 멀거니 서 있었다. 남자의 차를 타고 집까지 오는 동안, 어쩌면 그가 조금은 친절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전개는 예상한 적 없었다. “저한테 뭘 원하세요?” “잘 먹고, 잘 자요. 그게 내가 원하는 겁니다.” “말도 안 돼.” 이단이 힘없이 웃었다. 호의에는 그 크기만큼, 혹은 그 이상의 대가가 따른다. 그게 이단이 배워 온 세상의 법칙이었다. “말도 안 되는데, 속으면 더 다칠 거 아는데……. 그래도 믿고 싶어요.” “믿어요. 다칠 일 없을 테니까.”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한때 영웅이라 불렸던 용병, 토파즈. 죽었다고 알려진 토파즈는 ‘죽음의 숲’에서 몇 년째 은둔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숲에 불청객이 들이닥친다. “저는 카르옌이라고 합니다. 은인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토파즈를 은인이라고 칭하는 이상한 마법사는 숲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어 놓는다. “토파즈님, 저를 지켜주세요.” 카르옌이 손을 내밀었다. 희고 고운 손이었다. “저와 함께 떠나주세요. 제가 당신을 고용하겠습니다.” 토파즈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 남자는 마치 오래된 소망이라도 고백하듯 눈꺼풀을 떨고 있었다. 정말 간절하기라도 한 것처럼. 결국 토파즈는 카르옌의 의뢰를 받아 숲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 토파즈가 카르옌의 멱살을 붙들 기세로 물었다. “너 나한테 마법 걸었어?” “마법을 안 써도 토파즈님 정도는 들 수 있답니다.” 자신이 검술 실력은 부족해도 기초 체력은 괜찮다느니, 이 와중에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마법사 덕분에 긴장감이 훅 꺼졌다. 그러나 꺼졌던 긴장감이 다시 치솟은 것은 카르옌이 달리는 방향이 발코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즉시였다. “너 3층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해? 네 근력이 그 정도라고?” 토파즈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손을 뻗어 카르옌의 어깨와 등을 더듬어 댔다. 꿈틀거리는 등 근육으로 보아 몸은 생각보다 탄탄한 것 같은데……. “그럴 리가요. 애초에 그게 근력이랑 상관있나요?” “그럼 당장 내려놔, 미친놈아.”
“오늘은 갈 데가 없는데……. 나 데려갈래요?” 오갈 데 없는 처지의 이단은 낯선 알파에게 주워진다. 습관처럼 몸으로 대가를 치르려 하지만 뜻밖에도 몇 번이나 거절당한다. 정헌은 다정한 호의를 베풀며 자신이 먼저 이단을 내쫓을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이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친절이 의심스러운 한편, 정헌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 “그냥 자라는 말씀이세요?” “잠이 안 옵니까?” “그게 아니라……저랑 안 잘 거냐고요.” 마땅히 해야 할 만한 질문을 내뱉었다고 생각했는데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단은 자신이 무엇을 실수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이좋게 껴안고 자자는 말인가요.” “…….” “아니라면 2층은 함부로 올라오지 말아요.” 언뜻 보이는 옆얼굴이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이단은 멀어져 가는 넓은 등을 보며 멀거니 서 있었다. 남자의 차를 타고 집까지 오는 동안, 어쩌면 그가 조금은 친절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전개는 예상한 적 없었다. “저한테 뭘 원하세요?” “잘 먹고, 잘 자요. 그게 내가 원하는 겁니다.” “말도 안 돼.” 이단이 힘없이 웃었다. 호의에는 그 크기만큼, 혹은 그 이상의 대가가 따른다. 그게 이단이 배워 온 세상의 법칙이었다. “말도 안 되는데, 속으면 더 다칠 거 아는데……. 그래도 믿고 싶어요.” “믿어요. 다칠 일 없을 테니까.”
*본 작품은 자살,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도윤은 어린아이를 구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 ‘예도윤’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다.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예도윤과의 접점은 출신 대학교와 친한 후배였던 ‘한결’뿐. 도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결에게 다가가지만 그가 기억하는 귀여운 후배와는 너무도 다른데.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건지, 개수작을 부리고 싶은 건지 알 바 아닌데…… 그딴 걸로 도윤이 형 이용하지 마. 진짜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내가 도윤이야, 결아……. ‘도윤이 형. 점심 드셨어요?’ ‘형은 참, 안 그럴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요.’ ‘형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예의 바르고 다정하던 후배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었다. 도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나 버리는 뒷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너, 내숭이었구나…….”
* 외전2는 임신, 출산, 육아 소재를 다루고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갈 데가 없는데……. 나 데려갈래요?” 오갈 데 없는 처지의 이단은 낯선 알파에게 주워진다. 습관처럼 몸으로 대가를 치르려 하지만 뜻밖에도 몇 번이나 거절당한다. 정헌은 다정한 호의를 베풀며 자신이 먼저 이단을 내쫓을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이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친절이 의심스러운 한편, 정헌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 “그냥 자라는 말씀이세요?” “잠이 안 옵니까?” “그게 아니라……저랑 안 잘 거냐고요.” 마땅히 해야 할 만한 질문을 내뱉었다고 생각했는데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단은 자신이 무엇을 실수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이좋게 껴안고 자자는 말인가요.” “…….” “아니라면 2층은 함부로 올라오지 말아요.” 언뜻 보이는 옆얼굴이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이단은 멀어져 가는 넓은 등을 보며 멀거니 서 있었다. 남자의 차를 타고 집까지 오는 동안, 어쩌면 그가 조금은 친절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전개는 예상한 적 없었다. “저한테 뭘 원하세요?” “잘 먹고, 잘 자요. 그게 내가 원하는 겁니다.” “말도 안 돼.” 이단이 힘없이 웃었다. 호의에는 그 크기만큼, 혹은 그 이상의 대가가 따른다. 그게 이단이 배워 온 세상의 법칙이었다. “말도 안 되는데, 속으면 더 다칠 거 아는데……. 그래도 믿고 싶어요.” “믿어요. 다칠 일 없을 테니까.”
*황제의 토파즈 외전의 이용 연령가는 19세 이용가이오니, 도서 이용에 참조 부탁드립니다. 한때 영웅이라 불렸던 용병, 토파즈. 죽었다고 알려진 토파즈는 ‘죽음의 숲’에서 몇 년째 은둔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숲에 불청객이 들이닥친다. “저는 카르옌이라고 합니다. 은인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토파즈를 은인이라고 칭하는 이상한 마법사는 숲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어 놓는다. “토파즈님, 저를 지켜주세요.” 카르옌이 손을 내밀었다. 희고 고운 손이었다. “저와 함께 떠나주세요. 제가 당신을 고용하겠습니다.” 토파즈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 남자는 마치 오래된 소망이라도 고백하듯 눈꺼풀을 떨고 있었다. 정말 간절하기라도 한 것처럼. 결국 토파즈는 카르옌의 의뢰를 받아 숲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 토파즈가 카르옌의 멱살을 붙들 기세로 물었다. “너 나한테 마법 걸었어?” “마법을 안 써도 토파즈님 정도는 들 수 있답니다.” 자신이 검술 실력은 부족해도 기초 체력은 괜찮다느니, 이 와중에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마법사 덕분에 긴장감이 훅 꺼졌다. 그러나 꺼졌던 긴장감이 다시 치솟은 것은 카르옌이 달리는 방향이 발코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즉시였다. “너 3층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해? 네 근력이 그 정도라고?” 토파즈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손을 뻗어 카르옌의 어깨와 등을 더듬어 댔다. 꿈틀거리는 등 근육으로 보아 몸은 생각보다 탄탄한 것 같은데……. “그럴 리가요. 애초에 그게 근력이랑 상관있나요?” “그럼 당장 내려놔,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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