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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저 사람….” “네?” “아. 아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직감의 명령을 따라서. 주하는 아까 현을 가까이했던 때를 떠올렸다. 말끝을 흐리는 저를 이상하다고 보는 시선에 되레 눈을 흘기면서도. 주하는 문득 떠오른 부조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제가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서서, 싫다는 뜻으로 옷을 털던 때도 무서우리만치 담배 냄새가 풍겼었다. 그 냄새가 사건 현장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 그런데. 안 났지. 주하는 다시 떠올렸다, 그 순간을. 말하는 데 집중해서,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제 말에 무어라 흔들릴 그 눈동자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떠올려도, 역시. 옷만 털어도. 아니. 소매만 조금 움직여도, 당장에 풀풀 풍기는 그 지독한 담배 냄새가. 되짚은 순간의 특별한 사실을 상기한 순간, 팔에 잔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코끝이 닿을 듯 가까웠던 그 거리에서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토막 살인 시체가 나타났다. 그것도 세 번. 첫 번째 토막 사체와 세 번째 토막 사체를 발견한 이현은 M 신문사 사회부 4팀, 부하 직원 없는 팀의 팀장이다. 첫 발견 당시, 현은 자신의 과거와 이 토막 사체를 결부 지어 이해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윤재서의 닦달에도 사건을 열심히 조사하고, 이런 이현을 담당 형사 한주하는 여러 이유로 의심한다. 어떤 사건 이후 자신의 감정을 전부 잃은 듯 행동하는 기자 이현과 타인과의 선을 넘나들며 사건을 조사하는 열혈 형사 한주하.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어떤 존재. 그들의 결말은?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1 권
연령 등급15세 이상

세부 정보

팬덤 지표

🌟 GL 소설 중 상위 12.07%

👥

평균 이용자 수 121

📝

전체 플랫폼 평점

9

📊 플랫폼 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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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넹넹작가의 다른 작품25

thumnail

천사님이 술 먹고 내 집 앞에 뻗은 사연

프로 직장인 도경 앞에 만취한 옆집 여자가 나타났다?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천사님과 매사에 무던하고 팍팍한 백도경의 내일은 어떻게 될까요? * “졸업하자마자 직장 생활 시작한 후로는 벚꽃이 언제 피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지냈어요.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일만 하면서 지냈어.” 해가 져서 어두워진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떨어진 꽃잎을 빛의 조각으로 만들어주었다. 무수한 조각들이 오늘의 기억을 밝히는 추억으로 마음에 새겨졌다. “만약… 천사님이 없었다면 내 오늘도 이전과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사람 많은 곳 가는 걸 싫어하고, 다시 출근할 월요일을 위해 쉬는 것만 생각하는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 오늘도 퇴근하기 무섭게 집에서 저녁 먹고 자고 있었을 거예요. 아니면 책 보고 있었을 거야.” 잡은 손을 더 가까이했다. 말하지 않기로 한 사랑 대신, 어느새 서늘해진 공기 핑계를 대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어느새 사랑하게 된 당신의 온기를. “영원히 못 잊을 것 같아.” 오늘을.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자꾸 돋아나려는 슬픔은 애써 지우고 예쁜 모습만을 담아서 웃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혼자만 남아야 하는 세상에서 이때의 기억을 행복했던 순간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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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막 여친의 이상형은 누구?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가 2020년 6월에 출간한 ‘내 고막 여친의 이상형은 누구?’ 작품의 개정판입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의 작품 ‘사장님의 비서로 잠복근무’의 거울 세계관 격 작품입니다. ‘사장님의 비서로 잠복근무’ 감상 후 ‘내 고막 여친의 이상형은 누구?’ 작품을 감상하신다면, 연계하여 감상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뛰어난 영업 능력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예쁜 외모로 인기 있던 윤서희. 가족과 아픈 이별을 겪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정지연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정지연은 윤서희가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구독한 스트리밍 채널의 운영자였고, 우연한 기회에 힘입어 윤서희와 정지연은 하우스 메이트로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여러모로 매력 있는 서로의 모습에 둘은 생활하는 시간만큼 서로에게 점차 빠져들게 되는데…. # “지연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나요.” “어떤 말이요?” 신기하지. 어쩌면 이렇게. 퇴근하고 돌아오면, 내일을 준비하느라 씻고 잠들기 바빴던 과거. 그런데 이렇게 저녁을 준비하고, 같이 먹을 식사를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마주해서 잔도 나누고, 이야기도 더 나누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설렘이 커지는 이 뜻 모를 기분이 좋아서. 서희의 웃음이 짙어졌다. “우리 정말 멋진 우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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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부터 시작하는 사내 연애

‘동거부터 시작하는 사내 연애’는 훙넹넹 작가의 작품 ‘긋다’와 인물 및 세계관을 일부 공유합니다. 완전한 별개의 작품으로 감상 가능하오나, 더욱 풍성한 작품 감상에 도움 되시기에 말씀드립니다. 작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인생이 고달픈 스물여섯 살 어린 부사장, 안서진.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만 9년인 멍뭉이, 연희수. J 모터스에서 펼쳐지는 까칠 서진과 댕댕 희수의 알콩달콩, 핵빡치는 이야기! # “연….” 부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왜 전화 거셨어요? 어디 편찮으세요? 이렇게 불 켜면 되냐고. 이제 퇴근할 거냐고. 코웃음과 함께 연희수에게 비아냥거리려던 서진은 전화가 연결되기 무섭게 쏟아지는 저만을 향한 걱정 앞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나를 신경 쓰라고 어르신이 붙여 놨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이렇게까지 제 일에 열중할 수가 있나. 신기하기도 하면서, 대단하기도 하면서. 아직 신발도 벗지 않았던 서진은 멈추었던 자리에서 느리게 신발을 벗으며, 실내화로 갈아신었다. “봤어요?” 아. 불 켜신 거요? 네. 보고 있습니다. 봤습니다. 들어가는 중이에요. 이렇게 말했다면 기분이 덜 이상했을 것 같았다. 보고 있다는 말이 제게 전해졌고, 서진은 그 말에서. 이상한 안정감을 느꼈다. “퇴근해. 오늘도 고생 많았는데.” 제가 고생이랄 게 있나요. J 기획 직원분들이 보시기에도 제가 별로 일 안 하고 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셨다는 말씀 아니었나요? “원래 멀리서 보면 다 희극이랬어요.” 저는 가까이서 봐도 희극 같아요, 제가. 하하. “웃긴 말.” 그래요? 웃기셨어요? 다행이네요. 웃으시라고 말씀드렸어요. 모를 수 없었다. 늘 딱딱했던 제 얼굴이 요즘 들어서 얼마나 부드러워졌는지. 아마도 일부러 꺼냈을 이 말 앞에서 서진은 오늘도 웃었다. 한번 입가에 띄우고 나면, 잘 지워지지 않는 즐거운 웃음을. 서진은 오늘도 입가에 기분 좋은 곡선을 그렸다. “하여간 퇴근해요. 요즘 고생 많잖아.” 저는 고생이라고 생각 안 해요. 그리고 부사장님. “응.” 제가 먼저 전화를 끊으려고 말을 꺼냈음에도. 이 먼 거리의 대화를 더 잇고 싶어서, 희수가 저를 부르는 말에 서진은 냉큼 대답했다. 혹시… 아까 엄마가 한 말이 부담스럽지 않으셨다면. 나중에 집에서 같이 식사 한번 하실래요? 처음이니까 일단은 집으로 모시고 싶어요. 처음. 처음이 있으면. 다음도 있나? 섹스가 아니더라도 버릇처럼 짧게 다듬는 손톱 끝을 서진은 느리게 매만졌다. “그래.” 더 바랄 것 없이 외로움에 자신을 고꾸라지게 했던 이 공간에서 서진은 어쩌면 처음으로 아늑함을 느꼈다. “그렇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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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비서로 잠복근무

* 비속어 및 유혈 묘사가 본문 중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의 작품 ‘내 고막 여친의 이상형은 누구?’의 거울 세계관 격 작품입니다. ‘사장님의 비서로 잠복근무’ 감상 후 ‘내 고막 여친의 이상형은 누구?’ 작품을 감상하신다면, 연계하여 감상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사건 수사를 위해 위장 취업한 형사 윤서희와 사건의 가장 중심에서 복수를 위해 살아온 조직폭력배이자 상장을 눈앞에 둔 기업 사장인 정지연의 찰나여서 찬란한 사랑 이야기 # “솔직히 말할게요. 나, 서희 씨 얼굴 보고 뽑았어요. 내 취향이라서.” 너무도 갑작스러운 커밍아웃. 지연의 말에 서희는 한참 커진 눈으로 지연을 바라보았다. 그 웃음에 빙긋. 지연은 가벼운 웃음과 함께 그런 서희를 마주했다. “그런데 어제 내 컴퓨터에 커피 쏟았죠.”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는….” 당장 일어서서 사과하려는 서희에게 그러지 말라고 손짓했다. 서희는 앉은 자리에서나마 다시금 사과했다. 하지만 지연은 그런 사과는 더는 무의미하다며 손을 저었다. “서희 씨, 오늘부로 해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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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아가씨와 대공 전하의 뒤늦은 첫사랑

※ 본 도서는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양풍 #오메가버스 #판타지물 #첫사랑 #다정공 #울보공 #대형견공 #헌신공 #사랑꾼공 #평범수 #외유내강수 #상처수 #왕족/귀족 #달달물 *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서 고통만을 겪으며 살다가 자신의 세상에 있었던 유일한 빛인 제국의 대공, 라이엘라트를 찾아 먼 길을 달려온 유이. 통하는 그 마음만은 같지만, 너무도 다른 세상에 있어 한 발을 더 내딛는 것조차 쉽지 않은 둘의 마지막은...? * “좋아요.”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읏….” 안에 더 닿고 싶어서. 성급하고 서툴게 움직이다가 이가 부딪히는 소리에 놀라며 주춤했다. 이런 미숙함이 부끄러워서 몸이 움츠러들었다. 아니, 부끄러워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가지 마.” 이번에는 엘의 손이 유이의 목과 머리를 감쌌다. 그리고 멀어지려 하는 유이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닿은 입술이 간지러웠다. 코끝이 스쳤고, 초점이 맞지는 않지만, 시선에 서로가 닿아 있었다. “왔으면 끝까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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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바이 사이드 (SIDE by SIDE)

※ 본 도서는 일부 장면에서 학교폭력, 미성년자의 흡연, 가정 폭력, 비속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려받을 회사의 첫 출근이 내일. 출근 후부터는 여유를 내기 쉽지 않기에, 남은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원나잇 상대를 물색하러 나온 주세연. 하지만 마땅한 상대는 보이지 않고, 설상가상 비까지 내린다. 비를 피해 버스 정류장 아래로 도망쳤는데, 그곳에는 처량하게 울고 있는 서유하가 있다. 질질 짜는 꼴을 보기 싫어 짜증부터 냈는데, 사연을 들어보니 여자 친구에게 차이고 그렇게 울고 있던 것이라고.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 원나잇을 제안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연락처는 교환하지 않고 헤어진다. 그런데 다음날. 둘은 같은 회사, 같은 사무실에서 만난다. 주세연은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던 서유하에게 사귀자고 제안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따귀. 모른 척 지내자고 하지만, 즐거웠던 하룻밤을 잊기 어려워서 마냥 괴롭기만 하다. 주세연 입사 후 첫 회식 때, 얌전하기만 하던 서유하가 만취할 만큼 취해서는 주세연과 먼저 자리를 비우게 된다. 주세연이 서유하를 집까지 바래다주게 되고, 서유하는 술김에 먼저 밤을 함께 보내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주세연은 술김이라는 것이 싫어서 제안을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조심하라고 한 소리 정도는 해도 되겠지. 몸도 거의 가누지 못하던데. 걱정하며 출근한 사무실에서 서유하가 이번에는 맨정신에 주세연에게 먼저 제안한다. 오늘 저녁에 약속 있냐고. 없으면 같이 시간 보내고 싶다고. . 조금 더. 조금만 더. 입안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은 독한 위스키에 얽힌 그 독한 연기를. 조금만 더.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몸은 갑작스러운 키스를 견뎌내기에 너무 벅차했다. 매달려서 키스했지만, 결국엔 참지 못해서 유하는 잠깐 떨어진 입술 새로 겨우 애원했다. “제발…!” “하… 하하….” 입술이 떨어졌다, 웃음과 함께.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은 웃음과 함께. “들어가자.” 하지만 갑작스러운 키스에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구는 것이 미워서 눈을 흘겼다. “후우…. 당신 정말….” “왜. 우리, 그보다 더한 것도 할 거잖아. 갑자기 키스해서. 뭐, 분하기라도 해?” 여기에 돌아오는 것은 주먹으로라도 한 대 패버리고 싶을 만큼 얄미운 말이었다. 떨어뜨린 가방 대신 빈손이나마 혼자 쥐었다. “먼저 씻을게요.”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유하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키스로는 이제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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긋다

세상이 그은 선 밖에 있는 이시은, 윤하서. 과거의 기억 때문에 꿈이 없는 이시은과 과거의 기억 때문에 꿈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윤하서가 가진 온기조차 앗아가는 겨울에 만났습니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따듯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 이상하지. 세상과 내게는 선이 있어.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없도록 경계 바깥으로 나를 구분 짓는. 너무도 가느다랗기에 채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의 선이 있어. 그리고 나는 늘 그 선 밖에 있어. 생각, 이상, 바람, 욕망. 뭐. 그런.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크다면 큰. 마음의 지지대와 미래를 향한 희망이라는 쓸모없는 바람은 보이지 않게 그어진 그 선 앞으로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삶의 여러 곳에서 생긴 상처가 아련하게 스며들어 자신의 모든 것을 그 뒤로 물려놓은 것처럼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어린 시절 두 번. 성인이 된 후로 세 번. 차였다는 멋진 말 같은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다섯 번의 연애가 끝났다. 짧은 사이 공허함에 꽝꽝 얼어버린 몸을 이끌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사랑은 환멸이다. 점멸하는 빛 너머 광원이 있으리라 생각해서 그 따스한 곳에 도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아무리 걸음을 옮겨도 절대 닿을 수 없는 환상. 그래. 모든 사랑은 환멸이다. 연인, 가족.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모든 사랑은 환멸이다.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잃고 맞게 되는 스물세 번째 겨울. 망연한 걸음을 누구도 없는 차가운 곳으로 옮기는 와중에. 겨울로 향하는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 온기를 또 조금 앗아갔다. 제게 있는 작은 것마저 빼앗는 계절의 찬 바람이 싫어 옷깃을 여몄다. 하지만 작은 틈새를 파고들어 온기를 빼앗고 허전함을 채우는. 이 바람이 부는 계절의 여백에서 생각했다. 내 옆이 허전하지 않은 겨울이 과연 허락되는 때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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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밤, 너의 곁에서.

* 본 작품에는 극단적 선택이 일부 문장에 포함되어 있으며 위계에 의한 폭력 요소가 비유적으로 일부 문장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손님과 입 맞추고 싶어요.” 푹 떨어진 고개로, 이마저도 역시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안다며 상심에 기운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하는 이 사람을. 나는 대체 왜 걱정하는 걸까. 마음이. 너무 시끄럽다. 그날, 그 클럽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고개 들어요.” 뺨이라도 쓰다듬으면 이 사람이 저에게 달려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간절하게 허락을 구하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삽시간에 뜨거워질지, 조금 두렵기까지 했다. 그래서 수민은 입술만 열어서 지원을 걱정하는 마음을 전했다. “목… 그러다가 다치겠어요.” “하하…. 하….” 허탈한 웃음과 함께 지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자조적인 웃음이 걸린 입가는 한쪽은 비틀리고, 다른 한쪽은 쓰게 구겨져 있었다. “날 걱정하네요. 다정하다. 참 다정하고 참 잔인하다.” 수민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답을 안다는 것처럼 지원은 뒤쪽으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잠시만 계세요. 주차장 쪽 출입구 열어 드릴게요. 금방 열리니까….” “키스.” 그렇게 물러서려는, 저를 보내려는 지원을 수민이 말로 붙잡았다. “…아닌 거, 맞죠?” 긴장으로 가득 찬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곧게 지원만을 담고 있었다. “나에게 손대면 안 돼요. 약속해요.” 지금까지 해 왔던 스킨십에 비하면, 너무나 별것 아닌 입맞춤이 이토록 긴장된다고. 수민은 앞으로 둔 양손이 희게 질릴 정도로 꼭 맞잡고 있었다. 어두운 조명에서도 보일 정도로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서도, 수민은 도망치지 않았다. 제자리에, 제가 스스로 생각해서 내디딘 자리에 꿋꿋하게 서 있었다. “…약속할게요.” “그래요, 그럼.” 답이 없지만, 답을 안다면서 스스로 단념하고 수민에게서 몇 발자국 멀어졌던 지원의 눈동자가 삽시간에 애처로움으로 물들었다. 곧장 수민에게 다가가지는 않았다. 약속하라는 말과, 입을 맞춰도 된다는 허락과는 또 다르다면서. 지원은 선 자리에서 고개만 분명히 끄덕여서 저만의 약속을 전했다. “해요.” 그리고 수민은 지원의 모습에 그 다짐을 믿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입 맞춰도 돼요.” 먼저 눈을 감았다. * 갑자기 찾아온 과거의 슬픈 기억에 제대로 안녕하지도 못한 채로 혼자 방황하던 수민이 만난 새로운 인연, 지원. 저만의 아픈 기억을 가진 채로 자신을 속박하는 모든 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지고, 이런 자신을 사랑할 사람을 찾아서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레즈비언 클럽에서 일탈을 저지르는 지원을 수민이 믿기지 않는 우연으로 조우한다. 차분하면서도 늘 거리를 두었기에 낯설게만 느끼던 사람이 보인 화사한 면모에 수민은 해소되지 않는 궁금증만을 겹친 채로 카페를 찾아가게 되고, 지원 또한 수민이 지독한 슬픔 속에서도 보인 꿋꿋함에 호감을 느끼던 차에 두 사람의 시간이 점점 겹쳐진다. 지원은 흘러가는 하루하루, 더는 밤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게 되고 이렇게 서로 맴도는 관계에 쐐기를 박고자 수민에게 다시 클럽에서 만나자며 제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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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노을 아래. 나는 너를.

#아픈결별후다가온인연 #현대 #삼각관계 #오래된연인 #쾌활발랄녀 #상처녀 #순진녀 #짝사랑녀 #후회녀 #다정녀 #직진녀 #힐링 #달달 #일상 #잔잔 #애잔 #이야기중심 집 근처 바(bar)의 사장 지수빈에게 첫눈에 반한 소설가 윤담은 지수빈이 다른 사람과 만난다는 뜻의 반지를 확인하고는, 그 마음을 바로 접는다. 하지만 가게를 자주 찾으며, 서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내다가 지수빈이 연인과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윤담은 지수빈을 가게에 자주 찾아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위로하려고 시도하고, 좋은 사람이 얼른 결별의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는 생각에 데이트를 제안한다. 지수빈은 윤담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윤담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사이, 지수빈을 아프게 버린 옛 연인 선혜주가 다 상한 얼굴로 지수빈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너무도 많은 장애물에 지쳐서 지수빈과 결별하게 되었던 선혜주는 이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면서, 지수빈에게 다시 만나자는 제안을 한다. 오래 흐른 시간. 잊지 못한 기억. 새롭게 쌓인 마음. 서로에게 모두 흔들리는 세 사람의 행방은? * 담은 생각했다. 이제는 수빈에게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리라고. 놓지 못한 반지를 매만지는 일도. 물끄러미 입구를 바라보며,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일도. 버린 듯 두었던 휴대폰에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새삼 슬퍼하는 일도. 모두 이 사람에게 이제는 어울리지 않아. “수빈 씨.” 그래서 담은 오늘의 말을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겨울의 끝 무렵에 닿게 된 수빈의 결별을 알고, 또 지키면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으로 말미암아, 저 스스로 이 사람을 위로할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다. 담은 제 고민을 쉬이 넘기지 않고, 한참을 고르고 골라서 오늘의 말을 준비했다. “오늘 마감하고.” 일을 마치고. 영업 종료하면. 가게 끝나고. 오늘의 문장을 담은 제 능력껏 몇 번이나 고쳐 썼었다. 더는. 말라가는, 이전의 기억에 사로잡힌 수빈을 마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제 삶과 같고 또한 빛나는 이가 이렇게 퇴색하는 일을 묵과할 수 없었다. 마냥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저와 밤 벚꽃 산책하러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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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우열이 있다.

* 매우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성관계 장면이 있습니다. 구매 및 열람에 반드시 주의 바랍니다. * 본 작품은 총과 칼 등을 사용한 폭력, 살해 장면이 있으며 이를 통한 유혈 장면이 직접 묘사됩니다. 물리적, 정신적 가정 폭력과 학대 장면이 있으며 가스라이팅 장면이 있습니다. 관계에서 전반적으로 위압 및 통제에 관한 양상이 드러납니다. * 비속어가 다수 사용되며, 작가의 의도에 따라 표준어 및 일반적이지 않은 문장을 사용하였습니다. 문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감상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오메가버스 소재의 가상 현대 소설로 디스토피아적 암울한 현실을 그리는 소설입니다. 인신매매가 가능한 점 및 차별과 폭력이 본문 전체에 나타나는 소재인 만큼, 구매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 1권 목차 INTRO 직후에 본 작품의 배경 및 세계관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제가 열세 번째죠.” “…뭐…?” “열두 번째가 있었고.” 그리고. 아마도. 흐린 목소리. 집중하지 않았다면, 놓쳤을. 하지만. 하지만 너무도 가까이 있기에, 놓칠 수 없던. “열네 번째가 있을 거예요.” 늘 그랬다. 더는 바닥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디딘 곳이 무너져, 이은의 몸이 조금 더 깊은 나락에 잠겼다. 문득. 눈앞이 아득해졌다. 연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세요.” 너를 살리려는 내 노력이 너에게는 어떻게 느껴졌던 걸까. 어떤 의미가 되었던 걸까. 나를 위한다면서. 정말 나를 위하는 게 뭔지. 너는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너도 나처럼 이 세상의 절망에 뒤덮여, 그대로 죽어 버린 거니? 그렇다면 연아야. 나도 데려가. “저보다 더 좋은….” “그런 게 필요했으면, 널 살리지 않았겠지.” 그런데 나는 너를 살렸어. 듣지 못할 때는 부를 수 있었지만. 서로 온기를 나누는 이 순간에는 가슴이 아무리 먹먹해지더라도, 그 이름을 제게서 꺼낼 수가 없었다. 방금 정신이 들었다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기에, 그런 연아를 말리려고 이은은 제 몸으로 연아를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은은 천천히 연아의 위에서 제 몸을 물렸다.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내게 네가 아니어도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은은 연아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리고 돌아섰다. “가자. 집으로 돌아가자.” * “출구 없는 세상에서 나만이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가졌을 때. 구원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차별받을 이유가 없는데도 오로지 저들의 이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열성이라는 하나의 집단을 차별하는 우성들의 사회. 강이은은 그 우성들의 사회에서 자본으로 쌓아 올린 가장 최상위 계층에서 호의호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심장을 졸여 가며 자신의 어머니이자 상사인 강 회장의 압박 속에서 더 많은 실적 창출을 위한다는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삶에 나타난, 연아. 열성이라는 이유로 버려지고 보육원에서 학대만 받으며, 오로지 팔리기 위해서 자라던 연아는 우성 알파인 강이은의 생활을 위해서 팔려 나가게 된다. 죽음보다 지독한 고통의 끝을 바라던 연아는 강이은이 자신의 구원자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함께 생활하게 되지만, 두 사람의 시간은 잔인하리만치 고통스럽게 얽히는데…. 세상 전부와 다른 생각을 하는 강이은과 연아. 그리하여 두 사람의 행복과 세상, 그 자체의 가치관이 절망적으로 충돌하는 순간이 닥친다. 강이은과 연아는 두 사람만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잔인하게 야하고 끔찍하게 슬픈 이야기. 사랑에는 우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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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넘나드는 파도

‘나에게로 넘나드는 파도’는 훙넹넹 작가의 작품 ‘동거부터 시작하는 사내 연애’의 두 주인공 안서진과 연희수의 이야기를 다른 배경에서 그린 2편의 단편 소설집입니다. 완전한 별개의 작품으로 감상 가능하오나, 더욱 풍성한 작품 감상에 도움 되시기에 말씀드립니다. 작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GL #백합 #단편 #동양풍 #첫사랑 #재회물 #신분차이 #이야기중심 #현대물 #학생 #돌진공 #해맑공 #무뚝뚝수 #상처수 #오해 #달달물 * 지독하다. 어린 시절, 마음에 품었던 첫사랑과의 재회. 하지만 역모라는 누명을 썼기에 쉽사리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안서진과 연희수.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안서진과 연희수의 선택 그리고 결말은? 관통하다. 자타공인 레즈비언이자 학내의 유명인사, 연희수. 그런 연희수가 공부만 잘하고 재수는 최고로 없는 안서진을 찍었다? 하지만 너무도 높은 철벽 앞에서 해맑은 또라이, 연희수가 좌절하려는 찰나! 어느 날, 안서진이 교과서를 몽땅 잃어버렸다고 발만 구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연희수가 안서진에게 한 제안은? 그리고 이 둘의 결말은? * 서진의 시선이 흔들렸다. 하지만 희수의 시선은 미동도 없었다. 제 눈앞의 서진만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너무 가까워서 초점이 맞지 않는 듯 미간이 살며시 좁혀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한 치 앞에 있는 서진과 희수는 똑바로 시선을 나누고 있었다. “…뭐, 뭐 하는 짓이냐.” 먼저 물러선 사람은 서진이었다. “신기해.” 하지만 희수가 곧장 서진의 코앞으로 다시금 따라붙었다. “네 눈이 반짝거려.” “…그게 뭐. 그게 어째서.” 서진은 제게 다가온 희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이 예쁜 빛을 보라고 네게 설명하고 있었거늘. 내 말을 듣기는 한 거냐.” “네가 더 예뻐.” “…그게….” 귀 끝까지 붉어졌다. 뺨에 닿는 공기 온도가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넌… 넌 대체 모르는 거냐?” “뭘? 내가 뭘 모르는데?” 무시라도 하는 거냐고. 그 말이 기분 나쁘다는 뜻으로 바짝 솟은 희수의 목소리. 내가 이런 것까지 설명해야 하나. 괜한 치기에 서진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런 건, 정인들끼리 하는 거야.” “정인이 뭔데?” 아까처럼. 기다렸다는 듯 곧장 돌아온 질문. 얼굴의 열기가 더욱 퍼져, 목까지 달아올랐다. “…좋아하는 사람.” 가슴이 너무 뛰었다. 심장이 불타듯 뜨거워졌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 “너, 나 안 좋아해? 나는 너 마음에 드는데?” 풀로 붙여도 이보다는 간격이 있겠다. 서진은 제 마음도 모르는 채로 말만 찰싹 이어붙이는 희수를 제게서 밀쳐냈다. - ‘지독하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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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가 2020년 5월에 출간한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작품의 개정 및 외전 증보판입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구매 및 감상 전, 아래의 주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시기를 권고드립니다. * 본문 내에 매우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DS(돔섭, 도미넌트-서브미시브) 관계 및 강압적인 성행위 장면이 있습니다. * 일부 에피소드에 강도 높은 체벌, 산란 플레이, 브레스 컨트롤, 더티 토크, 애널 플레이, 도구 플레이를 모두 포함한 가학적이고 수위 높은 BDSM 장면이 있습니다. * 일부 에피소드에 유혈 묘사 및 자살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 본 이야기는 오로지 소설 속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지명·기관·단체명·사건 등은 현실과 어떠한 관련도 없습니다. 왜. 감정을 넘어서 파도처럼 몰아치는 수많은 질문. 그중 하나의 해답이 자리에 앉는 순간 떠올랐다. 기억 속에 있는 대답. 아마도 저와 같을. 다르지 않을.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글자나 숫자, 그래프가 빼곡한 종이를 내려다보던 무심한 시선이 화들짝 놀란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아….”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린 그 말을 주워 담기라도 할 것처럼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진은 놀란 눈으로 저를 보는 세하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빤한 시선이 지긋한 모습으로 저를 향했다. 하지만 마주침은 길지 않았다. 세하는 하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요.” 더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팔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데, 마치 다른 차원인 듯 거리감이 느껴졌다. 하진은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가방만 애꿎게 쥐었다가 폈다. 「세하야. 우리는 안 돼.」 그렇게 제게 마음을 주어 놓고도, 자신의 이기적인 말에 눈물도 흘리지 못했던 아이. 「먼저 갈게.」 졸업과 함께 결별을 고하고, 내리는 눈 속에 그대로 내버려 두고 왔던 그 아이. 하진과 세하는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서로의 첫사랑이었다. *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을 마음에 간직한 채로, 오랜 시간을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된 세하와 하진. 아직 서로 잊지 못했지만, 발목을 붙잡는 과거로 인해 쉽사리 하진의 마음을 받지 못하던 세하가 하진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세하의 대학 시절 BDSM 파트너 J. 글로벌 투자 기업을 운영하는 J의 등장과 함께 혼란스러워지는 세 사람이 다다르게 될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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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든 꽃 ; 잔향

* 본 작품은 GL 작품으로 오메가버스 소재를 활용한 작품입니다. 구매 및 감상 전 반드시 확인 부탁드립니다.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의 작품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의 다른 세계관(Another Universe) 외전 격 작품입니다. ‘서성대는 나의 종착지’ 감상 후 ‘시든 꽃 ; 잔향’ 작품을 감상하신다면, 연계하여 감상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본 이야기는 오로지 소설 속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지명·기관·단체명·사건 등은 현실과 어떠한 관련도 없습니다. “추파는 나에게 던져놓고, 키스는 다른 사람과 하네요.” 턱이 아플 정도로 키스하는 저 사람에게 내 목소리가 닿을까. 도착하기도 전부터 끈적하게 전희의 쾌락을 담은 소리가 울리던 이곳이었다. 마르고 버석버석하게 갈라진 자신의 목소리가 저 사람에게 과연 닿을지, 세하는 스스로 자문하면서도 말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가슴이 들끓었다. 심장이 너무 아프게 뛰어서, 머리가 다 욱신욱신할 정도였다. 겨우 고른 숨이 다시금 차올랐다. 어쩌면. 그래서 말했다. 이렇게 우스운 말을. 어떻게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꺼내고 말았다. 그러자. 흘긋. 씩. 키스하는 상대에게 가려져, 한쪽 눈동자만이 제게 닿았다. 눈을 감고, 키스를 그 어떤 미식보다도 달콤하게 즐기던 J가 눈을 떠서 저를 바라보았다. 이어서는 뺨이 움직였다. 펠라티오의 쾌락이 즐겁다고 미소 짓던 움직임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뺨이 움직이면서 입술이 그린 곡선은.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비웃음이었다, 명백할 정도로. *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그룹인 Q 그룹의 새로운 총수로 취임한 이세하가 극우성 오메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알파 등 세하와 관계할 수 있는 모두가 비슷하게 이기적인 욕망을 내세우며 밤을 보내자고 제안하지만, 세하는 바쁘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하거나 그럴 만한 자리에는 아예 참석하지 않는다. 어머니들께서 물려주신 Q 그룹이라는 유산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세하에게, 세계적인 명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프라이빗 기부 파티 초대장이 도착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하는 J,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유력한 기업인 AGH의 대표이사로부터 하룻밤을 같이 보내자는 제안을 받는다. 처음에는 무례할 정도로 냉정하게 거절하지만, 오로지 이 사람만이 자신의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면서 물러났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전에는 누구도 세하의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한 번쯤 떠보는 행위로 착각하면서 더더욱 들이댔기 때문에 J의 반응을 차차 긍정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J에게 아까 오히려 자신이 실수했다고 사과하면서 기업인으로서 친목을 다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차에, 자신에게 하룻밤을 제안한 J가 두 명의 오메가와 파우더룸에서 관계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한국으로 귀국한다. 그때 느낀 페로몬을 잊지 못해서 괴로워하던 차에 AGH, 즉 J에게서 Q 그룹, 세하에게로 공식 서한이 도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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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지 않는 거위

* 비속어 및 가정 폭력이 본문 중에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본 작품은 훙넹넹 작가의 작품 ‘삼각관계에 관한 고찰’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두 작품은 완전한 별개의 작품으로 감상 가능하오나, 더욱 풍성한 감상에 도움 되시기에 말씀드립니다. 작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GL #백합 #현대물 #첫사랑 #치유물 #힐링물 #성장물 #상처공 #연하공 #삐뚤빼뚤제멋대로공 #직진애교공 #연상수 #까칠다정무뚝뚝수 #순진도도수 그 어쭙잖은 키스라는 것조차 해서는 안 됐던 걸까. 마음 안에 꽁꽁 싸매고, 그 어떤 친구에게도 내보이지 않았던 본심 그 안의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됐던 걸까. 아니면 그냥. 이 모든 시작이 된 첫 만남을 거절해야 했던 걸까. 바쁘다는 단순한 핑계라도 대서. 지금은 모든 일을 돌이킬 수 없는 것만 같았다. 나아가야만 할 것 같았다. “네가 아는 키스.” 준영은 제 입술을 더듬었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말까지. 입술을 더듬던 손을 내려, 준영은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해줘. 궁금해.” 수지의 시선이 시트를 잔뜩 구겨서 쥔 준영의 손에 닿았다. 제 마른 입술을 혀끝으로 살짝 적셨다. “술 냄새. 많이 날 텐데.” “그럼….” 닿은 시선. 이 바깥의 건 무엇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둘의 시선이 강렬하게 교차했다. 어떻게 이런 말이 떠오를까. 시트를 쥔 손바닥에 땀이 찼다. 심장이 귓전을 울렸다. 준영은 제 입술을 세게 물었다가. 놓았다. 수지의 시선이 준영의 눈동자에서 그 입술로 옮겨갔다. “네 키스로 취하게 해줘.” 황금알을 낳는 거위만이 쓸모 있을까요?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잠겨, 주변이 바라는 일은 무엇도 하지 않으면서 제멋대로 사는 수지에게 모두가 이제는 갈 길을 찾으라고 한소리를 하곤 합니다. 그런 수지에게 못난 상처를 봐도 싫지 않고, 지금의 수지가 너무도 대견하다고 말하는 새로운 인연이 찾아옵니다. 수지는 새로운 인연과 함께 마음 깊이 묻어버린 상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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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정도는 우산 없이 맞아도 괜찮잖아.

* 시대적 특성을 반영한 축약어가 본문 중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친이 돌아가시고, 장학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은해수는 매일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저만의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이런 은해수를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한 유주연이 같은 학교에 입학해서 고백의 때를 기다리며 꿈을 부풀리는 동안, 은해수의 곁에 현소영이라는 인물이 나타난다. 은해수와 같은 과, 같은 학번인 현소영은 타고난 재능으로 등단 및 대학까지 입학했지만, 사람과 공부가 모두 재미없다는 이유로 학사 경고를 받고 곧장 휴학해버리는 등 기상천외한 짓을 저질러서 눈총과 경탄을 동시에 받는다. 이번 학기에는 조용히 학교에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강의실에 자리한 개강 첫날, 현소영에게 비를 맞고서도 웃으며 들어오는 은해수가 눈에 띄었다. 우산이 있음에도 우산을 쓰지 않고서 비를 맞은 은해수의 밝은 모습을 특이하게 여긴 현소영은 은해수에게 저만의 방식으로 다가간다. 장학금과 공부 이외에는 무엇에도 관심 없는 은해수만을 바라보는 두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다가가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세 사람의 결말은? * “처음은 네가 했으니까. 두 번째는 이렇게 해도 상관없겠지.” 여기까지 말했을 때. 그제야 소영의 눈이 답을 찾았다고, 혼란을 거두었다. “좋았다, 싫었다. 이런 느낌이 아니야. 첫 번째는 내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래 끌었다. 소영이 저를 이토록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어떤 흐름이 있었겠지만, 해수에게는 단 하나였다. 웃음. 저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다정한 웃음. 이제는 뜻을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내 의도대로 하자.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맛보여주고 싶다고 했잖아. 그런데 난 잘 느끼지 못했거든. 그 키스도, 네 웃음도. 자신의 마음은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 속이었다. 말보다는 조금 더 분명한 것이 필요했다. “…그럼 모든 게 선명해질 것 같아. 아니.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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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형의 적색

* 본 작품에는 극단적 선택 및 유혈 등의 장면이 적나라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가정 내 언어폭력 등 학대 및 위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 요소가 다분한 작품으로 구매 및 감상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 전쟁 및 고문 장면 등 몹시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매우 다수 등장합니다. *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는 로맨스판타지 작품으로 GL 장르 내에서 통용되지 않는 불호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 의도에 따라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문장이 있습니다. “그대의 소감을 들을 수 있을까.” “…좋았습니다.” 깜박. 눈을 한 번 깊게 깜박인 아켈라시르가 꺼낸 첫마디에 긴장이 사르르 녹았다. 거짓일 수도 있다. 그저 당혹스러운 이 자리를 모면하려고 꺼낸 면피일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좋다는 한마디가, 우습게도 좋았다. 키스 후. 아켈라시르가 꺼낸 보답이라는 단어에 어색하게 굳었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져, 드디어 미소라는 걸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미소에 반대 방향에서도 손이 올라왔다. 손이 올라와서, 레이의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젖은 입술을 단정히 정돈하고, 손끝과 손등으로 조심스럽게 뺨을 보듬었다. 손이 돌아갔다. 뺨에 담겼던 온기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여태 받은 탄신 연회의 답례품이나 전하께서 주셨던 다른 보답들보다. 오늘 받은 보답이 가장 좋았습니다.” 진심. 이 애가 말하면 그리 느껴진다. 진심. 진정으로 이리 생각해서 말한다는 듯싶었다. 누구에게서도 받은 적 없기에 모든 말을 거짓이라고 여기며 믿지 않는데, 이 애는 내게 몸소 보여 주었다. 내가 말한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매해 약속을 지켰다. 이곳까지 혼자 왔다. 어미가 생사의 기로에 선 위중한 순간에도 나를 보기 위해 왔다.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타국의 나를 위해 애를 쓰는 이 애를. 나는. 멍청히 옆에 둔 레이의 손이 바닥 안으로 말려들었다. 나는 믿고 싶어. 난 널 믿고 싶어, 아켈라시르. 이 애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황제의 위? 황녀? 그런 것. 아무래도 좋아. 레디앵트로 떠나서, 이 애의 시종이 되어도 좋아. 그래도 좋으니까, 이 애의 옆에 있고 싶어. 아무도 나를 바라지 않는 이곳에서 사라져서, 나를 위하고 걱정하는 이 애의 옆에서 발닦개가 되어서 평생을 살아도 좋아. 마음이 자랐다.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줄 수 없던 마음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움텄다. 흔들리지 않고, 제게만 곧게 보이는 마음 앞에서 레이가 세상에 높다랗게 쌓은 미움과 적개심의 한편이 무너졌다. 레이는 울고 싶었다. 이 애에게 안겨서 엉엉 울고 싶었다. 널 따라갈래. 날 죽이지 못해서 안달하고 증오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아. 날 염탐하는 이들 사이에서 늘 꼿꼿하게 날을 세우는 일이 나도 지쳐. 그래서. 그래서 레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바꿀 수 없는 현실. 이 애도. 저도. 자신이 황제가 되지 않는 한. 아니. 황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바꿀 수 없는 현실.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레이는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비틀린 미소로 받은 다정함을 돌려주었다. 젖은 입술이 달빛에 해반드르르하게 빛났다. 예뻐. 하지만 차게 식어서 감기라도 걸리면 곤란하다. 레이는 제 손으로 아켈라시르의 입술을 정돈했다. “처음인가.” “예, 전하.” “그래. 그렇군.” 처음. 처음이라는 말이 기껍다. 레이의 미소가 조금 더 짙어졌다. * 1년에 단 하루. 그마저도 몇 시간. 아니. 사실은 겨우 몇 분뿐. 그 속에서 사랑이 피어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그 사랑은 대체 얼마나 깊고도 짙을까. 제국 엘 브릴란스의 황녀 세피알레이나와 왕국 레디앵트의 왕녀 아켈라시르. 1년에 단 하루뿐인 만남에서 피어난 애틋한 사랑이 피로 범벅이 된 전쟁으로 이어져서 상대방을 향해 검을 겨누게 되는 두 사람의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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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부터 시작하는 사내 연애 ; TMI episode

# 인생이 고달픈 스물여섯 살 어린 부사장, 안서진.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만 9년인 멍뭉이, 연희수. J 모터스에서 펼쳐지는 까칠 서진과 댕댕 희수의 알콩달콩, 핵빡치는 이야기! # “연….” > 부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왜 전화 거셨어요? 어디 편찮으세요? 이렇게 불 켜면 되냐고. 이제 퇴근할 거냐고. 코웃음과 함께 연희수에게 비아냥거리려던 서진은 전화가 연결되기 무섭게 쏟아지는 저만을 향한 걱정 앞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나를 신경 쓰라고 어르신이 붙여 놨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이렇게까지 제 일에 열중할 수가 있나. 신기하기도 하면서, 대단하기도 하면서. 아직 신발도 벗지 않았던 서진은 멈추었던 자리에서 느리게 신발을 벗으며, 실내화로 갈아신었다. “봤어요?” > 아. 불 켜신 거요? 네. 보고 있습니다. 봤습니다. 들어가는 중이에요. 이렇게 말했다면 기분이 덜 이상했을 것 같았다. 보고 있다는 말이 제게 전해졌고, 서진은 그 말에서. 이상한 안정감을 느꼈다. “퇴근해. 오늘도 고생 많았는데.” > 제가 고생이랄 게 있나요. J 기획 직원분들이 보시기에도 제가 별로 일 안 하고 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셨다는 말씀 아니었나요? “원래 멀리서 보면 다 희극이랬어요.” > 저는 가까이서 봐도 희극 같아요, 제가. 하하. “웃긴 말.” > 그래요? 웃기셨어요? 다행이네요. 웃으시라고 말씀드렸어요. 모를 수 없었다. 늘 딱딱했던 제 얼굴이 요즘 들어서 얼마나 부드러워졌는지. 아마도 일부러 꺼냈을 이 말 앞에서 서진은 오늘도 웃었다. 한번 입가에 띄우고 나면, 잘 지워지지 않는 즐거운 웃음을. 서진은 오늘도 입가에 기분 좋은 곡선을 그렸다. “하여간 퇴근해요. 요즘 고생 많잖아.” > 저는 고생이라고 생각 안 해요. 그리고 부사장님. “응.” 제가 먼저 전화를 끊으려고 말을 꺼냈음에도. 이 먼 거리의 대화를 더 잇고 싶어서, 희수가 저를 부르는 말에 서진은 냉큼 대답했다. > 혹시… 아까 엄마가 한 말이 부담스럽지 않으셨다면. 나중에 집에서 같이 식사 한번 하실래요? 처음이니까 일단은 집으로 모시고 싶어요. 처음. 처음이 있으면. 다음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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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정도는 우산 없이 맞아도 괜찮잖아.

* 시대적 특성을 반영한 축약어가 본문 중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친이 돌아가시고, 장학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은해수는 매일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저만의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이런 은해수를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한 유주연이 같은 학교에 입학해서 고백의 때를 기다리며 꿈을 부풀리는 동안, 은해수의 곁에 현소영이라는 인물이 나타난다. 은해수와 같은 과, 같은 학번인 현소영은 타고난 재능으로 등단 및 대학까지 입학했지만, 사람과 공부가 모두 재미없다는 이유로 학사 경고를 받고 곧장 휴학해버리는 등 기상천외한 짓을 저질러서 눈총과 경탄을 동시에 받는다. 이번 학기에는 조용히 학교에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강의실에 자리한 개강 첫날, 현소영에게 비를 맞고서도 웃으며 들어오는 은해수가 눈에 띄었다. 우산이 있음에도 우산을 쓰지 않고서 비를 맞은 은해수의 밝은 모습을 특이하게 여긴 현소영은 은해수에게 저만의 방식으로 다가간다. 장학금과 공부 이외에는 무엇에도 관심 없는 은해수만을 바라보는 두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다가가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세 사람의 결말은? * “처음은 네가 했으니까. 두 번째는 이렇게 해도 상관없겠지.” 여기까지 말했을 때. 그제야 소영의 눈이 답을 찾았다고, 혼란을 거두었다. “좋았다, 싫었다. 이런 느낌이 아니야. 첫 번째는 내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래 끌었다. 소영이 저를 이토록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어떤 흐름이 있었겠지만, 해수에게는 단 하나였다. 웃음. 저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다정한 웃음. 이제는 뜻을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내 의도대로 하자.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맛보여주고 싶다고 했잖아. 그런데 난 잘 느끼지 못했거든. 그 키스도, 네 웃음도. 자신의 마음은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 속이었다. 말보다는 조금 더 분명한 것이 필요했다. “…그럼 모든 게 선명해질 것 같아. 아니.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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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님이 술 먹고 내 집 앞에 뻗은 사연

프로 직장인 도경 앞에 만취한 옆집 여자가 나타났다?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천사님과 매사에 무던하고 팍팍한 백도경의 내일은 어떻게 될까요? * “졸업하자마자 직장 생활 시작한 후로는 벚꽃이 언제 피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지냈어요.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일만 하면서 지냈어.” 해가 져서 어두워진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떨어진 꽃잎을 빛의 조각으로 만들어주었다. 무수한 조각들이 오늘의 기억을 밝히는 추억으로 마음에 새겨졌다. “만약… 천사님이 없었다면 내 오늘도 이전과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사람 많은 곳 가는 걸 싫어하고, 다시 출근할 월요일을 위해 쉬는 것만 생각하는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 오늘도 퇴근하기 무섭게 집에서 저녁 먹고 자고 있었을 거예요. 아니면 책 보고 있었을 거야.” 잡은 손을 더 가까이했다. 말하지 않기로 한 사랑 대신, 어느새 서늘해진 공기 핑계를 대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어느새 사랑하게 된 당신의 온기를. “영원히 못 잊을 것 같아.” 오늘을.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자꾸 돋아나려는 슬픔은 애써 지우고 예쁜 모습만을 담아서 웃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혼자만 남아야 하는 세상에서 이때의 기억을 행복했던 순간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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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부터 시작하는 사내 연애 ; 따로, 또 같이.

J 모터스의 스물아홉 살 젊은 사장 안서진과 T 네트워크의 서른 살 젊은 부회장 서지아의 충돌! 기업 대 기업의 협약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터뜨린 서지아 부회장의 동성연애 발표. 기업의 향방 또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지만. 그에 더불어서 안서진과 연희수, 서지아와 유연서의 연애 또한 각자의 사정으로 파도를 타게 되는데…. * J 모터스와 T 네트워크의 자율주행 AI 개발 협약식. 이미 물밑으로는 진행 중이었지만, 샴페인을 터뜨리는 자리는 오늘이었다. 회장을 빌려서, 플래카드도 걸고. 기자들도 불러서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서명의 한 획마다 사진을 찍히는 자리였다. 서로 서명을 마친 문서도 잘 교환하고, 악수도 하고. 협약식은 멋지게 그리고 뜻깊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그런 것 같았다. 서지아의 이 한 마디가 아니었다면. 「기술과 개발 그리고 이를 대중에게 선보이기까지. 가장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로 함께한 제 파트너, T 전자 유연서 팀장님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아차. 아차! 카메라가 있는 이런 장소에서 이런 실수를 해서는 안 됐는데.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인터뷰하는 제 뒤에서 들린 서지아 부회장의 이 말이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서진은 누가 뒤에서 경적이라도 울린 양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셔터뿐 아니라 녹화 또는 생중계 중이기도 한 기자회견장. 서진은 더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돈된 미소와 함께 다시금 제 인터뷰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이미 이 상황을 예측 못 했다는 서진의 반응에 더불어, 수상식 소감이라도 밝히듯 애인과의 관계를 심지어 실명으로 밝힌 서지아의 행태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오늘의 협약식 기사를 거의 덮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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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에 관한 고찰

#GL #백합 #현대물 #삼각관계 #오피스물 #재벌공 #능력공 #연하공 #일단들이댐공 #소심수 #강단수 #연상수 #밀어내다가끌어오는수 #이야기중심 #달달물 “진심인데.” 시그니처. 이 웃음은 연서에게 서명과도 같았다. 반듯하지 않아서 더 가깝게만 느껴지는 웃음이 연서를 향했다. “뭘 더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걸요.” 한껏 기울어진 웃음이 알 수 없는 마음을 담아서 연서에게 가까워졌다. 그 마음 담은 웃음을 마주하기 힘들다고. 연서는 얼른 시선부터 피했다. “부하 직원이니까, 편하게 하시면 되죠. 신경 쓰실 일이 어디에 있겠어요.” “유 팀장님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신경이 쓰이는걸요. 말씀드렸잖아요.” 아아. 혹시. 그 말인가. 매우. “저는 유 팀장님께 매우.” 긍정적인. 호기심. 연서도 그리고 지아도. 서로 당연하다고 동시에 이 말을 떠올렸다. 그날처럼 짙은 밤. 상념에 현실이 겹쳤다. “긍정적인 호기심이 있다고. 실수라고 보일 수 있다면, 작은 부분이라도 피하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연서는 손끝을 지근지근하며, 아직 사라지지 않은 알코올에 타는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묻고 싶었다. 본부장이 팀장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서지아가 유연서에게. 대체 어떤 긍정적인 호기심이 있을 수 있는지. ‘그냥’도 아니고, ‘매우’ 긍정적인 호기심이라는 걸. 대체 왜 가지는 거냐고. * 폐차 직전의 똥차와 우주급 슈퍼카가 한 사람에게 돌진한다! 상대방의 변심으로 끔찍하게 차인 유연서는 같은 자리에서 머무를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이직한다. 그런데 이직한 직장에서 저보다 어리면서 배경까지 엄청난 상사 서지아가 영문을 모를 정도로 제게만 잘해준다. 받으니 역시 자신도 잘해줄 수밖에.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브랜드 콘텐츠 강화를 위해 유명 인사를 섭외하게 된다. 그중 한 명이 유연서의 옛 연인 강은아. 버려진 사랑이 사로잡은 기억에서 도망치듯 이곳까지 오게 된 유연서는 이 상황을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자신은 강은아가 싫어져서 헤어지게 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해주지만,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배경의 소유자인 서지아. 사랑했지만, 끔찍한 기억을 제게 준 채 저를 버렸던 옛 연인 강은아. 과연, 유연서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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긋다

세상이 그은 선 밖에 있는 이시은, 윤하서. 과거의 기억 때문에 꿈이 없는 이시은과 과거의 기억 때문에 꿈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윤하서가 가진 온기조차 앗아가는 겨울에 만났습니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따듯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 이상하지. 세상과 내게는 선이 있어.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없도록 경계 바깥으로 나를 구분 짓는. 너무도 가느다랗기에 채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의 선이 있어. 그리고 나는 늘 그 선 밖에 있어. 생각, 이상, 바람, 욕망. 뭐. 그런.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크다면 큰. 마음의 지지대와 미래를 향한 희망이라는 쓸모없는 바람은 보이지 않게 그어진 그 선 앞으로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삶의 여러 곳에서 생긴 상처가 아련하게 스며들어 자신의 모든 것을 그 뒤로 물려놓은 것처럼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어린 시절 두 번. 성인이 된 후로 세 번. 차였다는 멋진 말 같은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다섯 번의 연애가 끝났다. 짧은 사이 공허함에 꽝꽝 얼어버린 몸을 이끌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사랑은 환멸이다. 점멸하는 빛 너머 광원이 있으리라 생각해서 그 따스한 곳에 도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아무리 걸음을 옮겨도 절대 닿을 수 없는 환상. 그래. 모든 사랑은 환멸이다. 연인, 가족.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모든 사랑은 환멸이다.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잃고 맞게 되는 스물세 번째 겨울. 망연한 걸음을 누구도 없는 차가운 곳으로 옮기는 와중에. 겨울로 향하는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 온기를 또 조금 앗아갔다. 제게 있는 작은 것마저 빼앗는 계절의 찬 바람이 싫어 옷깃을 여몄다. 하지만 작은 틈새를 파고들어 온기를 빼앗고 허전함을 채우는. 이 바람이 부는 계절의 여백에서 생각했다. 내 옆이 허전하지 않은 겨울이 과연 허락되는 때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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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노을 아래. 나는 너를.

#아픈결별후다가온인연 #현대 #삼각관계 #오래된연인 #쾌활발랄녀 #상처녀 #순진녀 #짝사랑녀 #후회녀 #다정녀 #직진녀 #힐링 #달달 #일상 #잔잔 #애잔 #이야기중심 집 근처 바(bar)의 사장 지수빈에게 첫눈에 반한 소설가 윤담은 지수빈이 다른 사람과 만난다는 뜻의 반지를 확인하고는, 그 마음을 바로 접는다. 하지만 가게를 자주 찾으며, 서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내다가 지수빈이 연인과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윤담은 지수빈을 가게에 자주 찾아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위로하려고 시도하고, 좋은 사람이 얼른 결별의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는 생각에 데이트를 제안한다. 지수빈은 윤담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윤담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사이, 지수빈을 아프게 버린 옛 연인 선혜주가 다 상한 얼굴로 지수빈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너무도 많은 장애물에 지쳐서 지수빈과 결별하게 되었던 선혜주는 이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면서, 지수빈에게 다시 만나자는 제안을 한다. 오래 흐른 시간. 잊지 못한 기억. 새롭게 쌓인 마음. 서로에게 모두 흔들리는 세 사람의 행방은? * 담은 생각했다. 이제는 수빈에게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리라고. 놓지 못한 반지를 매만지는 일도. 물끄러미 입구를 바라보며,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일도. 버린 듯 두었던 휴대폰에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새삼 슬퍼하는 일도. 모두 이 사람에게 이제는 어울리지 않아. “수빈 씨.” 그래서 담은 오늘의 말을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겨울의 끝 무렵에 닿게 된 수빈의 결별을 알고, 또 지키면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으로 말미암아, 저 스스로 이 사람을 위로할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다. 담은 제 고민을 쉬이 넘기지 않고, 한참을 고르고 골라서 오늘의 말을 준비했다. “오늘 마감하고.” 일을 마치고. 영업 종료하면. 가게 끝나고. 오늘의 문장을 담은 제 능력껏 몇 번이나 고쳐 썼었다. 더는. 말라가는, 이전의 기억에 사로잡힌 수빈을 마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제 삶과 같고 또한 빛나는 이가 이렇게 퇴색하는 일을 묵과할 수 없었다. 마냥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저와 밤 벚꽃 산책하러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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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플라주

전장에서 동료들을 잃고 PTSD로 제대한 채수현에게 경호 의뢰가 들어온다. 국내 정상을 수년째 지키는 배우, 지애에게 스토커가 생겼기 때문. 동료를 잃은 좌절감에 채수현은 경호를 거절한다. 배우 지애, 이지은 또한 스토커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에 누구도 곁에 두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수현은 자신과 어쩌면 같은 모습으로 두려움에 떠는 지은의 모습에 결국에는 경호를 수락하고, 지은 또한 자신을 위해 전부 내어주는 수현에게 자신을 의지하기 시작한다. 서로 함께 살며 티격태격하면서도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실수한 스토커를 붙잡으면서 일상이라는 평화를 되찾는 듯싶지만, 이번에는 수현이 군인 생활을 하던 시절에 만나게 된 악연을 한국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 “잠깐만요.” 그렇게 멀어진 거리만큼 지은이 다가왔다. 다가와서, 내내 주머니에 넣어둔 채로 꺼내 보지 않았던 휴대폰을 꺼내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말이 없더라도,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고. 휴대폰에 시선을 준 수현의 눈썹이 가볍게 들썩였다. “번호 알려줘요. 수현 씨가 내게 바라는 게 없더라도.” 처음. 이 사람이 제 이름을 불렀다. 내내 차갑게 굴던 사람이 처음으로 부른 제 이름. 수현은 마른 침을 삼켰다. 어쩌면 완전한 남이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부른 일이. 수현은 눈으로 얼굴을 보고 있을 때만 그릴 수 있는 지은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부른 제 이름이 좋았다. 꼬박 이틀을 차갑고 또 잔인하게 굴던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서, 수현은 이 작은 일을 기쁘게 여겼다. “내가 수현 씨에게 해주고 싶은 게 생각날 수도 있잖아요. 지금은 솔직히 생각 안 나. 근데 생각나면. 응. 내가 수현 씨에게 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각나면.” 지은은 아직 수현이 받지 않은 제 휴대폰을 한 발자국 더 다가와서 수현에게 내밀었다. “그러면 연락할 수 있게. 번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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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에 관한 고찰

#GL #백합 #현대물 #삼각관계 #오피스물 #재벌공 #능력공 #연하공 #일단들이댐공 #소심수 #강단수 #연상수 #밀어내다가끌어오는수 #이야기중심 #달달물 “진심인데.” 시그니처. 이 웃음은 연서에게 서명과도 같았다. 반듯하지 않아서 더 가깝게만 느껴지는 웃음이 연서를 향했다. “뭘 더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걸요.” 한껏 기울어진 웃음이 알 수 없는 마음을 담아서 연서에게 가까워졌다. 그 마음 담은 웃음을 마주하기 힘들다고. 연서는 얼른 시선부터 피했다. “부하 직원이니까, 편하게 하시면 되죠. 신경 쓰실 일이 어디에 있겠어요.” “유 팀장님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신경이 쓰이는걸요. 말씀드렸잖아요.” 아아. 혹시. 그 말인가. 매우. “저는 유 팀장님께 매우.” 긍정적인. 호기심. 연서도 그리고 지아도. 서로 당연하다고 동시에 이 말을 떠올렸다. 그날처럼 짙은 밤. 상념에 현실이 겹쳤다. “긍정적인 호기심이 있다고. 실수라고 보일 수 있다면, 작은 부분이라도 피하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연서는 손끝을 지근지근하며, 아직 사라지지 않은 알코올에 타는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묻고 싶었다. 본부장이 팀장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서지아가 유연서에게. 대체 어떤 긍정적인 호기심이 있을 수 있는지. ‘그냥’도 아니고, ‘매우’ 긍정적인 호기심이라는 걸. 대체 왜 가지는 거냐고. * 폐차 직전의 똥차와 우주급 슈퍼카가 한 사람에게 돌진한다! 상대방의 변심으로 끔찍하게 차인 유연서는 같은 자리에서 머무를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이직한다. 그런데 이직한 직장에서 저보다 어리면서 배경까지 엄청난 상사 서지아가 영문을 모를 정도로 제게만 잘해준다. 받으니 역시 자신도 잘해줄 수밖에.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브랜드 콘텐츠 강화를 위해 유명 인사를 섭외하게 된다. 그중 한 명이 유연서의 옛 연인 강은아. 버려진 사랑이 사로잡은 기억에서 도망치듯 이곳까지 오게 된 유연서는 이 상황을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자신은 강은아가 싫어져서 헤어지게 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해주지만,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배경의 소유자인 서지아. 사랑했지만, 끔찍한 기억을 제게 준 채 저를 버렸던 옛 연인 강은아. 과연, 유연서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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