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입장!!!” 그래, 페이는 열 배! 하연의 머릿속엔 오로지 그 생각밖에 없었다. 그 순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그의 입술이 달뜬 입술 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어째선지 뭔가 조짐이 이상할 정도로 이상야릇해졌다. 이 느낌이 아닌데…… 뭔가 이상하다. 이 입술은 뭔가 다른가. “읏!” 찰나 물컹하면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입술 사이를 뚫고 빠르게 밀려 들어왔다. 숨 막히는 짜릿함에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하……. 가만히 좀 있어 볼래.” 한껏 달뜬 입술을 살짝 떼어 낸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쏙 들어박혔다. 나간 정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고개를 들었을 때 야릇한 시선을 쏘아 보내는 그의 얼굴에서 광채가 퍼졌다. “어?” 그 이름도 유명한 도현민과 지금…… 첫 키스를 했다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성 그룹의 본부장이자 배우이기도 한 그. 앞으로 넘어져도 코가 안 깨질 것 같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만 같은 남자. “입술 말고, 다른 것도 다 갖고 싶어지게 하네.” 한데, 이럴 땐 언제고. “그냥 내가 잠깐 이성을 잃었을 뿐이야.” “이보세요, 도현민 씨.” 몇 번이고 말하지만, 직진밖에 할 줄 모른다고요. 장롱면허라니까. 그래서 후진도 좌회전도 우회전도 유턴도, 다 없이 곧장 앞만 보고 밟는다고요. “저 잘못 건드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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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하고 싶어서 더는 못 참겠다고.” “이 호텔 어때.” “?!” “첫날밤 보내기에 어떠냐고.” 첫날밤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되더라. 그러니까 결혼을 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 뭐 그런…. “저 정도 침대면 충분할 것 같은데.” 갑자기 열기가 확 오르면서 얼굴이 홧홧거렸다. 열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마음에 드는 눈치네.” 하필 시선이 침대로 향하고 말았다. 방금 그가 충분할 것 같다고 말한 그 침대. “그럼 씻고 와.” *** 4년 전, 희주는 우혁이 내민 ‘이혼 보장 혼인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아무튼, 진짜 그쪽이랑 계약하면 결혼해도 같이 살지도 않고 그냥 지금처럼 학교 다니고 아이도 안 낳고 4년 뒤에 쫑 나는 거 맞죠?” 그렇게 4년이 흐른 뒤. “저는 도장까지 다 찍었으니까 나머지 작성하시면 돼요.” 이제 서명만 하면 끝이었다. “서명은 안 하셨는데요?” “그냥은 억울해서 안 되겠어서.” 하지만 4년간의 독수공방의 노력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너무 가혹했다. 대학 졸업 파티에서 다른 남자들과? 부비고? 술 마시고? 논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단다. 합리적인 금액으로 계산해서 말이다. “100억.” “네? 제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그럼 이혼 못 하겠네.” “헐….” 하… 대체 어디서부터 되돌려야 하는 거니….
국내 최고 의류기업 M&J어패럴 공식 후계자 강준혁. 두 번 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시간 낭비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딱딱남 강준혁을 눈 녹이듯이 녹여 버린 단 한 명의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비서 윤지연. “널 향한 마음을 보여 주고 싶어.” 마음이 통해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후 갑자기 사직서 한 장을 남겨 놓고 사라진 지연을 잊지 못하는 준혁. “저 이 결혼 못 해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2년 후, 지연은 상견례 자리에서 극적으로 준혁과 재회하게 되는데. “이렇게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났으니까. 보고 싶었어, 지연아.” “전 아니에요.” 지연은 준혁을 밀어내려고만 하고, 준혁은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한다. 번복할 수 없는 사돈 협상. 고군분투 끝에 준혁은 그녀를 계약으로 옭아매려 하는데..
“그쪽이 훔쳐 갔던 내 입술 말이야.” 5년간 헌신했던 남자친구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덮치려다가 뼛속까지 오만한 애먼 남자의 입술을 덮쳤다. “다시 찾아와야겠는데.” 완전범죄라고 확신했건만, 목표물을 반드시 손에 쥐고 만다는 남자가 평생직장으로 삼은 ‘제이강 로펌’의 대표 변호사로 나타났다. 그리고… “당신 입술을 볼 때마다 미칠 것 같거든, 내가.” 악연인지 운명인지 헷갈리는 끈질긴 남자의 소유욕 짙은 집착에서 언젠가는 헤어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화장 안 한 얼굴이 훨씬 예쁘네.” 계약관계 혹은 상사와 부하라는 형식 따위는 이미 잊은 채. 그저 서로에게 이끌린 채로 몸의 대화에 솔직해졌다. “끝까지 가고 싶어요….” 긴 밤이 지나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계속. 우리의 첫 연애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거 놔줘요.” “3년 만에 만난 남편에게 하는 첫마디치고는 상당히 고약하단 생각 안 드나.” 설마 했지만 역시였다. 애석하게도 모든 불길한 예감은 한 치의 빗김 없이 맞아떨어졌다. 선택권을 부여한답시고 벌인 계략이었단 말인가. 정말 지독한 사람. 지겹도록 끈질긴 이 사랑. “억지 부리지 말아요.” “출장 다녀온 사이에 이혼 합의서 남겨 놓고 사라진 아내보단 덜한 것 같은데.” 우리 부부의 사랑은 뜨겁고도 애틋했으며 격렬했다. 3년 전 그 집안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이런 보석 따위로는 도저히 내 마음을 다 보일 수가 없어.” “난 자신 없어요. 우현 씨한테 어울리는 여자랑 해요, 결혼…….” “너 아니면 나 죽어.”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보여 줄게. 네가 내 목숨이라는 거.”
내 아이의 첫 재롱 잔치가 있던 날. 이혼 후 미국으로 떠났던 전남편이 나타났다. 우리 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의 아빠로. “찬우 아빠 이름이 뭐지.” 지나치게 낮은 저음으로 물어오는 그의 말에, 채원은 순간 눈앞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그냥, 찬우 아빠 이름이 뭔지 궁금해서.” 뺨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에 어깨가 움찔했다. 낯익은 향기가 코끝을 에워싸 버린 탓일까. 얼굴이 홧홧거리기 시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른침이 꼴깍 삼켜졌다. “그게 왜 궁금하죠?” “혹시 찬우 아빠 성이 강 씨는 아닌가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