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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사귄 애인에게 무참히 버림받았다. 배려 없는 잔인한 이별에 남은 건 미움밖에 없었다. 내가 아픈 만큼 그도 아프게 하고 싶었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말했듯이 난 거짓말 별로 안 좋아해요.” “네. 알아요.” “남들 앞에서 뻔뻔하게 연기 같은 거 할 자신도 없어요.” “……네.” 이제 제발 저 이야기를 그만 꺼내 주었으면 좋겠건만, 그는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화제에 올리고 있었다. 역시 인생은 후회의 연속인가 보다. 애초에 그런 부탁을 하는 게 아니었다. “진짜라면 모를까.” 앞으로 한동안 그의 얼굴을 어떻게 보나, 고민하고 있는데 귓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 들려왔다. “정하윤 씨.”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는 그를 하윤은 긴장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복수하고 싶으면 진짜로 나 만나는 건 어때요?” “……네?” 순간 차가 신호에 걸렸다. 그의 짙고 검은 눈이 대답을 갈구하듯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42 화
연령 등급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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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정보

팬덤 지표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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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 태연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승조의 말에 유경이 서둘러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몸을 일으켰다. 자그마한 몸이 바스락거렸다. 그러다 균형을 잃고, 그대로 소파 아래로 몸이 넘어갔다. 승조는 서둘러 두 팔을 뻗어 그녀의 가녀린 몸을 지탱했다. 쑥 끌어 올리자 단숨에 따라 올라오는 몸이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졌다.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 건가. 툭 건드리면 부러질 것 같은 가냘픈 그녀의 손목을 보며 승조가 인상을 찌푸렸다. “고, 고마워.” 평정을 되찾은 그녀가, 이번에는 천천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코끝을 맴돌던 기분 좋은 비누 향이 멀어지자,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유경이 있으면 편하게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을. 왜 그녀여야만 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게 유경은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고마우면 내 부탁 하나 들어주지.” “부탁? 무슨 부탁?”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유경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막상 염치없는 부탁을 하려니, 승조 역시 긴장이 되었다. “이거 쉽게 하는 말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어.” “뭔데 서두가 그렇게 길…….” “같이 자자,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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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2016년 12월 1일 출시된 [끝과 시작]과 연작입니다. 내 시작과 끝은 항상 너였다. 그러기에 네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끌리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너를 닮아서라고, 이 감정은 사랑이 아닌 욕망일 뿐이라고. 그렇게 믿었다. 내가 너를 못 알아볼 줄은 꿈에도 모르고…….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딱딱한 말투로 묻는 그녀의 말에 그의 입에서 무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가벼운 연애하고 싶다며? 그냥 나랑 하자고. 나도 네가 필요해.” 그의 말에 메이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 그녀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에 한심하게도 기대가 차올랐다. “너랑 같이 있으면 유나랑 같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어. 그래서 자꾸만 마음이 흘러들어가. 네가 유나 같아서. 유나랑 닮아서.”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 그녀의 마음속에 차올랐던 기대감은 차갑게 식었다. “그래서요? 나보고 유나 씨인 척 연기하며 당신 곁에 있어 달라는 말인가요?” 버석거리는 목소리로 묻는 그녀의 말에 그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그래.” 그가 탁한 목소리로 힘겹게 답했다.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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