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 – 죽은 동생이 남긴 아이. 그를 위해 기적이 필요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나타난 그녀. “저 여자를 잡아와. 지금 당장!” 유진 – 사랑받고 싶었던 가족이 그녀를 버렸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떠난 여행. 그리고 낯선 눈동자. “당신은 영어를 잘하는군.” “배웠으니까요.” “그럼 보모일도 배워요.” -본문 중에서- “내가 키스해도 돈을 줘야 해요?” 유진의 말에 그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룻밤은 어때요? 그건 얼만가요?” 유진은 자신이 뱉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눈물 끝에 흐린 생각이나 와인 한 잔의 취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이 밤에 누군가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는 갈망이었다. “위험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당신에게도 위험한가요?” “아니, 전혀.” “그렇다면 상관없어요.”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2018년 01월 26일
1주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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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이정원. 부모님에게 좋은 선물을 하기 위해 친구 사촌 동생의 과외를 시작한다. 수업방법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신의 아르바이트. 좋기는 해도 어쩐지 자존심이 상한다. 게다가 말 한마디 지는 법이 없는 밉살스러운 녀석이라니. “나 이 과외 계속해야 하니?” 19세 최건. 법무법인 태종의 유일한 후계자. 엄격한 아버지와 계모. 금수저를 물고 났으나 자유는 박탈당하고 의무는 무겁기만 하다. 거기다 별 의미 없는 과외까지. 그래도 까라면 까야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익숙한 사람과 하는 게 더 좋잖아요.” 그리고 5년 뒤 다시 만났다. 마음은 저 멀리, 몸으로 시작된 관계 그리고 서로의 사정. “나 좋아하니?” “좋아하면요?” “나는 너랑 그냥 노는 거야. 나는 연애할 생각이 없어.” “나는 좋아해요.” “내가 뭐라고.” “그러니까, 당신이 뭐라고.”
카페를 운영하는 재이는 알바생 서우에게 자꾸만 눈이 간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차분함. 다정한 배려. 그리고 끓는 듯한 시선. 그 속에 재이가 있었다. “서우 씨, 혹시 날 좋아해요?” 폭우가 쏟아지던 날. “사장님, 제가…… 그러면 안 돼요?” 곁에 있게만 해 달라는 절박함을 재이는 밀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림에 재능이 있는 서우가 유학을 떠날 기회를 숨기고 재이를 선택했을 때 “서우 씨, 같이 있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의 미래를 가로막는 족쇄가 될 수는 없었다. “우리, 그만할까요?” 예쁜 서우. 다정한 서우. 착한 서우. 너를 떠나보낸 걸 절대 후회하지 않을게. 어느새 물든 마음을 감추고 재이는 서우를 차갑게 밀어냈다. 그리고 4년 후. 화가로 성공한 서우가 다시 돌아왔다. “사장님, 아직도 제가…… 그러면 안 돼요?” #사고 같은 하룻밤 #사장님, 저 어린애 아니에요. #사장님, 가르쳐 주세요. #사장님, 조금만 더 할게요. #사장님, 말해봐요. 좋다고.
서우제. 이상한 여자애였다.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토끼굴이라도 있을 것 같은 정원에서 불쑥불쑥 말을 붙일 때부터. “나랑 편 먹을래요?” 맹랑한 물음에 태어나 처음 그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만만한가 보다?” 무슨 소리를 했다고 얼굴은 또 복숭아처럼 물드는 걸까. 미움밖에 없는 그의 세상을 파고드는 저 동그란 머릿속이 자꾸 궁금해졌다. 이하경. 그해 여름, 무례한 남자가 나타났다. “기분 나빠. 소가 핥은 것처럼 생겨서는.” 그해 가을, 가족을 송두리째 잃은 하경에게 위로가 되었다. “괜찮은 척하지 마. 안에서 아픈 건 못 고쳐.” 그해 겨울, 그의 편이 되고 싶었다. “해요. 정략결혼.” 그해 봄, 그와 헤어져야 할 때였다. “이혼해요. 2년이면 충분해.” 마지막, 이혼 전야. “당신 아이를 가졌어요.” 필요로 이어져 어느새 사랑이 되어 버렸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지워.” 그의 차가운 말에 절망으로 도망쳤다. “낳을 거야. 내 아이니까.” #그냥 나 좀 안아요. #누가 그쪽 사랑한댔나? #편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내가 쏘는 게 벌 보다 더 아플 텐데. #똥 줍지 마. 밟지도 말고.
란의 대꾸에 권은 반박하고 싶었다. 그런 걸로는 가족이 될 수 없다고. 우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완벽한 남이라고. 그러나 역시 말할 수 없었다. 그건 사실이긴 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모든 게 갑자기,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변해 버렸다. 란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권을 그림의 떡 보듯 해야 한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게 그녀에게 닥친 현실이었다. 반흔의 로맨스 장편 소설 『I m Yours』.
아버지의 내연녀. 그 여자의 딸. 그 해사한 얼굴을 보는 순간 통증을 느꼈다. 최도영 아버지가 사랑한 여자의 딸. “나한테 왜 그래?” 순진한 물음. 이서은 평온한 일상을 깨트려버린 나쁜 새끼. “너 나 좋아해?” 비웃는 물음. 마주친 악연. 서로를 할퀴던 순간. 만나고 헤어진 기억.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붙잡았다. “이번엔 못 물러. 절대.” #목적? 그게 뭔데? #너 괴롭히는 거 #다시는 웃을 일 없게 #9년 만의 재회 #시키면 다 해? #벗어 #멀쩡하게 나가고 싶으면 #왜 웃어? #예뻐서 [미리보기] 서은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미안해. 도영아.” 도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서은을 번쩍 들어 정면에 보이는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작은 방에 핑크색 이불이 깔린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다시 9년 전 그때로 소환되는 느낌이 들었다. 불쾌해야 하는데 불쾌하지 않은 기분이 혼란스러웠다. 메말랐던 땅에 물이 스미는 것처럼 마음이 자꾸만 흐물거렸다. 잡념을 떨치려고 도영은 서은의 옷을 거칠게 벗겼다. 가슴과 목, 팔과 다리, 파르르 떠는 허벅지, 은밀한 살점들까지 사정없이 물고 빨아 자국을 남겼다. “흐윽…….” 서은이 이불을 움켜잡으며 바둥거렸다. 도영은 서은의 나신을 훑어보며 바지 버클을 풀었다. 튕겨 나오는 페니스를 다리 사이에 조준하고 단번에 푹 꽂아 넣었다. “아학!” 서은의 가는 몸이 활처럼 휘며 퍼덕거렸다. 그러면서도 미련하게 그를 담았다. 크게 열린 동공 가득히 일그러진 그가 있었다. 저를 향해 뻗어 오는 손을 도영은 매몰차게 내쳤다. 서은의 백설기 같은 엉덩이를 움켜쥐고 손톱을 박아 넣었다. “아파, 아파…….” 서은이 손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손가락 하나도 떼어 내지 못했다. 도영은 서은의 가랑이 사이에 제 몸을 짓이겼다. 서은의 안은 질척하게 넘쳐흘렀다. 박아댈 때마다 애액이 맞물린 틈으로 새어 나왔다. “이렇게 젖어서 아프다고 하는 거야? 아픈 거 맞아? 즐기는 거 아니야?” “흐읏…….” 서은이 아니라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렇게 예쁜 분홍빛으로 물들어서는. 페니스를 빠끔빠끔 빨아대면서. “거짓말.” 도영은 믿지 않았다. “거짓말.” 서은은 또 저를 속이는 것이라고, 방심하는 순간 다시 저를 버릴 게 분명하다고, 사과 따위는 절대 받아 주지 말라고…….
윤도희. 15년 만에 나타난 쌍둥이 여동생의 부탁. “나 대신 결혼 좀 해줘.” 계획은 힘이 빠질 만큼 간단했다. 동생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다가 이혼하는 것. 하지만 결혼은 진짜였다. 모든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 매 순간 거짓을 꾸며내며 버틸 수 있을까. 끝까지 들키지 않고 이혼을…… 할 수 있을까. 강우신. 평생 모범생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정략결혼도 했다. 고아. 입양아. 닳고 닳았다는 꼬리표를 단 여자도 상관없었다. “궁금한 게 있어요.” 도희는 마른 입술을 축이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이 결혼, 언젠가는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 반듯한 눈썹 아래로 드러난 검은 눈동자가 가만히 도희를 담았다. 굵고 선명한 목울대가 오르내리고 흐르는 모래같이 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의든 타의든 선택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선택한 길을 따라 걷는 수밖에.” “…….” “그 끝에 뭐가 있는지 몰라도 책임지면 되는 겁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떠밀리듯 가야 한다는 말은 도희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우리 결혼은 사업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그쪽이 얻을 이익에만 집중해요. 적어도 지금은.” 내가 얻을 이익…… 동생이 무사히 아이를 낳을 시간을 벌고 나서 함께 사는 거. 도희는 단단하게 굳은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우신 씨 아내가 될게요. 적어도.” 지금은.
꽃집 여자 서지원. 아침마다 가게 앞을 달리는 남자가 눈에 박혔다. “우리 사귈래요?” 물 한 잔을 미끼로 용기를 내었다. 글 쓰는 남자 윤다이 꽃집 여자의 물은 청량하고 향긋했다. “진심입니까?” 여자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100일의 연애. 지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 키스는 부드러웠다. 다정한 입맞춤이 친밀하게 느껴졌다. 남자의 손이 치맛자락을 끌어올렸다. 서늘한 공기가 다리를 감쌌다. “석 달 중에 첫째 날인가요. 당신 연애가?” 여자는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물었고 그는 웃었다. “정정하죠. 우리 연애로.”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23세 이정원. 부모님에게 좋은 선물을 하기 위해 친구 사촌 동생의 과외를 시작한다. 수업방법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신의 아르바이트. 좋기는 해도 어쩐지 자존심이 상한다. 게다가 말 한마디 지는 법이 없는 밉살스러운 녀석이라니. “나 이 과외 계속해야 하니?” 19세 최건. 법무법인 태종의 유일한 후계자. 엄격한 아버지와 계모. 금수저를 물고 났으나 자유는 박탈당하고 의무는 무겁기만 하다. 거기다 별 의미 없는 과외까지. 그래도 까라면 까야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익숙한 사람과 하는 게 더 좋잖아요.” 그리고 5년 뒤 다시 만났다. 마음은 저 멀리, 몸으로 시작된 관계 그리고 서로의 사정. “나 좋아하니?” “좋아하면요?” “나는 너랑 그냥 노는 거야. 나는 연애할 생각이 없어.” “나는 좋아해요.” “내가 뭐라고.” “그러니까, 당신이 뭐라고.” 본문 중에서 건은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어깨를 들썩하고 여자의 허리춤을 끌어안았다. 키스를 생각하는지 여자는 눈을 감았지만 건은 그녀의 흰 목덜미에 입술을 내렸다. 오래 상상하던 일이었다. 여자가 생각나고 키스가 떠오를 때, 울먹이는 여자에게서 샘솟아 목덜미에 흘러내리던 눈물이 생각날 때면 여린 피부에 이를 박아 넣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었다. 그때도 이런 맛이었을까. 옅은 복숭아 향 같은 맛. 건은 혓바닥으로 목덜미의 피부를 쓸고 깊이 빨아들였다. 여자의 손이 어깨를 밀어내며 허리가 휘어졌다. “아파.” 건은 고개를 들었다. “아픈 건 싫어. 아프게 하지 마.” “미안해요.” 건은 사과하고 붉은 인장이 찍힌 목덜미에 가볍게 키스했다. 여자의 손을 잡아 침대로 이끌었다. 여자는 순순히 따라와 침대에 누웠고 건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수줍은 듯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혀를 담글 때 건은 저릿한 욕망을 느꼈다. 이렇게 빨리 욕정이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가운으로 가려진 남성이 불끈거리는 게 당황스러웠다. 방에 들어가면 못 무른다는 말을 하면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여자가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거나 아니면 단순히 한쪽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냥 보내 줄 생각이었다. 키스의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만나 벌어진 해프닝쯤으로 치고. 건은 부풀어 오른 여자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 놓고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감긴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기꺼이 입술을 열고 반응하고 있지만 그녀는 자꾸만 머뭇거렸다. 수줍어서일까. 아니면 겁이 나기라도 한 걸까. 콘돔이 필요 없다는 시니컬한 대꾸를 선수처럼 해 놓고 입술이 떨어지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눈도 못 뜨고 있었다. 설마 처음인가? 설마……. 건은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 내며 여자의 뺨을 감싸고 입술을 맞댔다. 부드럽게 입 안을 탐색하며 가운의 끈을 풀자 여자의 손이 막아섰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내리자 여자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왜요?”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계속할까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싫으면 말해요.” “아니. 좋아. 싫을 게 뭐 있어.” 그녀는 어떤 결심이라도 하는 것처럼 비장한 눈을 하고 그에게 키스했다. 건은 그녀의 목덜미로 입술을 미끄러트려 조금 전 자신이 자국을 남겼던 곳을 다시 맛보았고 얇은 쇄골에 입김을 불어넣은 뒤 가운을 열어젖혔다. 여자의 나신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 손에 들어오는 소담한 젖가슴과 매끈한 복부 옴폭 팬 배꼽 그리고……. 여자의 목덜미를 떠올릴 때에도 벗은 몸은 상상해 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오래 갈망했던 것을 얻은 것처럼 흥분이 흘렀다. 건은 여자의 가슴을 감싸 쥐고 핑크빛 정점에 혀끝을 갖다 댔다. 처음 보는 과일을 맛볼 때처럼 할짝할짝, 그런 다음 크게 한입 베어 물고 흐르는 과즙을 빨듯 여자의 젖꼭지를 빨아 당겼다. 여자는 숨을 삼키며 몸을 움츠렸지만 이내 건의 머리카락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신음했다.
은재 “좋아해요.” 결혼 7년 만의 고백. “그러니까 이혼해 줘요.” 차갑기만 하던 남편이 그제야 관심을 보였다. “원한다면 그렇게 해.”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남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그를 닮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욕심인 모양이었다. 수혁 스물다섯의 남편. 스물하나의 아내. 어른들의 뜻에 따른 너무 이른 결혼이었다. 결혼 7년 만에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을 때도. 쉽게 이혼에 동의했을 때도. 그에게 아내는 예쁘지만 성가신 장식품이었다. 그런데 왜 이제야 신경이 쓰이는 걸까. 다른 놈을 보면서 웃는 여자가. “기분 더럽네. 꼭 눈뜨고 도둑맞는 거 같아서.”
민들레 어린이집 노랑반 교사 손이랑. 친구의 소개로 만난 선우와 충동적인 하룻밤을 보낸 그녀는 그에게 모든 일을 잊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만남을 제의했다. “죄송해요. 전 아는 사람하고는 안 만나요.” “아는 사람하고는 사귀지 않는다?” “네.” “같이 잠은 자도?” 친구 애인의 죽마고우인 그는, 연애하다 헤어져서 좋을 게 없는 사람이었다. 선우건축 소장 유선우. 잊지 않고 먹이만 주면 불평 없는 어항 속 금붕어가 이상형인 그는 모든 것을 갖춘 남자였다. 그런 그 앞에 완벽한 이상형이 나타났다. 하지만 조용한 금붕어인 줄 알았던 그녀는 관리하기 까다로운 열대어였다. “왜 우는데?” “……그냥.” “그냥?” “나라고, 매일맑은날일수는없어요. 가끔……눈물나는날도있어요. 나도 모르게…… 어쩔 수 없는 때가…….” 연애는 쿨 하게, 신파극은 절대 사절. 잔잔하기만 하던 그의 어항에 폭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10년 전, 여름. 납치당했다 풀려난 이수는 타인과 접촉에 공포를 느끼게 된다. 평범한 인생을 되찾고 싶은 어느 날 나타난 남자 차강. 눈이 마주치는 순간 무료하기만 하던 남자의 검은 눈빛에 이채가 돌았다.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나 좀 만져줄래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접촉이 필요했다. 울고 도망치고 소리 질러도 절대 멈추지 않을. “걱정 마. 절대 안 놔 줄 거니까.” 숨 막히는 시선이 이수를 꿰뚫으며 약속했다. “만지고 핥고 씹어 삼켜 줄게.” #손만 대도 자지러지는#밝은 곳에서 보니 퍽 취향인#너무 오래 굶었다니까#내가 만만해 보여요? 나 개새낀데#먹고 버리는 겁니까?
최이영 20년간 연예계 생활을 정리한 그녀. 평범한 삶을 원했다. 엄마의 죽음. 아버지의 무능. 친구의 배신. 삶은 그녀를 등떠밀기만 했다. 절벽 끝으로. 윤기현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형. 형의 대단한 사랑을 조롱했다. 쉽게 깨어지는 가면을 쓴 여자를 만나기 전에는. 그가 눈빛만큼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니가 좋아.” 이영은 귀를 의심했다. “좋아졌어.” 불쑥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렇게 됐어.” 듣고 싶지 않았다. 이영은 겨우 신음 같은 한마디를 뱉었다. “미쳤어.” 그는 순순히 수긍했다. “미친 거 같아. 그래. 미쳤어.”
어차피 정략결혼이었다. 누군가는 불행에서 탈출하기 위해.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처음부터 애정 따위를 바라지 않고 시작한 관계. 그런 그와 그녀의 혼전 계약서. “저기, 잠깐만요. 정말 그걸 쓸 거예요?” “계약서는 자세하게 쓸수록 좋은 겁니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예요?” 그리고 돌아온 그의 대답. “해원 씨가 절대 실망하는 일 없을 거니까. 횟수로든 시간으로든.”
개 같은 삶에 우연히 나타난 여자. 그리고 하룻밤. 위태롭던 그의 균열이 그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개 같은 삶에 우연히 나타난 여자. 이재희. 어느 날 상처 입고 나타난 남자. 백강운 “내가 꼬셔도 넘어오면 안 돼. 당신은.” 하룻밤. 마음 없이 나누는 관계. “내가 당신 하룻밤 상대로 생각하면 어쩌려고.” “나도 당신 하룻밤 상대로 생각할게요.” 하룻밤을 보낸 모두가 특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자꾸만 보고 싶은 그. 그가 자꾸만 안쓰러운 그녀. “겁도 없이. 내가 당신 영원히 욕심내면 어쩌려고.” 위태롭던 균열이 서로의 온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흔한 정략 결혼. 어느샌가 공기처럼 익숙해진 관계. 기다렸던 아이. 사랑은 없지만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유산을 하기 전까지는. “이혼해요. 이젠 내가 필요 없잖아요.”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남편의 다정한 미소가 되돌아왔다. “알잖아. 난 내 건 절대 안 버려.” 그러나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남편은 기억을 잃었다. 결혼했던 시간만 잘라낸 것처럼. 그리고 1년 후. 남편이 돌아왔다. “이혼했잖아요, 우리.” “누가, 난 동의한 기억 없는데.” 전남편의 달콤 쌉싸름한 스토킹이 시작됐다. #전남편의 스토킹 #이혼 후 행복 찾기 #전남편이 스폰서예요? #잃고 나서야 깨닫는 #협조해, 난 그만 안 둬 #원한다면 평생이라도
서우제. 이상한 여자애였다.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토끼굴이라도 있을 것 같은 정원에서 불쑥불쑥 말을 붙일 때부터. “나랑 편 먹을래요?” 맹랑한 물음에 태어나 처음 그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만만한가 보다?” 무슨 소리를 했다고 얼굴은 또 복숭아처럼 물드는 걸까. 미움밖에 없는 그의 세상을 파고드는 저 동그란 머릿속이 자꾸 궁금해졌다. 이하경. 그해 여름, 무례한 남자가 나타났다. “기분 나빠. 소가 핥은 것처럼 생겨서는.” 그해 가을, 가족을 송두리째 잃은 하경에게 위로가 되었다. “괜찮은 척하지 마. 안에서 아픈 건 못 고쳐.” 그해 겨울, 그의 편이 되고 싶었다. “해요. 정략결혼.” 그해 봄, 그와 헤어져야 할 때였다. “이혼해요. 2년이면 충분해.” 마지막, 이혼 전야. “당신 아이를 가졌어요.” 필요로 이어져 어느새 사랑이 되어 버렸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지워.” 그의 차가운 말에 절망으로 도망쳤다. “낳을 거야. 내 아이니까.” #그냥 나 좀 안아요. #누가 그쪽 사랑한댔나? #편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내가 쏘는 게 벌 보다 더 아플 텐데. #똥 줍지 마. 밟지도 말고.
은재 “좋아해요.” 결혼 7년 만의 고백. “그러니까 이혼해 줘요.” 차갑기만 하던 남편이 그제야 관심을 보였다. “원한다면 그렇게 해.”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남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그를 닮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욕심인 모양이었다. 수혁 스물다섯의 남편. 스물하나의 아내. 어른들의 뜻에 따른 너무 이른 결혼이었다. 결혼 7년 만에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을 때도. 쉽게 이혼에 동의했을 때도. 그에게 아내는 예쁘지만 성가신 장식품이었다. 그런데 왜 이제야 신경이 쓰이는 걸까. 다른 놈을 보면서 웃는 여자가. “기분 더럽네. 꼭 눈뜨고 도둑맞는 거 같아서.” #결혼 7년 만에 끝난 짝사랑.#이혼이 어떻게 다정해?#두 눈 시퍼렇게 뜨고 도둑맞는 기분#인제야 내가 보여요?#입 벌려. 키스 좋아하잖아.
서우제. 이상한 여자애였다.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토끼굴이라도 있을 것 같은 정원에서 불쑥불쑥 말을 붙일 때부터. “나랑 편 먹을래요?” 맹랑한 물음에 태어나 처음 그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만만한가 보다?” 무슨 소리를 했다고 얼굴은 또 복숭아처럼 물드는 걸까. 미움밖에 없는 그의 세상을 파고드는 저 동그란 머릿속이 자꾸 궁금해졌다. 이하경. 그해 여름, 무례한 남자가 나타났다. “기분 나빠. 소가 핥은 것처럼 생겨서는.” 그해 가을, 가족을 송두리째 잃은 하경에게 위로가 되었다. “괜찮은 척하지 마. 안에서 아픈 건 못 고쳐.” 그해 겨울, 그의 편이 되고 싶었다. “해요. 정략결혼.” 그해 봄, 그와 헤어져야 할 때였다. “이혼해요. 2년이면 충분해.” 마지막, 이혼 전야. “당신 아이를 가졌어요.” 필요로 이어져 어느새 사랑이 되어 버렸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지워.” 그의 차가운 말에 절망으로 도망쳤다. “낳을 거야. 내 아이니까.”
“가족은 원래 그런 거야. 물잔 하나도 돌려쓰고 숟가락 하나로 나눠 먹는 거.” 란의 대꾸에 권은 반박하고 싶었다. 그런 걸로는 가족이 될 수 없다고. 그러나 역시 말할 수 없었다. 그건 사실이긴 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넌 참 쉬워서 좋겠다.” 란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권을 그림의 떡 보듯 해야 한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역시 말할 수 없었다. 그게 그녀에게 닥친 현실이었다. “사랑해.” 란의 고백에 권은 헛웃음이 나왔다. “너뿐이야.”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재밌냐?” 권이 빈정거렸다. “돈 안 드니까 막 내뱉는 거냐? 희망고문이야?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서 사람을 놀려. 내가 웃겨?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니까 만만하지. 다 들어줄 것 같지, 다 받아 줄 거 같지?” “권아, 나는…….” “그만하자.” “이제 그만해. 나도, 빌어먹을…… 버릴 테니까. 너도…….” 열여덟 해의 가슴앓이. 그리고 십 년 후, 그들이 재회했다.
어차피 정략결혼이었다. 누군가는 불행에서 탈출하기 위해.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처음부터 애정 따위를 바라지 않고 시작한 관계. 그런 그와 그녀의 혼전 계약서. 하나, 장기제는 신해원에게 결혼 생활 동안 적극적인 성생활을 보장한다. 둘, 장기제는 신해원에게 매일 3회 이상의 오르가슴을 보장한다. 셋, 장기제는 신해원이 원하는 체위를 적극 반영한다. “저기, 잠깐만요. 정말 그걸 쓸 거예요?” “계약서는 자세하게 쓸수록 좋은 겁니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예요?” 그리고 돌아온 그의 대답. “해원 씨가 절대 실망하는 일 없을 거니까. 횟수로든 시간으로든.” #혼전 계약서의 정석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어 #어떻게 박아 줄까 #국어사전에 그런 단어가? #나쁜 건 빨리 배우는 법
아버지의 내연녀. 그 여자의 딸. 그 해사한 얼굴을 보는 순간 통증을 느꼈다. 최도영 아버지가 사랑한 여자의 딸. “나한테 왜 그래?” 순진한 물음. 이서은 평온한 일상을 깨트려버린 나쁜 새끼. “너 나 좋아해?” 비웃는 물음. 마주친 악연. 서로를 할퀴던 순간. 만나고 헤어진 기억.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붙잡았다. “이번엔 못 물러. 절대.” #목적? 그게 뭔데? #너 괴롭히는 거 #다시는 웃을 일 없게 #9년 만의 재회 #시키면 다 해? #벗어 #멀쩡하게 나가고 싶으면 #왜 웃어? #예뻐서 [미리보기] 서은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미안해. 도영아.” 도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서은을 번쩍 들어 정면에 보이는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작은 방에 핑크색 이불이 깔린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다시 9년 전 그때로 소환되는 느낌이 들었다. 불쾌해야 하는데 불쾌하지 않은 기분이 혼란스러웠다. 메말랐던 땅에 물이 스미는 것처럼 마음이 자꾸만 흐물거렸다. 잡념을 떨치려고 도영은 서은의 옷을 거칠게 벗겼다. 가슴과 목, 팔과 다리, 파르르 떠는 허벅지, 은밀한 살점들까지 사정없이 물고 빨아 자국을 남겼다. “흐윽…….” 서은이 이불을 움켜잡으며 바둥거렸다. 도영은 서은의 나신을 훑어보며 바지 버클을 풀었다. 튕겨 나오는 페니스를 다리 사이에 조준하고 단번에 푹 꽂아 넣었다. “아학!” 서은의 가는 몸이 활처럼 휘며 퍼덕거렸다. 그러면서도 미련하게 그를 담았다. 크게 열린 동공 가득히 일그러진 그가 있었다. 저를 향해 뻗어 오는 손을 도영은 매몰차게 내쳤다. 서은의 백설기 같은 엉덩이를 움켜쥐고 손톱을 박아 넣었다. “아파, 아파…….” 서은이 손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손가락 하나도 떼어 내지 못했다. 도영은 서은의 가랑이 사이에 제 몸을 짓이겼다. 서은의 안은 질척하게 넘쳐흘렀다. 박아댈 때마다 애액이 맞물린 틈으로 새어 나왔다. “이렇게 젖어서 아프다고 하는 거야? 아픈 거 맞아? 즐기는 거 아니야?” “흐읏…….” 서은이 아니라는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렇게 예쁜 분홍빛으로 물들어서는. 페니스를 빠끔빠끔 빨아대면서. “거짓말.” 도영은 믿지 않았다. “거짓말.” 서은은 또 저를 속이는 것이라고, 방심하는 순간 다시 저를 버릴 게 분명하다고, 사과 따위는 절대 받아 주지 말라고…….
서우겸과 이은호. 스물셋과 스물하나. 어리고 가진 것 없는 사랑은 힘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7년 후. 처음엔 같은 이름일 뿐이라 생각했다. 상사와 비서로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 사내연애 할래요?” “마음에 없는 소리 한마디만 더 해.” 그러나 서우겸은 이은호가 원하는 건 그게 뭐든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뭘?” “나 버리지 마.” 배시시 웃으며 걸어오는 손가락을 그는 또다시 믿었다. “잘 들어. 왜 도망쳤느냐고 안 물을게. 원래 그런 계획이었다고 생각할게. 처음도 아니니까 괜찮아. 그런데 아이는 다른 문제지.” 그는 서랍 속에서 진료기록을 가져와 이은호 눈앞에 흩날렸다. “도망치고 싶어? 그럼 다시 가져. 니가 죽인 내 아이.”
오후 12시면 일어나는 홍해의 기적. 전략기획실에 안착한 화제의 낙하산. 회장의 숨겨놓은 혼외자. TK 건설 본사 로비를 성큼성큼 걷는 장신의 남자. 한석영에게 따라붙은 꼬리표였다. 회장의 유일한 혈육으로 입사한 석영은 첫 출근에서 사무친 후회를 안겨준 여자를 발견한다. 5년 전 이국의 여행지에서 강렬한 하룻밤을 남기고 증발한 서정인을. “부서 이동 신청하고 싶습니다. 전무님.” 석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왜?” “전무님이 저한테 원하시는 거, 그게 뭐든 들어드릴 수 없으니까요.” 심장 한쪽이 사포로 긁는 것처럼 따가웠다. “그럼 나도 들어 주기 힘듭니다.” 내내 외면하던 혼란스러운 시선이 그를 향했다. “부서 이동도 휴직도 퇴사도 허락 못 합니다.” “그걸 왜 전무님이 결정하세요? 무슨 권리로요?” 기막혀하는 서정인을 보며 석영은 치기 어린 심술처럼 마음이 삐뚜름해졌다. “내가 서정인 씨한테 무슨 권리가 있어요.” 서늘한 불꽃이 튀는 눈을 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서정인 씨가 내 마음을 쥐고 있는 거지.” #연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미안, 내가 너무 여유가 없네 #예뻐요. 달고. 재밌어 #전무님을 안고 싶어요#이성이 날아갈 만큼 난잡한
서우겸과 이은호. 스물셋과 스물하나. 어리고 가진 것 없는 사랑은 힘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7년 후. 처음엔 같은 이름일 뿐이라 생각했다. 상사와 비서로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 사내연애 할래요?” “마음에 없는 소리 한마디만 더 해.” 그러나 서우겸은 이은호가 원하는 건 그게 뭐든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뭘?” “나 버리지 마.” 배시시 웃으며 걸어오는 손가락을 그는 또다시 믿었다. “잘 들어. 왜 도망쳤느냐고 안 물을게. 원래 그런 계획이었다고 생각할게. 처음도 아니니까 괜찮아. 그런데 아이는 다른 문제지.” 그는 서랍 속에서 진료기록을 가져와 이은호 눈앞에 흩날렸다. “도망치고 싶어? 그럼 다시 가져. 니가 죽인 내 아이.” #사내연애 할래요? #네가 원하는 건 뭐든 #음란한 야근 #심심하면 애나 만들자 #미워도 다시 한번
아버지의 내연녀. 그 여자의 딸. 그 해사한 얼굴을 보는 순간 통증을 느꼈다. 최도영 아버지가 사랑한 여자의 딸. “나한테 왜 그래?” 순진한 물음. 이서은 평온한 일상을 깨트려버린 나쁜 이름. “너 나 좋아해?” 비웃는 물음. 마주친 악연. 서로를 할퀴던 순간. 만나고 헤어진 기억.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붙잡았다. “이번엔 못 물러. 절대.”
윤도희. 15년 만에 나타난 쌍둥이 여동생의 부탁. “나 대신 결혼 좀 해줘.” 계획은 힘이 빠질 만큼 간단했다. 동생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다가 이혼하는 것. 하지만 결혼은 진짜였다. 모든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 매 순간 거짓을 꾸며내며 버틸 수 있을까. 끝까지 들키지 않고 이혼을…… 할 수 있을까. 강우신. 평생 모범생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정략결혼도 했다. 고아. 입양아. 안 좋은 꼬리표를 단 여자도 상관없었다. “궁금한 게 있어요.” 도희는 마른 입술을 축이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이 결혼, 언젠가는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 반듯한 눈썹 아래로 드러난 검은 눈동자가 가만히 도희를 담았다. 굵고 선명한 목울대가 오르내리고 흐르는 모래같이 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의든 타의든 선택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선택한 길을 따라 걷는 수밖에.” “…….” “그 끝에 뭐가 있는지 몰라도 책임지면 되는 겁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떠밀리듯 가야 한다는 말은 도희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우리 결혼은 사업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그쪽이 얻을 이익에만 집중해요. 적어도 지금은.” 내가 얻을 이익…… 동생이 무사히 아이를 낳을 시간을 벌고 나서 함께 사는 거. 도희는 단단하게 굳은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우신 씨 아내가 될게요. 적어도.” 지금은.
이낙원. 삶의 전부였던 피아니스트의 길을 끝내는 날. 천사처럼 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그쪽 나한테 갚을 게 있는데.” 그 남자. 10년 동안 잊고 있었던 채무자가 우연히 눈앞에 나타난 순간. 어떤 여자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소유욕이 일었다. “난 손해 보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낙원이 물었다. “10년 동안 붙은 이자면 얼마나 돼?” “키스 정도는 어림도 없지.” “딱 하룻밤이야. 더는 없어.” 남자는 동의했다. “대신 내 이름을 불러 줘.” “이름이 뭔데?” “도재경.” “도재경.” 낙원이 부름이 닿을 때 그의 약속은 거짓이 되었다. #나 처음이야 #변태 꿈나무 #실전은 다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10년 치 이자를 갚는 방법
다섯 번째 남편과 같이 사는 엄마. 성이 다른 동생. 삶은 구질구질했지만 살아가야 하는 것이었다. “최여진 씨. 내일 뭐 해요?” 금수저 물고 난 그 남자. “칼국수 먹으러 갈래요?” 우리는 같이 칼국수를 먹었다. -본문 중에서- 나는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팔을 뻗어 내 허리를 감았다. 손을 들어 그의 목덜미를 문질렀다.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그가 나를 올려다보며 농담조로 말했다. “꼬시는 거야?” 대꾸하지 않고 그의 손을 잡아 당겼다. 그는 휴게실 안까지 순순히 따라와 내게 키스했다. 커피 향 나는 입술이 깊어질 때 그는 신음했고 나는 그의 남성을 건드렸다. 그는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최여진 씨.” “네. 부사장님.”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황당하거나 당황하거나 하겠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나도 내 행동에 놀라는 중이었다. 회사에서는 의미 없는 웃음도 조심했었는데. 그러나 지금 나는 키스를 원했고 그를 가지고 싶었다. 기대만으로 나는 젖기 시작했다. 내가 그의 목에 이를 세우자 그는 나를 확 떼어냈다. 경고를 보내는 시선은 욕망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내 가슴을 한 번 움켜쥐고 나서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넣었다. 좁은 스커트가 잘 올라가지 않아 불평하던 그는 두 손으로 스커트 자락을 잡고 허리까지 올려버렸다. 팬티와 허벅지까지 오는 스타킹이 드러났고 그는 만족해했다. 그가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어디까지 허락 할 건데?” “어디까지 하고 싶은데요?” “그 대답 참 맘에 든다.” “그래서 예쁜가요?” “응. 아주.” 나는 미소 짓는 입술에 키스했다. “이리 와.” 그는 소파로 가 앉았다. 내가 따라 앉으려고 하자 그는 나를 세워두었다. “내 무릎 사이로 서.” 엉거주춤 자리를 잡자 그는 내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팬티 위를 문질렀다. “흑!” 은밀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습기로 얇은 천은 금세 젖어 버렸다. 그는 팬티를 한쪽으로 젖히고 머리를 숙였다. “안 돼요!” 다급하게 엉덩이를 뺐지만 그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내 수풀을 가르고 정점을 찾아낸 것은 순식간이었다.
최이영 20년간 연예계 생활을 정리한 그녀. 평범한 삶을 원했다. 엄마의 죽음. 아버지의 무능. 친구의 배신. 삶은 그녀를 등떠밀기만 했다. 절벽 끝으로. 윤기현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형. 형의 대단한 사랑을 조롱했다. 쉽게 깨어지는 가면을 쓴 여자를 만나기 전에는. 그가 눈빛만큼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니가 좋아.” 이영은 귀를 의심했다. “좋아졌어.” 불쑥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렇게 됐어.” 듣고 싶지 않았다. 이영은 겨우 신음 같은 한마디를 뱉었다. “미쳤어.” 그는 순순히 수긍했다. “미친 거 같아. 그래. 미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