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가려고…….” “뭐? 유학?” “어. 그러니까 위자료 좀 줘. 필요해.” “싫어. 가지 마. 너 외국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겁도 없이.” “어디 가는지 듣지도 않고 위험하대.” “무조건 안 돼. 가지 마.” “여기는? 오빠 말대로 나 밖에도 못 나가. 유학이라도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적어도 지금보다 좀 나아지기는 하겠지.” “너는?” “뭐?” “너는 어떨 것 같냐고……. 괜찮아질 것 같아?” “조금은 나아질 것 같아.” “그럼 다녀와. 위자료 많이 줄 테니까 다녀와. 그 대신 자고 가.” 매스컴과 기업, 대중의 관심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이었다. 그들은 상처 받을까 봐 두려워 더 열심히 사랑하지 않았다. 후회만 남아버린 두 남녀, 과거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으로 당당한 커리어우먼인 새록은 남부러울 것이 없는 여자다. 그녀만을 바라보는 과분한 남자 찬결과 딸 바보 아빠까지. 행복에만 둘러싸여 있던 탓일까. 갑작스럽게 닥친 비극에 그녀는 자꾸만 뒤를 돌아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남자 찬결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녀를 지키려 하는데……. 사랑이 두려운 여자와 그녀밖에 모르는 남자의 애틋한 로맨스! 《다시 사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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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사고로 오빠를 잃은 혜안 10년 전 사고로 친구를 잃은 태강 그녀의 생일 날, 셋은 행복한 한때를 보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사고와 불행은 그 행복을 앗아가 버렸다. 그 후로 10년, 곁에서 지켜보며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그들. 하지만 그렇기에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이룰 수는 없었다. ‘나 그 아이 하나 지키겠다고 이 악물었어. 처음엔 차만 봐도 겁이 나서 숨고 싶고, 죽을 만큼 아파도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그럴 수 없잖아. 혜안이 지켜 주려면 다 해야 하는 것들이니까.’ ‘나 사실 잘 몰랐었어.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건지, 아님 단순히 의지하는 건지, 할머니 말마따나 가족으로 생각하는 건지……. 다 아니면 남자로 사랑하는 건지 말이야. 그런데 사랑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아. 내가 오빠를 사랑하게 되면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지니까.’ 너무나 소중해서 서로를 사랑해서는 안 되는 그와 그녀. 너무나 사랑해서 서로에게 진심을 내보일 수 없는 그와 그녀. 그들의 애틋하고 절절한 로맨스,
그것은 창문 너머로 스며든 달빛을 받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차랑. 은으로 만든 족쇄가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목에 새겨져 있는 것과 왼쪽 손목에 매여 상자의 바닥으로 이어져 있는 것. 손목의 사슬을 풀기 위한 열쇠는 소년의 목에 얌전히 걸려 있었다. 주인님. 어둠 속에 가려진 내 얼굴을 눈으로 찾으며 그가 입을 열었다. 사락, 천 스치는 소리가 들리며 팔목을 가리던 소맷자락이 흘러내려 가늘고 모양 좋은 손목과 그 손목에 감긴 은빛 족쇄가 드러났다. 차랑. 다시 한 번 쇠사슬이 울었다. 사장님께서 보내시는 선물입니다. 오늘 밤 은혜를 베풀어 부디 이 꽃을 꺾어주십시오. * * *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는 세계. 학창시절 애틋하게 따라주던 후배가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꽃바구니에 담겨서.
막강한 힘을 가진 한성 그룹 철옹성 같은 한성가에 살고 있는 불행한 프린세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기업 중 하나인 한성. 아윤은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한성의 고명딸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녀는 학대 받는 입양아였다. 한성의 안주인인 희경은 자랄수록 아름다워지는 아윤을 의심하며 그녀를 가두고 통제하려 들었다. 불행한 상황에서도 아윤은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묵묵히 버텼다. 그는 바로 한성가의 첫째 아들인 태조였다.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 그들의 위험한 사랑 태조와 아윤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로 이십여 년 간 한집에서 살았다. 태조에게는 피가 섞인 남동생 윤조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이 윤조보다 아윤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윤에게 태조는 오빠가 아닌 한 남자였다. 아윤이 스무 살이 된 어느 날,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며 진정한 연인이 된다. 하지만 희경의 계략에 걸려든 아윤은 태조의 곁을 떠날 결심을 하는데……. 그들은 위험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아름다운 함정’이다. 아름다운 함정 / 박소연 / 로맨스 / 전2권 완결
5년 전, 아직 어렸던 사내를 만났다. 야만족의 왕. 전쟁의 패자(敗者). 쏟아졌던 야유와 조소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 불쌍해 자비를 베풀었다. 그것이 배신이 되어 돌아오고, 그녀는 사내의 땅으로 끌려갔다. 피. 연기. 비명. 불길. 새하얀 달마저 물들이는 듯한 붉음.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사랑했던 고향의 마지막 기억. 그렇기에 은효은은 사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주겠다 했다. 이용하고 싶다면 마음껏 이용해도 좋다고 했다.” 5년 전, 아직 어렸던 여자를 만났다. 여제국 황제의 누이. 결코 손에 닿을 수 없는 꽃.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그 여자가. 그 여자만이. “그럼에도 가야 한다면 부디 날 먼저 죽이고 가.”
신이 세상을 버리셨다. 메시아 (Messiah) 하늘을 검게 물들이며 절망을 별똥별처럼 뿌리는 아비스의 마왕은 기분이 내킬 때마다 마을로 내려와 도시를 불태우고 사람을 죽였으며, 금은보화를 빼앗았다. 그로 인해 사람들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 졌으며, 신전에는 날마다 구제를 바라는 애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대륙을 삼분하고 있는 가르디스 제국, 알제르노 신성왕국, 그리고 동방의 한 제국은 각기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대규모 토벌군을 조직했으나, 그 모두가 마왕의 거대한 마력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비탄과 절망에 잠긴 백성들은 신전으로 몰려가 신에게 기도하였다. 신이시여,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부디 우리에게. ―용사를. 정원에 흐드러지듯 피어난 벚꽃이 지고 그 자리에 새하얀 백합이 피어날 때 일곱 번째 예언이 내려온다. 얼떨결에 용사가 된 사기꾼 여류 검객, 세상을 멸할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두 명의 용사, 두 명의 종자, 두 명의 마왕, 두 명의 용. 피어난 백합이 다시 질 때, 두 개의 이야기가 맞물리고 진실이 열린다.
란스타인 왕국의 공주 레티시아는 클럽 멤버들과 한 내기에서 져서 벌칙을 받는다. 바로 승전식 연회에서 미남이 아닌 남자와 춤을 춰야 하는 것. 미남이면 누구나 덥석 덮쳐버리는 레티시아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옥좌까지 내걸었기에 레티시아는 체념하고 상대를 찾아 나선다. 그때 연회장 구석에 덥수룩한 머리로 홀로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의복에 달린 견장 줄로 보아 대위 같아 보이는데, 어쩐지 주위에 사람이 없다. 주변의 말을 들어 보니 레스 키시르는 전장에서 별로 명예롭지 않았던 데다 태생도 천하고 가문도 별 볼 일 없다는데… 그가 벌칙에 딱이다 싶어 레티시아는 춤을 청한다.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거절당하고, 레티시아는 그가 다리를 절며 나가는 걸 보고서야 거절당한 이유를 깨닫는다. 이후 레스를 찾아내어 사과하고, 그를 유혹해 하룻밤을 보낸다. 그 밤이 꽤 만족스러웠던 레티시아는 그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오지 않고… 결국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들이대지만 레스는 좀처럼 넘어오질 않는데… *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좋아. 어떤 형태로든 변할 수 있잖아.” “공주님께서 보시기에 저는 어느 쪽이 될 것 같습니까?” “글쎄. 음, 일단 경은 말이야.” 손가락이 창백한 입술에 닿았다. 지그시 누르자 남자가 순순히 입을 벌려 안을 드러내 보였다. “정신이 나갈 정도로 잘 빨아 줄 것 같아.”
란스타인 왕국의 공주 레티시아는 클럽 멤버들과 한 내기에서 져서 벌칙을 받는다. 바로 승전식 연회에서 미남이 아닌 남자와 춤을 춰야 하는 것. 미남이면 누구나 덥석 덮쳐버리는 레티시아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옥좌까지 내걸었기에 레티시아는 체념하고 상대를 찾아 나선다. 그때 연회장 구석에 덥수룩한 머리로 홀로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의복에 달린 견장 줄로 보아 대위 같아 보이는데, 어쩐지 주위에 사람이 없다. 주변의 말을 들어 보니 레스 키시르는 전장에서 별로 명예롭지 않았던 데다 태생도 천하고 가문도 별 볼 일 없다는데… 그가 벌칙에 딱이다 싶어 레티시아는 춤을 청한다.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거절당하고, 레티시아는 그가 다리를 절며 나가는 걸 보고서야 거절당한 이유를 깨닫는다. 이후 레스를 찾아내어 사과하고, 그를 유혹해 하룻밤을 보낸다. 그 밤이 꽤 만족스러웠던 레티시아는 그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오지 않고… 결국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들이대지만 레스는 좀처럼 넘어오질 않는데… *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좋아. 어떤 형태로든 변할 수 있잖아.” “공주님께서 보시기에 저는 어느 쪽이 될 것 같습니까?” “글쎄. 음, 일단 경은 말이야.” 손가락이 창백한 입술에 닿았다. 지그시 누르자 남자가 순순히 입을 벌려 안을 드러내 보였다. “정신이 나갈 정도로 잘 빨아 줄 것 같아.”
막강한 힘을 가진 한성 그룹 철옹성 같은 한성가에 살고 있는 불행한 프린세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기업 중 하나인 한성. 아윤은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한성의 고명딸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녀는 학대 받는 입양아였다. 한성의 안주인인 희경은 자랄수록 아름다워지는 아윤을 의심하며 그녀를 가두고 통제하려 들었다. 불행한 상황에서도 아윤은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묵묵히 버텼다. 그는 바로 한성가의 첫째 아들인 태조였다.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 그들의 위험한 사랑 태조와 아윤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로 이십여 년 간 한집에서 살았다. 태조에게는 피가 섞인 남동생 윤조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이 윤조보다 아윤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윤에게 태조는 오빠가 아닌 한 남자였다. 아윤이 스무 살이 된 어느 날,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며 진정한 연인이 된다. 하지만 희경의 계략에 걸려든 아윤은 태조의 곁을 떠날 결심을 하는데……. 그들은 위험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아름다운 함정’이다. 아름다운 함정 / 박소연 / 로맨스 / 전2권 완결
그녀의 인생을 쥐고 휘두르던 부모가 한날한시에 죽었다. 그와 동시에 숨 가쁘게 달려가기만 하던 승현의 인생도 멈춰버렸다. “어차피 그렇게 백수로 쉴 거면 개라도 하나 키워라.” 인생에 도움이 된 적이 없던 쌍둥이 동생이 다짜고짜 개를 한 마리 던져줬다. 친족폭행죄 및 각종 전과가 화려한, 스물 한 살의 개새끼. 사람 말이 하기 싫어서 인간화를 거부하는 개, 수인. 한승현은 블랙기업을 퇴사한 대가로 감방에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개의 보호자가 되어버렸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전과자랑 한 지붕 아래에 사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걱정해 주는 사람 중에 진짜로 그런 진상 짓 하는 사람은 없던데요.” “나한테 다칠 뻔한 건 벌써 잊어버렸나 봐요?” “결국 안 다쳤잖아요.” “내가 그 말을 핑계 삼아서 안 나가려고 버티면 어쩌려고요.” 스스로가 두려워 자신을 가둬버린 남자와 스스로가 경멸스러워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여자. 가족을 갈망하는 유기견과 그것만큼은 줄 수 없는 임시보호자. “누나, 나는 누나가 원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요. 이렇게 나가도, 누나가 성의 하나 없는 문자 하나만 찍 보내면 바로 달려올 거고요. 다른 누가 시켜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윤도하―.” “그러니까 쓸데없이 복잡하게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그냥 편하게 부려먹어요.” “…….” “누구 하나 정도는 그런 호구 새끼 있어도 괜찮잖아요.” 그렇게 그들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유학 가려고…….” “뭐? 유학?” “어. 그러니까 위자료 좀 줘. 필요해.” “싫어. 가지 마. 너 외국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겁도 없이.” “어디 가는지 듣지도 않고 위험하대.” “무조건 안 돼. 가지 마.” “여기는? 오빠 말대로 나 밖에도 못 나가. 유학이라도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적어도 지금보다 좀 나아지기는 하겠지.” “너는?” “뭐?” “너는 어떨 것 같냐고……. 괜찮아질 것 같아?” “조금은 나아질 것 같아.” “그럼 다녀와. 위자료 많이 줄 테니까 다녀와. 그 대신 자고 가.” 매스컴과 기업, 대중의 관심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이었다. 그들은 상처 받을까 봐 두려워 더 열심히 사랑하지 않았다. 후회만 남아버린 두 남녀, 과거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으로 당당한 커리어우먼인 새록은 남부러울 것이 없는 여자다. 그녀만을 바라보는 과분한 남자 찬결과 딸 바보 아빠까지. 행복에만 둘러싸여 있던 탓일까. 갑작스럽게 닥친 비극에 그녀는 자꾸만 뒤를 돌아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남자 찬결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녀를 지키려 하는데……. 사랑이 두려운 여자와 그녀밖에 모르는 남자의 애틋한 로맨스! 《다시 사랑할까요》 다시 사랑할까요 / 박소연 / 로맨스 / 전2권 완결
그것은 창문 너머로 스며든 달빛을 받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차랑. 은으로 만든 족쇄가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목에 새겨져 있는 것과 왼쪽 손목에 매여 상자의 바닥으로 이어져 있는 것. 손목의 사슬을 풀기 위한 열쇠는 소년의 목에 얌전히 걸려 있었다. "주인님." 어둠 속에 가려진 내 얼굴을 눈으로 찾으며 그가 입을 열었다. 사락, 천 스치는 소리가 들리며 팔목을 가리던 소맷자락이 흘러내려 가늘고 모양 좋은 손목과 그 손목에 감긴 은빛 족쇄가 드러났다. 차랑. 다시 한 번 쇠사슬이 울었다. "사장님께서 보내시는 선물입니다. 오늘 밤 은혜를 베풀어 부디 이 꽃을 꺾어주십시오." * * *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는 세계. 학창시절 애틋하게 따라주던 후배가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꽃바구니에 담겨서.
평양성의 공주, 고세화의 인생은 실낱 위에서 위태로이 흔들리며 춤을 추는 광대의 것이었다. 친모는 죽었고, 동복동생 역시 언제 같은 꼴이 될지 모른다. 죽기 전에 죽일 작정으로 놓은 덫에 제가 빠졌을 때, 세화는 한 사내를 만난다. 지치지 않고 물어뜯을 틈을 찾아 맴도는,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짐승. 쏟아지는 빗속, 산속에 짐승과 같이 갇힌 세화는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 짐승을 길들여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째서 끝을 내지 않지? 아씨, 난 당신을 죽이라 은자를 받았어.” “멍멍아, 자존심을 세우며 짖는 건 나를 이긴 후에나 하거라.” 조련되던 사내가 먼저 변한 건지, 조련하던 그녀가 먼저 변한 건지. 이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그럴싸한 한순간의 꿈일 뿐인지. 고립된 산속에서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짐승과의 관계는 그녀가 결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알지 않느냐. 아무리 즐거운 유희라도 끝은 오는 법이다. 너는 나를 죽이러 온 자객이고, 나는 이 나라 태왕의 장녀다.” 목줄에서 풀려났을 때 짐승은 주인의 목을 물 것인가, 아니면 저를 두고 떠나는 그 등을 배웅할 것인가. 갈림길에 선 세화는 제가 기른 짐승을 시험한다.
웃어라. 지금 마음껏 비웃어라. 너는 꿈속에서 내 발버둥을 비웃을지도 모르겠으나 너는 어차피 곧 죽을 것이다. 그렇게 이 삶에서의 승자는 내가 될 것이다. “성희, 두 번 다시 성희께서 저를 잊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제가 성희의 살아 있는 악몽이 되어 드리지요.” 불에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혀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깊고 깊은 입맞춤. 마지막 남아 있는 공기까지도 모조리 빼앗아 버리고 말겠다는 듯이 집요했다. 가슴의 검상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함께 저항할 힘조차 몸에서 빠져나갔다. 세희의 눈가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밉다. 미워. 증오스러워. 나의 몸을 탐하고, 나의 가족을 죽이고 나의 생명까지 빼앗아 가는 저자가 미치도록 밉다. 저자에게 내가 맛본 고통을 그대로― 아니, 몇십, 몇백 배로 부풀려 갚아줄 수 있다면……! 처절한 증오를 품고 죽은 세희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와 그를 찾아낸다. 이번에야말로 원수의 심장을 갈가리 찢어놓기 위하여.
색지육림色池肉林 무소불위의 폭군이 거슬리는 놈들 다 밟아버리고 맘에 드는 놈들 다 따먹으면서 잘 먹고 잘 산다는 내용의, 오로지 아랫도리 욕망 해소를 위한 글.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떠 보니 그 이야기 속 폭군 기서란의 젊은 시절에 빙의해 버렸다. 깨끗하게 사라진 기억.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저 뜬금없는 소설의 내용 뿐.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기서란이 사형에 처하려 했던 나라 제일의 검사를 사형장에서 구해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를 시작으로 그녀의 앞에 하나씩 하나씩, 기서란이 망가트렸던 사내들이 나타난다.
그녀의 인생을 쥐고 휘두르던 부모가 한날한시에 죽었다. 그와 동시에 숨 가쁘게 달려가기만 하던 승현의 인생도 멈춰버렸다. “어차피 그렇게 백수로 쉴 거면 개라도 하나 키워라.” 인생에 도움이 된 적이 없던 쌍둥이 동생이 다짜고짜 개를 한 마리 던져줬다. 친족폭행죄 및 각종 전과가 화려한, 스물 한 살의 개새끼. 사람 말이 하기 싫어서 인간화를 거부하는 개, 수인. 한승현은 블랙기업을 퇴사한 대가로 감방에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개의 보호자가 되어버렸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전과자랑 한 지붕 아래에 사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걱정해 주는 사람 중에 진짜로 그런 진상 짓 하는 사람은 없던데요.” “나한테 다칠 뻔한 건 벌써 잊어버렸나 봐요?” “결국 안 다쳤잖아요.” “내가 그 말을 핑계 삼아서 안 나가려고 버티면 어쩌려고요.” 스스로가 두려워 자신을 가둬버린 남자와 스스로가 경멸스러워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여자. 가족을 갈망하는 유기견과 그것만큼은 줄 수 없는 임시보호자. “누나, 나는 누나가 원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요. 이렇게 나가도, 누나가 성의 하나 없는 문자 하나만 찍 보내면 바로 달려올 거고요. 다른 누가 시켜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윤도하―.” “그러니까 쓸데없이 복잡하게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그냥 편하게 부려먹어요.” “…….” “누구 하나 정도는 그런 호구 새끼 있어도 괜찮잖아요.” 그렇게 그들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기사님, 검은 잘 쓰시나요?" "지푸라기 인형 상대라면 반에서 중간쯤은 가지요." "트렌스-컨티넨털 로드(Trans-Continental Road)에 출몰하는 산적 일당을 퇴치하실 수 있나요?" "일대 일이라면 아마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1대 4정도 되면 자신은 없네요." "입에서 불을 뿜는 사악한 용을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해보신 경험은 있나요?" "용이 변덕을 부려 시온으로 쳐들어오지 않길 매일 밤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 말에 여자는 작게 웃었다. 천천히 여자가 손을 뻗어 라일락 꽃무리 사이를 훑었다. "기사님은." 뚝, 연보랏빛 꽃이 가득 달린 작은 가지를 꺾어 든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정말로, 너무나 원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 있나요?"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여자, 상단으로 가출하다! 그런데 상단주라는 녀석은 배에 타고 싶으면 돈을 벌어오라고 하는데……. "지금부터 정확히 300일 후에 단 1전이라도 5만관에서부족하다면 계약 파기다." "알았어." 아주 시원스러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헤이신은 미간을 와락 찡그리며 여자의 손에서 계약서를 빼앗아 들었다. "일 년 안에 50배 이익이라면 뭐, 좀 빠듯하긴 해도 그렇게 못해먹을 건 아니네. 뭐 어떻게 하면 되긴 되겠지." 하하하. 여자의 태평한 웃음소리가 울린다. ……틀림없다. 저 여자는 무역은 생선 똥만큼도 모른다.
“리즈벳.” 신이 되어버린 남자, 윈터. 절실하게 원하였으나 결코 갖지 못했던 '그' 감정과 느낌을 소녀에게서 발견하였다. 오로지 파괴와 살인밖에 모르는 그에게 너무나 기적같은 구원이기에 감히 욕심내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갖고 싶다. 그 ‘사랑’을. 흑과 백에서 벗어난 세상은 따듯했다. 수천 가지의 색과 수만 가지의 채도로 이루어진 세상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고하고 있었다. 살아 있어. 넌 살아 있어. 그리고 그 속에서 소녀는 기적처럼 아름다워 눈이 부셨다. ◇ ◆ ◇ “그 사람한테만큼은, 내가 제일이었으면 좋겠어.” 화사하고 청초한 소녀, 리즈벳. 살아남기 위해, 공포를 견디기 위해 신이 되어버린 남자에게 손을 뻗었다. 차디찬 그에게 닿은 손이 슬프고 아련하였다. 처절하게 외로운 그가 안쓰러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중에 나는 누군가와 사랑을 하게 될까? 그저 눈앞이 너무 캄캄해서, 발밑이 단단하게 느껴졌던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누군가가 제 닻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언젠가부터 잊어버리고 있던 감정. 그 감정.
“소저, 내가 꽃을 찾아주면, 그대는 내게 뭘 줄래?” 볼모로 보내졌던 왕의 동생을 구하러 바다를 건넜다가 돌아오지 못하게 된 아버지. 그 아버지의 부고가 전해진 날, 아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 사내와 만난다. “랑께서 내 꽃을 찾아주신다면, 랑이 원하시는 것, 뭐든 하나 들어드릴게요.” 그 말에 눈물 흘리는 듯 웃었던 사내는 그러나 정작 소원 하나 빌지 않고 모습을 감춘다. 그리고 5년이 지나 아영은 자신의 혼담 상대로 나타난 사내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남몰래 그려왔던 사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오늘이 동침하는 날이었던가요.” 오라비의 때 이른 죽음 후, 그의 피 묻은 왕관을 물려받은 리벨라인. 그녀가 제 오라비를 배신해 죽음으로 인도한 남편, 에른하이스트 세르쥬아에게 물었다. “내게 안겨 앙앙거리는 게 정말 즐겁습니까?” “즐거웠던 적, 없었습니다.” “그렇겠지요. 내가 그대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머리만큼은 좋은 그대가 모르지는 않을 테니.” 그녀를 똑바로 응시해 오는 푸른 눈동자가 집요하게 그녀의 움직임을 좇았다. 에른하이스트의 눈동자가 사르르 휘어지더니 순간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가 걸렸다. “성하, 저를 원망하십니까.” 에른하이스트가 그녀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느다란 목으로 이끌었다. 오른쪽 눈 아래의 점 때문인지 그가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이들이 저를 죽이기 전에 성하께서 죽이십시오.” 속삭이는 목소리가 버석하게 갈라졌다.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던 에른하이스트는 결국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어깨 위에 입을 맞췄다. 한때 가슴이 저미도록 사랑했던 이. 그 사랑을 무참하게 짓밟았던 이. 그 남자가 그날 밤, 발코니에서 떨어져 내렸다.
웃어라. 지금 마음껏 비웃어라. 너는 꿈속에서 내 발버둥을 비웃을지도 모르겠으나 너는 어차피 곧 죽을 것이다. 그렇게 이 삶에서의 승자는 내가 될 것이다. “성희, 두 번 다시 성희께서 저를 잊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제가 성희의 살아 있는 악몽이 되어 드리지요.” 불에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혀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깊고 깊은 입맞춤. 마지막 남아 있는 공기까지도 모조리 빼앗아 버리고 말겠다는 듯이 집요했다. 가슴의 검상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함께 저항할 힘조차 몸에서 빠져나갔다. 세희의 눈가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밉다. 미워. 증오스러워. 나의 몸을 탐하고, 나의 가족을 죽이고 나의 생명까지 빼앗아 가는 저자가 미치도록 밉다. 저자에게 내가 맛본 고통을 그대로― 아니, 몇십, 몇백 배로 부풀려 갚아줄 수 있다면……! 처절한 증오를 품고 죽은 세희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와 그를 찾아낸다. 이번에야말로 원수의 심장을 갈가리 찢어놓기 위하여.
웃어라. 지금 마음껏 비웃어라. 너는 꿈속에서 내 발버둥을 비웃을지도 모르겠으나 너는 어차피 곧 죽을 것이다. 그렇게 이 삶에서의 승자는 내가 될 것이다. “성희, 두 번 다시 성희께서 저를 잊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제가 성희의 살아 있는 악몽이 되어 드리지요.” 불에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혀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깊고 깊은 입맞춤. 마지막 남아 있는 공기까지도 모조리 빼앗아 버리고 말겠다는 듯이 집요했다. 가슴의 검상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함께 저항할 힘조차 몸에서 빠져나갔다. 세희의 눈가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밉다. 미워. 증오스러워. 나의 몸을 탐하고, 나의 가족을 죽이고 나의 생명까지 빼앗아 가는 저자가 미치도록 밉다. 저자에게 내가 맛본 고통을 그대로― 아니, 몇십, 몇백 배로 부풀려 갚아줄 수 있다면……! 처절한 증오를 품고 죽은 세희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와 그를 찾아낸다. 이번에야말로 원수의 심장을 갈가리 찢어놓기 위하여.
5년 전, 아직 어렸던 사내를 만났다. 야만족의 왕. 전쟁의 패자(敗者). 쏟아졌던 야유와 조소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 불쌍해 자비를 베풀었다. 그것이 배신이 되어 돌아오고, 그녀는 사내의 땅으로 끌려갔다. 피. 연기. 비명. 불길. 새하얀 달마저 물들이는 듯한 붉음.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사랑했던 고향의 마지막 기억. 그렇기에 은효은은 사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주겠다 했다. 이용하고 싶다면 마음껏 이용해도 좋다고 했다.” 5년 전, 아직 어렸던 여자를 만났다. 여제국 황제의 누이. 결코 손에 닿을 수 없는 꽃.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그 여자가. 그 여자만이. “그럼에도 가야 한다면 부디 날 먼저 죽이고 가.”
색지육림色池肉林 무소불위의 폭군이 거슬리는 놈들 다 밟아버리고 맘에 드는 놈들 다 따먹으면서 잘 먹고 잘 산다는 내용의, 오로지 아랫도리 욕망 해소를 위한 글.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떠 보니 그 이야기 속 폭군 기서란의 젊은 시절에 빙의해 버렸다. 깨끗하게 사라진 기억.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저 뜬금없는 소설의 내용 뿐.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기서란이 사형에 처하려 했던 나라 제일의 검사를 사형장에서 구해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를 시작으로 그녀의 앞에 하나씩 하나씩, 기서란이 망가트렸던 사내들이 나타난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여자, 상단으로 가출하다! 그런데 상단주라는 녀석은 배에 타고 싶으면 돈을 벌어오라고 하는데……. "지금부터 정확히 300일 후에 단 1전이라도 5만관에서부족하다면 계약 파기다." "알았어." 아주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헤이신은 미간을 와락 찡그리며 여자의 손에서 계약서를 빼앗아 들었다. "일 년 안에 50배 이익이라면 뭐, 좀 빠듯하긴 해도 그렇게 못해먹을 건 아니네. 뭐 어떻게 하면 되긴 되겠지." 하하하. 여자의 태평한 웃음소리가 울린다. ……틀림없다. 저 여자는 무역은 생선 똥만큼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