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가짜였다. “난 단 한 번도 널 싫어했던 적 없어. 오히려 그 반대였지.” “말이 되는 소릴.” “왜 말이 안 돼?” 그랬으면 네가 내 고백을 거절했을 리 없으니까. “내가 네 고백 거절해서? 나라고 왜 너한테 마음이 없었겠어.” “…….” “나한테 넌 첫사랑인데.” *** “난 처음부터 너였어.” “난 널, 절대로 눈물 흘리게 하지 않을 거야.” 혜윤은 선제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속였다. 신분과 가족, 하물며 사랑까지도. ※법리해석이 실제와 다를 수 있으며 작중 특정 기관의 업무와 팀명, 인물 이름, 에피소드 등은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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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속기사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한번 사는 세상, 할 말은 하고 살겠다는데 담당 판사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참견질이다. 일밖에 모르고 까칠하기만 한 인간미 제로인 남자인데, 언젠가부턴 그게 호의인지 배려인지 헷갈린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판사 위시헌과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속기사 윤이나의 법정 로맨스! -본문 中- “제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 사람이 속기사님이라면 믿을 수 있겠어요?” 온기 그득한 눈을 마주 보며 이나가 미소 지었다. “그럼요. 믿어요.” “그러니…….” 이나의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한 시헌은 이내 그녀의 잇새로 뭉근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나 책임져야 합니다.” ※법원 조직도 및 법리해석이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내 경호원… 다시 되어줄 수 있어요?” 죽을 위기에 처한 수혜는 과거, 자신을 경호해 주었던 유헌을 찾아간다. 하지만 유헌은 그녀를 경호하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거절한다. “네가 얼마를 제시하든 달라지는 건 없어. 경호원이 필요하면 다른 데 가서 알아봐.” “싫어요….” “싫어?” “난 아저씨 아니면 안 돼요. 다른 사람은 무섭단 말이야… 나한테는 이제 아저씨밖에 없어요.” 자신밖에 없다며 다가오는 수혜를 결국 밀어내지 못한 유헌은 결국 자신의 집으로 수혜를 받아들이는데……. *** 의뢰인이었던 여자애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본 적도 없을뿐더러 아버지와 저를 힘들게 한 여자에게는 더더욱 휘둘리지 말아야 했는데. “해봐.” 안달 나 보이는 수혜의 표정이 눈에 밟혔다. 남자는 생애 처음으로 본능에 무릎 꿇었다. 눈앞의 여자는 어엿한 성인이 되었고, 계약에 얽힌 관계도 아니다. 그러니 키스 정도야 문제 될 것 없다.
“난 세 달간 신입인 홍나은 씨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가르칠 겁니다. 외근 내내 함께하면서.” 숙박기업 1위로 선정된 ‘놀러와’에는 특이한 업무가 하나 있다. 회사와 제휴 맺길 희망하는 전국의 모텔을 사전답사하고 객실 이용 후기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인데, 회사 대표란 사람이 친히 석 달간 지도해 주시겠단다. 적응기까지 2인 1조로 움직이는 것은 홍보과 신입사원의 숙명이요, 회사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업무인 것도 알지만, 첫사랑과 닮아도 너무 닮은 신체 건강한 남자와 모텔 외근이라니! 이 업무, 너무 이상야릇한 거 아닌가? 이상야릇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간질간질, 알콩달콩 이색적인 오피스 로맨스!
[단독선공개] 절친의 이간질로 남자친구와 어이없게 헤어진 정소은. 자신을 따돌리기 위한 두 사람의 악의적인 계획이었음을 알고 극도의 배신감에 휩싸인다. 그때 구세주처럼 손을 내밀어준 남자가 있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 “눈앞의 방해물은 바로 치워버려야 내가 직성이 풀리는데.” 갑작스레 들려온 음성에 소은이 위를 죽 올려다봤다. 키 높이 힐이 소용없는 장신의 키를 한참 우러러봐야 했다 . “무슨 말씀이세요 ?” “깽판을 칠까, 어쩔까 고민 중입니다.” “네? 깽판이요?” “저 안에, 당신 애인 있잖아.” 말투는 무뚝뚝하지만 보면 볼수록 다정한 차준원 본부장이었다. 복수에 동참하겠다고 하질 않나, 선뜻 애인이 되어 주겠다고 하질 않나. 사심이 섞인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잠깐, 소은은 준원의 도움으로 통쾌한 복수를 계획한다. #사내연애, #복수, #현대물, #능력남, #상처남, #상처녀, #사이다, #전문직, #걸크러시, #츤데레남 표지 일러스트 : 제타필드
그의 성적 취향을 알아버린 그 날 밤, 꿈을 꾸었다. 그의 취향대로 몸을 섞는 꿈을. *** “몇 시야, 지금.” 화를 꾹 눌러 담은 무거운 음성이 공기를 갈랐다. 지레 겁을 먹은 탓에 나오려던 말도 나오지 않았다. “시아야. 지금 몇 시냐고 묻잖아. 안 들려?” 귀가 호강한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만큼 듣기 좋았던 음성이 오늘따라 낯설었다. “있지…… 내가 과제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변명거리를 만들기가 무섭게 그가 바짝 다가와 허리를 숙여왔다. 코 닿을 거리까지 간격이 좁혀지며 냄새라도 맡는 듯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온 살갗에 스며드는 그의 숨결로 어깨가 흠칫 떨렸다. “하.” 그가 탄식하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기 바쁜 조막만 한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무사히 돌아와 준다면 아무것도 묻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보기 좋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누굴 속이려고 그래. 과제 아니잖아.” “정……말인데.” “시아야. 성시아.” 차갑게 식은 얼굴이 커다란 눈망울 속에 가득 채워졌다. 적응되지 않는 성난 얼굴이 무서워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눈길을 피했다. 그러나 쏜살같이 잡힌 턱이 제자리로 돌아와 빳빳하게 들렸다. 고개가 뒤로 꺾인 바람에 뒷목이 아릿했다. “술 먹고 외박까지 한 소감이 어때. 그것도 남자랑.”
은수의 절친, 세나가 임신 소식을 전했다. “남현민 아이야.” 그것도 내 남자 친구의 아이라는 엄청난 폭탄과 함께. 제 절친과 아이까지 만든 주제에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전 남친을 쫓아내기 위해서 은수는 까칠한 직장 상사, 신제를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온 김에 우리 오빠한테 인사나 하고 꺼져.” 자기가 한 잘못은 새까맣게 잊었는지, 바라보는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전 남친의 분노가 짙어질수록 은수의 쾌감은 커져만 갔다. “여기 이 오빠가 누구냐면.” 은수는 똬리를 트는 뱀처럼 신제에게 더욱 밀착했다. “오늘 밤, 나랑 아기 만들 사람.” “뭘 만들어요?” *** 신제의 흉곽이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정염이 일렁이는 시선을 느른히 내리깔았다. “정 주임이 주도해야겠어요.” “…….” “난 제어가 안 될 것 같아서.” 복수심에 시작된 직장 상사와의 원나잇. 단 하룻밤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어, 틈만 나면 서로를 갈구하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네 덕에 확실히 알았어. 어떤 여자도 세희를 대체하지 못할 거라는 거.” 사귀는 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정무에게 청첩장을 받은 이서. 자신이 정무의 잠자리 상대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망신 줄 방법을 떠올린다. 이서는 고심 끝에, 결혼식 날 정무를 주인공이 아닌 들러리로 만들어주겠노라 다짐한다. 그렇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게 된 ‘일일 남친 대행 아르바이트’ 공고문. 그저 정무의 콧대를 적당히 눌러줄 만한 남자를 찾고자 했을 뿐인데, 과해도 너무 과한 비주얼의 남자가 찾아와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고용을 요구한다! *** “겸손도 정도껏 해야죠.” “……?” “거울 안 보고 살아요? 나는 태어나서 미치도록 귀여운 생물체를 딱 두 명 봤어요. 한 명은 내 동생이고, 두 번째가 누나예요. 빈말 아니고.” “……나요?” “응, 정이서라는 여자.” 숨기는 건 많은 주제에, 심장 떨릴 만큼 근사한 모습으로 다정하게 구는 우석. 그의 고용주가 된 이서는, 뜻대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의 ‘처음’을 위해 스폰을 거절해온 신인 여배우와 그녀를 곁에 두며 ‘처음’을 지켜주고 싶은 남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 남자는 연희를 번쩍 안아 들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연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왜 저예요?” 그를 스폰서로 맞길 원하는 여배우가 널리고 널렸음에도 그가 외치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신생 기획사 소속 배우인 서연희. 돈과 몸을 교환하는 일은 없을 거라며 꿋꿋이 거절해왔었는데, 왜 자신이어야 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갖고 싶으니까.” “…….” “다른 놈들이 치근덕거리는 거, 죽어도 보기 싫으니까.” “그럼 저는…… 이제 대표님 게 되는 거예요?” 두려운 것은 그것뿐이었다. 자신이 사랑할 사람의 특권을 빼앗기게 되는 것. “어.” 오늘 밤에 이대로 그의 여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연희의 기우일 뿐이었다. “손댈 생각 없으니까 괜히 겁먹지 마. 사랑 없이 하고 싶진 않아.” 그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계약직 속기사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한번 사는 세상, 할 말은 하고 살겠다는데 담당 판사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참견질이다. 일밖에 모르고 까칠하기만 한 인간미 제로인 남자인데, 언젠가부턴 그게 호의인지 배려인지 헷갈린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판사 위시헌과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속기사 윤이나의 법정 로맨스! -본문 中- “제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 사람이 속기사님이라면 믿을 수 있겠어요?” 온기 그득한 눈을 마주 보며 이나가 미소 지었다. “그럼요. 믿어요.” “그러니…….” 이나의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한 시헌은 이내 그녀의 잇새로 뭉근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나 책임져야 합니다.” #로맨틱코미디 #법정로맨스 #사내연애 #조신남(잠재적 짐승남) #무심한 척 챙겨주는 남자 #사이다물 #사이다녀 #사이다남 ※법원 조직도 및 법리해석이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다 그만하고 싶어. 당신하고 더는…… 못 하겠어.’ 자신을 지독한 고독 속으로 빠뜨린 남자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평생 만날 일 없을 줄 알았던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만 돌아가자.” 밑도 끝도 없이 돌아가자니. 어디로? “돌아와. 나한테.” 그와 공유했던 수많은 추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일까. 시야가 뿌옇게 변하더니 반듯했던 태석의 모습이 흐릿하게 번졌다. “나한텐 네가 있어야 돼.”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연서의 가슴에 와닿을 리 없었다. 애초에 부부간의 신뢰를 저버리고 사랑마저 배반한 건 그였으니까.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버렸던 과거를 교훈 삼아 그를 냉정히 밀쳐내야만 했지만. “제발 나 버리지 마. 제발 나를…… 가져줘.” 그의 처절한 애원을 막아낼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본 작품에는 불쾌할 수 있는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타일을 적시는 소리가 여러 차례 이어지고, 높게 치솟은 서은의 가슴이 푹 꺼졌다. 흐릿해진 시야에 자신의 체액으로 뒤덮인 승현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는 입맛을 다시며 웃고 있었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광기가 어린 듯 보였다. “한서은 씨.” “……?” “이래도 날 존경해요?” “…….” “여기를 개처럼 핥아대는 내가.” “…….” “체액을 뒤집어쓴 내게, 아직도 존경심이 드냐고.”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저 자신의 안에서 나온 액체를 사막 한가운데서 발견한 오아시스처럼 흡입하는 그의 모든 게…… 정욕을 부추긴다는 것이었다. 서은의 눈동자가 혼란스러운 감정을 고스란히 내비치며 흔들렸다. 불과 서너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비록 약점으로 빚어진 상황일지언정 이성을 경계하고 밀어낸 세월이 무색하게, 서은은 그 이상의 쾌락을 열렬히 원했다.
순진(?)한 남자의 음란함, 철벽남 속에는 야수가 산다! “내 속을 선배가 열어봤어요? 순진한지 음탕한지, 까보기 전엔 절대로 모를걸.” 젊은 여자와 바람난 아버지 덕에 남성 불신이 골수에 박힌 윤수아. 그녀는 1년 안에 결혼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 거라는 점괘에 충격을 받는다. 여태 족집게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던 점쟁이의 말인지라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 그녀는 위기만 모면하고자 위장 결혼 대상을 물색한다. 그러나 주변엔 죄 밝힘증 환자들뿐. 급기야 수아는 첫 연애 상대이자 그녀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던 연하의 순수남 정준일을 수소문한다. 그녀의 예상과 달리 막상 만난 준일은 예전의 순진남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수아에게 뜻밖의 제안을 건네는데…!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충족시켜 줘요. 욕망은 내가 다시 심어 줄 테니까.”
“유감이지만 전무님 고백, 너무 부담스럽고 불쾌합니다.” “제 퇴사 막을 권리 없으십니다. 사직서 수리해 주십시오.” 문경의 세상을 한순간에 뒤집어 놓은 은호의 한마디. 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12년이 넘는 시간을 곁을 지켰던 채은호가, 나를 떠나겠다고? 가식 섞인 말을 들을 때면 항상 간지럼증이 생기는 문경에게, 언제나 직설적인 말로 숨통을 틔워 주는 그녀는 평범한 비서가 아니었다. “급전 필요해? 퇴직금으로 어디 메꿀 데 있어?”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럼 차가 필요한가? 외제로?” “아니요.” “돈도 아니고 차도 아니면. 집이네. 네가 사는 그 집, 네 명의로 해 주면 되는 거지.” “집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다 필요 없어요.” 차도 돈도, 집도 안 된다면 남은 건 하나뿐이다. 그렇게 문경은 앞뒤 따지지도 못하고 내뱉고 만 것이었다. 그 말을. “좋아해, 채은호.” “유감이지만 전무님 고백, 너무 부담스럽고 불쾌합니다.” “제대로 들은 거 맞아? 다른 남자도 아니고 내가 너 좋아한다고 했어.” “다른 남자 아니고, 전무님이니까요.”
순진(?)한 남자의 음란함, 철벽남 속에는 야수가 산다! “내 속을 선배가 열어봤어요? 순진한지 음탕한지, 까보기 전엔 절대로 모를걸.” 젊은 여자와 바람난 아버지 덕에 남성 불신이 골수에 박힌 윤수아. 그녀는 1년 안에 결혼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 거라는 점괘에 충격을 받는다. 여태 족집게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던 점쟁이의 말인지라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 그녀는 위기만 모면하고자 위장 결혼 대상을 물색한다. 그러나 주변엔 죄 밝힘증 환자들뿐. 급기야 수아는 첫 연애 상대이자 그녀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던 연하의 순수남 정준일을 수소문한다. 그녀의 예상과 달리 막상 만난 준일은 예전의 순진남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수아에게 뜻밖의 제안을 건네는데…!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충족시켜 줘요. 욕망은 내가 다시 심어 줄 테니까.”
약혼자가 바람이 났다. 세연은 눈물을 흘리지도, 이별을 고하지도 않았다. 가게 알바생과 지저분한 욕정을 채우는 광경을 목격하고도 담대하게 용서한 척한 건, 바람은 바람으로 응징해주기 위해서였다. 저보다 몇 배는 더 처참히 무너뜨리기 위해. 하지만 누구와? “그럼…… 저랑 해볼래요, 선배?” 순진하고 예의 발랐던 정은석의 은밀한 제안. 하룻밤 복수 이후, 그가 달라졌다. “선배. 선물이 꼭 물건이어야 돼요?” “어? 아니, 다른 것도……. 뭐가 갖고 싶은데?” “선배.” “응?”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대답했으나 은석은 또 한 번 선배, 하고 같은 답을 내놓았다. 왜 부르기만 하고 말이 없을까. 더 할 말이 남은 건가 싶어 기다려보았지만, 은석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나 뭐?” “선배가 갖고 싶어요.” “…….” 세연은 순간 제가 취했나 싶었다. 소주는 두 병째였고 대부분 은석의 입으로 들어갔다. 고로 취할 리가 없는데, 도무지 은석의 말을 해석할 수 없어서 혼란이 가중됐다. “근데 그건 안 되겠죠?” “……?” “복수는 끝났으니까. 선배와 내가 할 명분이…… 이젠 없으니까.” 정은석이 명분이라고 했다. 웃음기도, 위화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은 말투로.
「너 혹시…… 스와핑이라고 알아?」 6개월 전, 서아는 모든 것을 의지할 정도로 사랑했던 남자친구 영준에게 권태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권태기를 극복하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서아에게 영준이 제안한 건 스와핑. 서아의 상식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건 서아에게 비극이었다. 결국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자리를 떴고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렇게 스와핑의 악몽을 떨쳐내려 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남자, 원래라면 서아와 관계를 해야 했던 최문조와 조우하기 전까진. “나 알죠.” “……?” “내 얼굴 똑똑히 봐.” 하나하나 따져볼수록 어디서 본 것처럼 기시감이 드는 외모였다. 이 남자는 그때 스와핑 현장에 있었던 그 남자였다. 게다가. “당신 뭐야. 우리 누나 친구였어?” 그러나 술에 취한 서아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고를 치고 마는데…….
“서 대리야말로 나와 자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은데.” 석원의 외설적인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마치 맹독이 퍼지는 것처럼, 재은은 온몸이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래요?” “지금 서 대리, 너무 충동적인 것 같거든.” “까짓것, 한 번쯤 충동적으로 움직여 보죠.” 본능을 우선시하며 결여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관계. 둘은 그런 은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가 있는 남자와 두 달 전에 파혼한 여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