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세상이 망했다. 그리고 3년 후, ‘연승’을 살리고 죽었던 ‘호규’가 돌아왔다. ……좀비가 되어서. *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잘생긴 얼굴이 좋았고, 호구같이 착한 것도 좋았다. 소박한 성정도 좋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부분도 좋았으며, 나중에는 이호규의 잠버릇까지 좋아하게 되었다. 이호규라는 사람의 모든 부분을 좋아하게 된 연승의 사랑은 그가 죽고 결국 좀비가 된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었나 보다. 연승이 지금까지 살아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이호규가 자신을 희생하고 구해준 목숨이라서. 그것뿐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이호규에게 목숨을 잃는다 해도 아쉬울 건 없었다. 연승은 이호규와 일단은 함께 살아보기로 결정했다.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어느 정도나면, 그가 좀비가 되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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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세상이 망했다. 그리고 3년 후, ‘연승’을 살리고 죽었던 ‘호규’가 돌아왔다. ……좀비가 되어서. *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잘생긴 얼굴이 좋았고, 호구같이 착한 것도 좋았다. 소박한 성정도 좋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부분도 좋았으며, 나중에는 이호규의 잠버릇까지 좋아하게 되었다. 이호규라는 사람의 모든 부분을 좋아하게 된 연승의 사랑은 그가 죽고 결국 좀비가 된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었나 보다. 연승이 지금까지 살아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이호규가 자신을 희생하고 구해준 목숨이라서. 그것뿐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이호규에게 목숨을 잃는다 해도 아쉬울 건 없었다. 연승은 이호규와 일단은 함께 살아보기로 결정했다.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어느 정도나면, 그가 좀비가 되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본 작품에는 폭력 요소(아동학대, 폭력, 자해, 강간, 가스라이팅 등)가 포함되어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구질구질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던 열성 오메가 이채공은 스무 살의 겨울날, 우성 알파 권현조를 만나 난생처음 받은 온기에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 “공짜로 다 해주는데 이 정도는 너도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그러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주는 법을 몰랐던 권현조가 너무 좋아서. 절벽으로 내몰리던 채공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를 떠난다.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던 이채공은, 모종의 사건으로 현조와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내가, 이따위로 살라고 보내준 줄 알아?” 권현조는 평생 이채공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쭉 잘살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데?” “모르는 알파한테 처맞으면서 몸이나 팔고, 그러면서 병신처럼 웃는 거?” 하지만 이채공은 돌아왔다. 아니, 권현조가 찾아왔다. 사실은 그냥 만났다. 어쩌다 보니. “넌 내 알파가 아니야.” 다시 만난 이채공은 너덜너덜한 누더기였고, 권현조는 그 누더기가 여전히 좋았다. 빌어먹게도.
소꿉친구인 이차윤과 서이록. 차윤이 이록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던지 간에 두 사람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친구이며, 친구일 것이다. 남들은 답답하다 여길지 모르지만 차윤은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이록의 옆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록이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 “너 여자친구는?” 휙, 뒤로 돌아서는 얼굴 위로 노을이 쏟아졌다. 코끝으로 희미한 약품 냄새가 감돌았다. 사실 아닐지도 몰랐다. 소독약 냄새라기엔 지나치게 달콤했다. 그것에 뺨을 붉히기도 전에 무뚝뚝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다정이 스며 있는, 그렇기에 사랑하게 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보건실에 누워 있다는데 어떻게 두고 가.” 심장이 쿵 떨어지더니 이내 빠르게 뛰어대기 시작했다. 지금이 황혼이라 다행이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노을 탓이라 우길 수 있을 테니까.
#현대물 #가이드버스 #약피폐 #애증 #계약관계 #재회 #쌍방짝사랑 #가이드공 #배우공 #미인다정공 #가끔쎄하공 #정체숨겼공 #순애공 #계략공 #연상공 #짝사랑공 #후회공 #에스퍼수 #미남까칠수 #짝사랑수 #자낮수 #상처수 #연하수 에스퍼는 국가에 봉사하는 대신 충분한 가이딩을 보장받는다. 폭주 에스퍼를 제외하고. 한 번 폭주한 에스퍼는 불안정한 수치로 인해 언제 다시 폭주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발현과 동시에 폭주하고 11년을 협회의 개처럼 굴렀던 ‘신주현’은 에스퍼이면서도 가이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의 앞에 유명 배우이자 26살의 나이로 뒤늦게 발현했다는 가이드, 차인호가 찾아온다. 그것도 폭주 에스퍼와 매칭하겠다는 이유로. “앞으로는 제가 주현 씨의 매칭 가이드네요. 잘 부탁드려요.” 그런데 이 가이드, 어쩐지 자꾸만 주현을 아는 것처럼 구는데……. “주현 씨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절 알고 있는 사람도 당신뿐이고.” 신주현은 차인호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본 작품에는 폭력 요소(아동학대, 폭력, 자해, 강간, 가스라이팅 등)가 포함되어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구질구질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던 열성 오메가 이채공은 스무 살의 겨울날, 우성 알파 권현조를 만나 난생처음 받은 온기에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 “공짜로 다 해주는데 이 정도는 너도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그러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주는 법을 몰랐던 권현조가 너무 좋아서. 절벽으로 내몰리던 채공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를 떠난다.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던 이채공은, 모종의 사건으로 현조와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내가, 이따위로 살라고 보내준 줄 알아?” 권현조는 평생 이채공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쭉 잘살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데?” “모르는 알파한테 처맞으면서 몸이나 팔고, 그러면서 병신처럼 웃는 거?” 하지만 이채공은 돌아왔다. 아니, 권현조가 찾아왔다. 사실은 그냥 만났다. 어쩌다 보니. “넌 내 알파가 아니야.” 다시 만난 이채공은 너덜너덜한 누더기였고, 권현조는 그 누더기가 여전히 좋았다. 빌어먹게도. (미리보기) “……너 미쳤어?” 채공은, 바보 같은 이채공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제 상황을 깨달았다.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볼품없는 손과 방금 막 생긴 상처에서 흐르는 붉은 핏방울. 다리 곳곳에 있는 흉터들. 그런가 봐. 내가 미쳐버렸나 봐.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그냥 예전처럼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란 건데. 채공이 고개를 들었다. 멀찍이서 올곧게 서 있는 현조는 조금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딱딱하게 굳은 그 얼굴은 조금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이? “하, 한 번 더 다치면, 이것보다 더 크게 다치면……. 또 치료해줄래?” 그 순간, 현조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아니.” “…….” “이제 안 해줄 거야. 몇 번을 다쳐도 안 해줄 거야. 그러니까 이런 짓 하지 마.” 이제 안 해줄 거야. 그 말이 채공의 머릿속에 몇 번이고 울려 퍼졌다. 이제 채공에겐 현조를 웃게 하고 그에게서 다정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채공이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미안해.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 “……이채공.” “내가 왜 이랬지? 진짜 이상하다. 그치?” 채공은 뺨이 축축하게 젖고 나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때, 채공은 누군가의 품 안에 폭삭 안겼다. 어느새 다가온 현조가 채공을 꼭 끌어안은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현조의 손이 조금 떨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 너 안 되겠다. 병원 가자.” 채공이 놀란 얼굴로 현조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가 처음으로 현조의 손길을 뿌리친 것이다. 채공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상처로 뒤덮인 손을 휘저으며 그런 말을 해봤자 믿어줄 사람은 없을 것 같아서 그랬다.
- 본 작품에는 미성년자 성희롱과 자살, 교내 괴롭힘 등 트라우마를 자극할 만한 소재가 포함되어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젊어진 부모님, 그리운 방, 거울 속의 앳된 자신. 어째서 23살이었던 그가 18살이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익숙하면서도 낯선 교실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얼굴을 본 순간, 현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 있는지도 몰랐던 애틋함을 안고 박서운 곁을 맴돌던 그는 과거 서운을 괴롭혔던 '최원주' 또한 회귀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서운을 살리기 위해 그와 협력하기로 한 현호는 사심 없이 그저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얘가 원래 이렇게 예뻤나? [본문 발췌] “기억해 둬. 네 첫 키스는 나야.” 붉게 달아오른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 한 방울이 기어코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반짝이다 못해 태양을 담은 것 같은 눈동자가 현호를 뚫어 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코앞에서 일렁였다. 슬프고 화나고 두려운, 그 모든 게 적절히 뒤섞인 표정의 박서운이 또박또박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내 거라고.” 떨리는 숨결과 함께 더욱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박서운은 그걸 닦지도 않은 채로 돌아서서 빠르게 멀어져 갔다. 멍청한 얼굴로 주말을 보내고 있으니 가족들이 이상하게 보았다. 그 눈빛에 걱정이 어려 있다는 걸 알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절 좋아한다던 남자애랑 키스해서 그래요. 제 첫 키스였는데 자꾸 떠올라서 정신이 없어요.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다. 월요일부터 박서운의 얼굴을 어떻게 보는가였다. 혼자 있어도 그 일이 떠오르는데 얼굴 보고 대화를 한다? 상상만 해도 어색함으로 기절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토록 휘몰아친 고민이 무색하게도 월요일 아침 박서운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나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박서운은 현호의 첫 키스를 훔쳐 간 그날 밤, 아파트에서 떨어져 홀로 죽어 버리고 말았으니까.
#현대물 #가이드버스 #약피폐 #애증 #계약관계 #재회 #쌍방짝사랑 #가이드공 #배우공 #미인다정공 #가끔쎄하공 #정체숨겼공 #순애공 #계략공 #연상공 #짝사랑공 #후회공 #에스퍼수 #미남까칠수 #짝사랑수 #자낮수 #상처수 #연하수 에스퍼는 국가에 봉사하는 대신 충분한 가이딩을 보장받는다. 폭주 에스퍼를 제외하고. 한 번 폭주한 에스퍼는 불안정한 수치로 인해 언제 다시 폭주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발현과 동시에 폭주하고 11년을 협회의 개처럼 굴렀던 ‘신주현’은 에스퍼이면서도 가이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의 앞에 유명 배우이자 26살의 나이로 뒤늦게 발현했다는 가이드, 차인호가 찾아온다. 그것도 폭주 에스퍼와 매칭하겠다는 이유로. “앞으로는 제가 주현 씨의 매칭 가이드네요. 잘 부탁드려요.” 그런데 이 가이드, 어쩐지 자꾸만 주현을 아는 것처럼 구는데……. “주현 씨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절 알고 있는 사람도 당신뿐이고.” 신주현은 차인호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세상이 망했다. 그리고 3년 후, ‘연승’을 살리고 죽었던 ‘호규’가 돌아왔다. ……좀비가 되어서. *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잘생긴 얼굴이 좋았고, 호구같이 착한 것도 좋았다. 소박한 성정도 좋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부분도 좋았으며, 나중에는 이호규의 잠버릇까지 좋아하게 되었다. 이호규라는 사람의 모든 부분을 좋아하게 된 연승의 사랑은 그가 죽고 결국 좀비가 된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었나 보다. 연승이 지금까지 살아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이호규가 자신을 희생하고 구해준 목숨이라서. 그것뿐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이호규에게 목숨을 잃는다 해도 아쉬울 건 없었다. 연승은 이호규와 일단은 함께 살아보기로 결정했다. 연승은 이호규가 좋았다. 어느 정도나면, 그가 좀비가 되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키워드 현대물, 아포칼립스물, 좀비공, 다정공, 호구공, 사랑꾼공, 인간수, 다정수, 헌신수, 능력수, 힐링물, 일상물, 애절물
-본 작품에는 폭력 요소(아동학대, 폭력, 자해, 강간, 가스라이팅 등)가 포함되어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구질구질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던 열성 오메가 이채공은 스무 살의 겨울날, 우성 알파 권현조를 만나 난생처음 받은 온기에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 “공짜로 다 해주는데 이 정도는 너도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그러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주는 법을 몰랐던 권현조가 너무 좋아서. 절벽으로 내몰리던 채공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를 떠난다.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던 이채공은, 모종의 사건으로 현조와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내가, 이따위로 살라고 보내준 줄 알아?” 권현조는 평생 이채공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쭉 잘살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데?” “모르는 알파한테 처맞으면서 몸이나 팔고, 그러면서 병신처럼 웃는 거?” 하지만 이채공은 돌아왔다. 아니, 권현조가 찾아왔다. 사실은 그냥 만났다. 어쩌다 보니. “넌 내 알파가 아니야.” 다시 만난 이채공은 너덜너덜한 누더기였고, 권현조는 그 누더기가 여전히 좋았다. 빌어먹게도. (미리보기) “……너 미쳤어?” 채공은, 바보 같은 이채공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제 상황을 깨달았다.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볼품없는 손과 방금 막 생긴 상처에서 흐르는 붉은 핏방울. 다리 곳곳에 있는 흉터들. 그런가 봐. 내가 미쳐버렸나 봐.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그냥 예전처럼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란 건데. 채공이 고개를 들었다. 멀찍이서 올곧게 서 있는 현조는 조금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딱딱하게 굳은 그 얼굴은 조금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이? “하, 한 번 더 다치면, 이것보다 더 크게 다치면……. 또 치료해줄래?” 그 순간, 현조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아니.” “…….” “이제 안 해줄 거야. 몇 번을 다쳐도 안 해줄 거야. 그러니까 이런 짓 하지 마.” 이제 안 해줄 거야. 그 말이 채공의 머릿속에 몇 번이고 울려 퍼졌다. 이제 채공에겐 현조를 웃게 하고 그에게서 다정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채공이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미안해.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 “……이채공.” “내가 왜 이랬지? 진짜 이상하다. 그치?” 채공은 뺨이 축축하게 젖고 나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때, 채공은 누군가의 품 안에 폭삭 안겼다. 어느새 다가온 현조가 채공을 꼭 끌어안은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현조의 손이 조금 떨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 너 안 되겠다. 병원 가자.” 채공이 놀란 얼굴로 현조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가 처음으로 현조의 손길을 뿌리친 것이다. 채공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상처로 뒤덮인 손을 휘저으며 그런 말을 해봤자 믿어줄 사람은 없을 것 같아서 그랬다.
소꿉친구인 이차윤과 서이록. 차윤이 이록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던지 간에 두 사람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친구이며, 친구일 것이다. 남들은 답답하다 여길지 모르지만 차윤은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이록의 옆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록이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 “너 여자친구는?” 휙, 뒤로 돌아서는 얼굴 위로 노을이 쏟아졌다. 코끝으로 희미한 약품 냄새가 감돌았다. 사실 아닐지도 몰랐다. 소독약 냄새라기엔 지나치게 달콤했다. 그것에 뺨을 붉히기도 전에 무뚝뚝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다정이 스며 있는, 그렇기에 사랑하게 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보건실에 누워 있다는데 어떻게 두고 가.” 심장이 쿵 떨어지더니 이내 빠르게 뛰어대기 시작했다. 지금이 황혼이라 다행이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노을 탓이라 우길 수 있을 테니까. *본 작품은 19세 부분인 파트가 제외되었습니다. 15세 연령가로 판매 중이오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