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눈빛이 마주친 순간 여운의 내면으로 기묘한 돌풍이 불어닥쳤다. 또다시 관통하는 이 뜨끔한 통증은 대체 뭐란 말인가. 여운은 저도 모르게 제 손을 가슴 언저리에 갖다 대었다. 마치, 마치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움켜쥔 듯 짜르르 저렸고 아파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차갑고 또 뜨거운 눈빛을 가진 사람, 단언컨대 처음이라고. -선여운 어찌할 바를 몰라 흔들리는 그녀의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가 더 아팠으면. 그래서 자신을 오래도록 절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봐주었으면. 기묘한 욕망이 가슴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추돌사고의 후유증인가? 욱헌이 자조하는 동안에도 그녀의 호소 어린 입술은 예쁘게 오물거리고 있었다. -남욱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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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이전에 출간되었던 관계의 발현의 개정판 재출간작입니다. 위기에 빠진 병원을 살리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나선 초원. 절묘한 타이밍에 마주치게 된 냉혹한 사업가, 강윤. 강윤에게 진초원은 성공을 자축하는 전리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초원에게 매료되고, 강윤의 집착은 수위를 넘어 선다. ***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뺨과 귓불, 아랫입술을 쓸어내던 강윤의 손이 목덜미로 내려왔다. 마른침을 삼키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본 그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말도 안 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미소였다. 초원은 그의 손길이 전하는, 간질거리고 나른한 감각에 몸을 맡겼다. 그가 또 다른 열락이 숨어 있는 곳을 찾아낼 때마다 초원은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예뻐…….”
‘왜 자꾸 이 남자 신세를 지게 되는 걸까.’ 이규원이라는 남자. 그는 은솔로 하여금 끝없는 상념을 제조하게 만드는 남자였다. “흐음…… 편견이 심한 아가씨잖아.” 서은솔이라는 여자. 그녀는 규원의 감정을 실타래처럼 엉키게 만드는 여자였다. 지하철에서의 첫 만남. 생각지도 못한 결혼식에서의 재회. 그리고 한동네 슈퍼에서 세 번째 마주침. 어느새 감정이 깊어진 두 사람 사이엔 깊은 간극이 존재했다. 한신그룹 황태자인 그와 한신바이오 소속 평범한 직장인인 그녀. “두 달이라. 그러니까 그 시간이 서은솔의 유통기한이란 얘긴데, 그거면 되겠어요?” “……오케이. 긴말하지 않을게. 서은솔과 함께 하는 두 달.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빨랫줄에 노란 허락의 증표가 나부끼고, 그렇게 두 사람의 시한부 연애가 시작됐다.
열아홉 봄, 처음 만났을 때의 시니컬한 그, 김규헌. 울고 있는 눈가를 쓰다듬으며 뜨겁게 입 맞춰오던 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졸업식날 밤 살을 에는 바람 속에 서 있었던. 어른이 된 지금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순간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을. -윤지효. 밑바닥에서 숨 가쁘게 올라오느라 가슴 깊이 묻어둔 여자, 윤지효. 변한 건 없었다. 그녀는 시들지도 무미건조하지도 않았다. 너를 도려내려 쓰디쓴 심장을 움켜쥐고 살아온 나인데 너는 어쩌자고 무심할 만큼 아름답기만 한 건지. 넌, 아름답구나, 여전히. -김규헌
그와 눈빛이 마주친 순간 여운의 내면으로 기묘한 돌풍이 불어닥쳤다. 또다시 관통하는 이 뜨끔한 통증은 대체 뭐란 말인가. 여운은 저도 모르게 제 손을 가슴 언저리에 갖다 대었다. 마치, 마치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움켜쥔 듯 짜르르 저렸고 아파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차갑고 또 뜨거운 눈빛을 가진 사람, 단언컨대 처음이라고. -선여운 어찌할 바를 몰라 흔들리는 그녀의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가 더 아팠으면. 그래서 자신을 오래도록 절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봐주었으면. 기묘한 욕망이 가슴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추돌사고의 후유증인가? 욱헌이 자조하는 동안에도 그녀의 호소 어린 입술은 예쁘게 오물거리고 있었다. -남욱헌
“널 지금 이 자리서 안을 수도 있어. 넌 날 거부하지 못할 테니까. 너 역시 날 사랑하고 있으니까.” 스물다섯의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갈망했다. 그땐 미처 몰랐다. 4년 전 허무하게 놓친 그녀가 형의 여자가 되어 눈앞에 나타날 줄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끝내 멈출 수가 없었다.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빼앗아서라도 가지고픈 유일한 존재. 고선우라는 여자는 그에게 그런 의미였다. -현정욱 “여전히 날 갖고 싶어요? 그럼 지금 가져요. 내 마음 변하기 전에.” 배다른 형제인 두 남자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한 사람은 철저히 응징할 상대, 또 한 사람은…… 거기에 동원될 도구. 딱 거기까지여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이미 한 사람에게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가질 수 없는 사랑, 감히 가져선 안 되는 사랑……. 현정욱이라는 남자는 그녀에게 갈망을 솟구치게 만들었다. -고선우
“……미안해요.” 무거운 침묵이 이어지고 들려오는 무현의 한숨에 희재는 후회했다. “무엇이?” “그게…… 이번에도 김무현 대표님을 이용…….”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몹시도 스산해 희재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윤희재 씨는 가만 보면 사람 비참하게 만드는 데 소질 있어. 고맙단 말도 있고 밥 한번 사겠단 말도 있는데 하고많은 인사 중에 이용해서 미안하다? 뭐가 미안한데. 품을 빌리고 입술을 나눈 것에 대해서?” 사과에 이렇게 차가운 반응이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미안’이란 말로 간단히 해결하려는 희재와는 잠시도 한 공간에 있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현의 입에서 곧장 매정한 말이 흘러나왔다. “내려.” 윤희재, 네가 풋정의 온실 속에 웅크리고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왜냐하면 내가 너한테 꽂혔으니까. 널 갖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으니까.
“나도……!” 태성이 서울로 출발한다는 말에 혜준이 침대에서 허겁지겁 내려섰다. 기력도 없으면서 어떻게든 이쪽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는 걸음이 몹시도 애처로웠다. “나도 같이 가면 안 돼요?” 올려다보며 애원하는 혜준을 보는 순간 태성은 또 한번 나비를 떠올렸다. 투명한 유리병 속에서 여린 날갯짓으로 팔랑거리던 나비가 언제부턴가 성가시게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마개를 덮어 숨을 끊어버릴까? 열린 입구로 유도해 훨훨 세상 밖으로 날려 보낼까. 숨을 끊어도, 자유를 주어도 두 가지 생각, 모두 아랫배가 뒤틀리는 것처럼 격통을 유발했다. 태성은 한숨을 내쉬었고 나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손끝에 만져지는 혜준의 뺨이 나비의 날개처럼 여렸다. “너 두고 가는 거 아니야.” 귀가 녹을 정도의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그런데도 불안한 혜준은 눈물이 글썽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순간, 태성은 뿌듯하게 차오르는 행복을 느꼈다. 이혜준이 절대적으로 자신에게 의지한다는 사실이 아릿한 희열이 되어 척추를 달구었다.
열아홉 봄, 처음 만났을 때의 시니컬한 그, 김규헌. 울고 있는 눈가를 쓰다듬으며 뜨겁게 입 맞춰오던 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졸업식날 밤 살을 에는 바람 속에 서 있었던. 어른이 된 지금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순간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을. -윤지효. 밑바닥에서 숨 가쁘게 올라오느라 가슴 깊이 묻어둔 여자, 윤지효. 변한 건 없었다. 그녀는 시들지도 무미건조하지도 않았다. 너를 도려내려 쓰디쓴 심장을 움켜쥐고 살아온 나인데 너는 어쩌자고 무심할 만큼 아름답기만 한 건지. 넌, 아름답구나, 여전히. -김규헌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18화~24화,46화,47화 중복 등록으로 파일이 교체되었습니다. 이미 구매하신 고객분들께서는 내 서재에서 삭제 후 재다운로드하시면 수정된 도서로 보실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된 그때의 난 너에게 분명하게 말할 거야. 사랑한다고.” 서로를 첫눈에 담은 열여덟. 한 번의 우연이 두 번의 운명이 되었지만, 어른들의 이기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각인됐다. “사람을 밀쳤으면 사과는 해야죠. 이거 안 보여요?” 열여덟의 고여 있던 기억과 지금의 현실은 태하를 꽤 혼란스럽게 했다. 흐려지는 의식 속으로 비수처럼 스며들던 그 이름, 서정. 이 두근거림이 지난날의 원망인지, 지독한 갈망인지 확인해야 했다. “나는 그때도, 성인이 된 지금도 마음이 가는 대로 하려고. 너도 주관대로 행동해. 피해 다니든 무시하든 내키는 대로.” 아프고 시렸던 첫사랑의 완성, 첫사랑주의보.
“……미안해요.” 무거운 침묵이 이어지고 들려오는 무현의 한숨에 희재는 후회했다. “무엇이?” “그게…… 이번에도 김무현 대표님을 이용…….”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몹시도 스산해 희재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윤희재 씨는 가만 보면 사람 비참하게 만드는 데 소질 있어. 고맙단 말도 있고 밥 한번 사겠단 말도 있는데 하고많은 인사 중에 이용해서 미안하다? 뭐가 미안한데. 품을 빌리고 입술을 나눈 것에 대해서?” 사과에 이렇게 차가운 반응이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미안’이란 말로 간단히 해결하려는 희재와는 잠시도 한 공간에 있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현의 입에서 곧장 매정한 말이 흘러나왔다. “내려.” 윤희재, 네가 풋정의 온실 속에 웅크리고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왜냐하면 내가 너한테 꽂혔으니까. 널 갖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으니까. #현대물 #갑을관계 #소유욕/질투 #오해물 #직진남 #계략남 #유혹녀 #상처녀 #애잔물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널 지금 이 자리서 안을 수도 있어. 넌 날 거부하지 못할 테니까. 너 역시 날 사랑하고 있으니까.” 스물다섯의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갈망했다. 그땐 미처 몰랐다. 4년 전 허무하게 놓친 그녀가 형의 여자가 되어 눈앞에 나타날 줄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끝내 멈출 수가 없었다.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빼앗아서라도 가지고픈 유일한 존재. 고선우라는 여자는 그에게 그런 의미였다. -현정욱 “여전히 날 갖고 싶어요? 그럼 지금 가져요. 내 마음 변하기 전에.” 배다른 형제인 두 남자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한 사람은 철저히 응징할 상대, 또 한 사람은…… 거기에 동원될 도구. 딱 거기까지여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이미 한 사람에게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가질 수 없는 사랑, 감히 가져선 안 되는 사랑……. 현정욱이라는 남자는 그녀에게 갈망을 솟구치게 만들었다. -고선우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전통 병과로 답례품을 제작하는 마음공방의 대표 ‘서정우’는 고즈넉한 시골 마을, 문하리를 방문한다. 정우는 그곳에서 문하리 인기남이자 이 목수라 불리는 ‘이현준’을 만나는데……. “어때요?” “……?” “나를 감상한 소감.” 잠시 본업을 내려놓고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있다는 현준의 청량하고 거침없는 매력에 빠져 정우는 그와 마음을 나누지만. 사랑을 믿지 못하는 그녀에게 어딘지 비밀스러운 현준은 계속해서 아주 사소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정우는 공방에서 악연으로 부딪힌 남자가 거래처 대표 임상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왜 나한텐 그렇게 안 웃어 줘?” 서슴없이 다가오는 상찬의 저돌성이 정우는 당황스럽기만 한데……. 찬란한 계절, 여름. 그 안에서 완벽하지 않은 세 사람이 치열한 감정을 나누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간다.
광고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노력과 성실로 업그레이드하며 오늘도 열 일하는 ‘오즈기획’의 은길영 팀장. 커리어는 승승장구하는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결혼은 파경에 이르고 성격 까칠한 광고주, 유신재와 얽히게 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설상가상 촬영장에서 낙오되고 자연의 위력 앞에 한없이 나약해진 길영은 기적처럼 합류한 신재와 뜨거운 시간을 보낸다. 태풍의 소멸과 함께 그날의 기억도 소멸시키고 싶은데 유신재라는 초강력 태풍은 길영을 꿀꺽 집어삼킬 기세로 사납게 휘몰아친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팀장님.” “오늘만 이름 불러 주면 안 되나?” “차우진 씨, 이렇게요?” “그래.” “혹시 저랑 자고 싶으세요?” 시선을 들어 당돌하게 물어 오는 석영을 보았다. 침묵했지만 우진의 눈빛은 명백한 답을 담고 있었다. 몸속 깊은 곳으로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제가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건가요?” “어흥!” 선진 건설 외주 구매 팀의 젊은 팀장, 차우진. 아픈 상처를 지닌 대리, 윤석영. 결이 살아 있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
-본문 중에서- “한 잔, 해.” 얼음을 챙기는 도준을 향해 우영이 서둘러 대답했다. “그냥. 그냥 마시고 싶어요, 저도.” 우영의 만류에 다가오는 도준의 입술엔 가소롭다는 웃음이 묻어 있었다. “까불지 마.” 온 더 록으로 달강거리는 잔을 우영에게 건네며 도준이 경고했다. “왜. 단번에 취해버려 몸을 더듬는 상대가 누군지 잊고 싶어?” 도준은 이제 술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서서히 고개를 기울여 입술이 닿을 만큼 가깝게 다가왔다. “숨을 그렇게 오래 안 쉬다간 죽어.” 조크여서 웃어야 한다는 것도 모를 만큼 우영은 얼어있었다.
“팀장님.” “오늘만 이름 불러 주면 안 되나?” “차우진 씨, 이렇게요?” “그래.” “혹시 저랑 자고 싶으세요?” 시선을 들어 당돌하게 물어 오는 석영을 보았다. 침묵했지만 우진의 눈빛은 명백한 답을 담고 있었다. 몸속 깊은 곳으로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제가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건가요?” “어흥!” 선진 건설 외주 구매 팀의 젊은 팀장, 차우진. 아픈 상처를 지닌 대리, 윤석영. 결이 살아 있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
“진지하게 다시 묻는데 손다정은 강이현을 남자로 대할 생각이 추호도 없는 거야?” 강이현. 선호그룹의 후계자. 그의 인생에, 러블리한 매력덩어리가 등장했다. 자신의 파트너가 되는 순간 넘치게 채워질 허영심과 온갖 혜택 따위 개의치 않는 쉽지 않은 여자, 손다정. 자신의 입지, 선호그룹의 이미지 세탁을 위해 그녀를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밝고 순수한 그녀가 자꾸 신경 쓰인다. 그의 양심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워낙 높은 분이라 조심스럽단 거지 부사장님을 싫어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손다정. 스물아홉 평범한 월급쟁이. 그녀의 인생에 뻔뻔하게 잘난 남자가 등장했다. 겉으론 다 가진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웃는 얼굴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남자, 강이현. 상처 받은 강아지 같은 그에겐 잠시만 경계를 풀어도 연민과 보호본능이 샘솟고 만다. 그의 깊은 상처를 외면하기가 어렵다. 자꾸만 그를 위로해주고 싶다. 익숙한 듯 낯선 이 감정, 사랑일까?
“안 돼요. 우린, 이러면…… 제발…….” 영우를 바라보는 인혁의 한껏 올라간 입 끝이 거짓말,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수도 없이 꿈꿨어. 이렇게 널 내 몸 아래 누이고 뜨겁게 사랑하는 꿈.”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인혁의 입술을 피하는 게 고작인 영우인데 그조차 원망스럽다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인혁이었다. “네가 나를 미워한다는 게 참을 수가 없어. 그런데 너를 보내야 한다는 건 더 참을 수 없어.” 속삭임 끝에 인혁은 영우의 젖은 뺨에, 팔딱이는 목덜미에, 드러난 어깨에 절실한 입맞춤을 촘촘히 뿌려갔다. “제발 정인혁의 여자가 되어줘. 네 입술로 허락해줘.” 이 순간 이 남자는 영우에게 있어 김인혁도, 정인혁도 아닌 그저 사랑을 구걸하는 약자 같기만 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어른이 된 그때의 난 너에게 분명하게 말할 거야. 사랑한다고.” 서로를 첫눈에 담은 열여덟. 한 번의 우연이 두 번의 운명이 되었지만, 어른들의 이기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각인됐다. “사람을 밀쳤으면 사과는 해야죠. 이거 안 보여요?” 열여덟의 고여 있던 기억과 지금의 현실은 태하를 꽤 혼란스럽게 했다. 흐려지는 의식 속으로 비수처럼 스며들던 그 이름, 서정. 이 두근거림이 지난날의 원망인지, 지독한 갈망인지 확인해야 했다. “나는 그때도, 성인이 된 지금도 마음이 가는 대로 하려고. 너도 주관대로 행동해. 피해 다니든 무시하든 내키는 대로.” 아프고 시렸던 첫사랑의 완성, 첫사랑주의보.
전통 병과로 답례품을 제작하는 마음공방의 대표 ‘서정우’는 고즈넉한 시골 마을, 문하리를 방문한다. 정우는 그곳에서 문하리 인기남이자 이 목수라 불리는 ‘이현준’을 만나는데……. “어때요?” “……?” “나를 감상한 소감.” 잠시 본업을 내려놓고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있다는 현준의 청량하고 거침없는 매력에 빠져 정우는 그와 마음을 나누지만. 사랑을 믿지 못하는 그녀에게 어딘지 비밀스러운 현준은 계속해서 아주 사소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정우는 공방에서 악연으로 부딪힌 남자가 거래처 대표 임상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왜 나한텐 그렇게 안 웃어 줘?” 서슴없이 다가오는 상찬의 저돌성이 정우는 당황스럽기만 한데……. 찬란한 계절, 여름. 그 안에서 완벽하지 않은 세 사람이 치열한 감정을 나누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간다.